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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요리하고 춤추고…인터넷 '1인 방송' 왜 뜰까?

[이브닝 이슈] 요리하고 춤추고…인터넷 '1인 방송' 왜 뜰까?
입력 2015-05-11 18:00 | 수정 2015-05-1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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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엔 컴퓨터와 소형 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인데요,

    기존 방송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이른바 '1인 방송시대'의 명암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인터넷 생방송을 끌어들여 공중파 방송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어려운 요리가 아니라, 누구든 손쉽고 빠르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언뜻 보면 요즘 유행하는 요리 프로그램 같지만, 접근이 좀 색다른데요,

    방송을 녹화할 때 인터넷으로 먼저 생중계를 한 뒤 편집을 거쳐 재미있는 부분만 다시 TV로 방영하는 겁니다.

    인터넷 생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채팅창에 소감을 올리는데요.

    "설탕 안 넣어서 맛없는 거보다는 낫잖아요. 거…"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는 출연자가 시청자들의 댓글에 실시간으로 반응을 하면서 흥미를 유발합니다.

    "브로콜리에 초장 찍어 먹으면 정말 없어 보여요."

    "초장님 죄송합니다."

    요리 강습과 운동, 춤 동작과 고민상담까지 저마다 색다른 소재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경쟁자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구슬땀을 흘립니다.

    특별한 손님이 나오자, 순식간에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이 전해지고, 재미가 없으면 다른 방송으로 옮겨가는 상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인터넷 생방송에 접속하고 있는 시청자의 수를 집계해 여기서 꼴찌를 하게 되면 바로 탈락하게 됩니다.

    "강균성 탈락."

    퇴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내 바로바로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소통 능력'과 '순발력'이 필수적입니다.

    ◀ 앵커 ▶

    1인 방송의 매력은 바로 큰돈 들이지 않고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일 텐데요, 이번엔 1인 방송의 세계에 대해 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놀이인, '레고'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땅을 파고, 집을 짓는 게임을 설명하는 1인 방송 프로그램입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초통령'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백현빈/초등학교 4학년]
    "반에서는 거의 다 알고 있어요. 보는 것도 재미있고 따라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어서…"

    [김태리/초등학교 6학년]
    "잘 가르쳐 주기도 하고 웃긴 말도 잘하고 재미있어요."

    유튜브 8개 채널에 고정 구독자만 3백만 명이 넘고, 누적 조회 수는 6억, 웬만한 걸그룹보다 인기가 높습니다.

    [양지영/별명 '양띵']
    "영상이 단순하다 보니까 초등학생들이 보고도 '이거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 영상이야' 이렇게 생각해서…"

    "맛있어요."

    "아이고 맵다. 괜찮아? 안 괜찮잖아."

    "진짜 매워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음식을 맛보게 하는 영국 남자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1인 방송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CJ 등 대기업들이 역량 있는 1인 방송 창작자들에게 스튜디오를 무상 대여하고 마케팅도 지원하는 등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 라디오 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팟캐스트도 7천여 개에 달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이동진/영화평론가]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 지난 시간에 굉장히 재밌게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가 2시간 동안 책을 소개하고,
    그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 청취자들은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고정 청취자만 약 15만 명.

    오래전 출판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영향력도 커졌습니다.

    [이동진/영화평론가]
    "방송을 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는 거잖아요. 가장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형식의 매체가 현재로는 팟캐스트인 것처럼 느껴져요."

    ◀ 앵커 ▶

    그렇다면, 이런 '1인 방송'이 계속 늘어나고, 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의 분석을 들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Q. 1인 방송 프로그램 화제 이유는?

    [강미은 숙명여대 신방과 교수]
    "마치 시청자가 그 집에 들어가서 같이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재미가 있고, 또 예전에 한참 유행하였던 게 관찰 예능이라는 포맷이 있잖아요. 그것이 조금 더 진화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립니다. 콘텐츠가 다양하고 그 안에 시청자와의 스킨십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Q.1인 방송의 특징은?

    [강미은 숙명여대 신방과 교수]
    "사람들은 누구나 남의 생활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생활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죠. 1인 미디어는 이제 주제를 굉장히 다양화하면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내가 만드는 혼자 만드는 방송, 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자기만족이 굉장히 큰 거죠."

    ◀ 앵커 ▶

    그런데 이처럼 인터넷 개인 방송의 종류와 숫자만 느는 게 아니라, 재치있는 입담과 외모까지 갖춘 이들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스타 진행자'까지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진행자들의 경우,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얻는 수익만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세한 내용,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이런 인터넷 개인 방송의 진행자를 '브로드캐스팅 자키'라는 뜻으로, 줄여서 'BJ'라고 부르는데요.

    김을동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이 올린 수익만 총 25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진행자의 경우 3억 원, 2위 역시 2억 2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이런 소득이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보겠습니다.

    한 인터넷 방송 사이트의 경우, 시청자들이 인터넷 방송에 접속해서 보다가 진행자에게 '별풍선'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별풍선은 인터넷상의 '사이버 머니'인 셈인데, 실제 돈으로 환전이 가능합니다.

    시청자가 개당 100원 하는 별풍선을 구입해 진행자에게 선물하면, 별풍선이 500개 이상 모이면, 진행자들이 이를 현금으로 바꿔서 수익금을 챙길 수 있습니다.

    별풍선을 환전한 수익금은, 인터넷 방송 사이트와 해당 진행자가 배분하게 되는데요.

    방송 진행자의 인기나 순위에 따라 인터넷 방송 사이트가 30에서 40퍼센트를, 진행자가 60에서 70퍼센트를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어떤 진행자가 시청자로부터 1만 개의 별풍선을 받았다면, 여기서 얻어지는 100만 원 가운데 60%인 60만 원을 진행자가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최근 한 방송 진행자는 35만 개의 별풍선을 한꺼번에 받았는데요.

    무려 3천 5백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유튜브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시청하기 전에 광고를 먼저 보도록 하고, 그 광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 앵커 ▶

    하지만 이런 개인 인터넷 방송 중 일부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게 방송을 하다가 선정성이나 폭력성이 문제가 돼 퇴출된 진행자도 있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여성 출연자가 속옷을 노출한 채 춤을 추며 인터넷 생중계를 합니다.

    또 다른 출연자는 갑자기 의자로 유리창을 부수기도 하고.

    여중생을 납치해 살해했던 김길태 사건을 모방해 '성폭행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사이버 머니인 이른바 '별풍선'을 선물하면 출연자는 더욱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합니다.

    "xx님, 감사합니다. xx 짱!"

    별풍선을 많이 모을수록 수입이 더 오르기 때문에 선정적인 수위도 계속 높아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남성 BJ가 성기를 노출하거나 여성BJ가 술 취한 채 알몸방송을 진행했던 사고도 있었습니다.

    무릎을 꿇은 중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간장을 끼얹는 방송 진행자.

    [방송 진행자]
    "장애인 XX들아, 꺼져."

    방송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들은 해당 방송업체에서 퇴출당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들이 또 방송에 나왔습니다.

    해당 업체가 '특별 사면 행사'라는 걸 열어 복귀시킨 겁니다.

    문제는 여전한 방송 내용.

    옆집에 괴성을 지르고, 폭죽을 쉴 새 없이 쏩니다.

    [방송 진행자]
    "저희 집에서 불꽃놀이를 한 것인데, 마당에서 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경찰이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하기도 합니다.

    [경찰관 ]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서, 주변에서 소리 지른다고 하니까요. 조금만 조용히 해주세요."

    이런 자극적인 인터넷 개인 방송을 보는 시청자는 4,5만 명 정도.

    여기서 벌어들이는 돈의 40%를 방송업체 측이 챙기는 구조이다 보니, 문제의 진행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겁니다.

    해당 방송업체 측은 "끼와 재능이 있는 진행자들에게 방송의 기회를 주겠다는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앵커 ▶

    건전한 1인 방송도 있지만 지금 보신 것처럼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1인 방송도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데요.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1인 방송 시대 부작용은?

    [강미은 숙명여대 신방과 교수]
    "조심해야 될 게 1인 미디어에서 나온 내용이 다 진실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제대로 된 검증된, 정말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보여주는가가 중요한 부분이겠고요. 이런 정보가 과연 진실인지 거짓인지, 아니면 이게 과장되어 있는지, 혹시 위장된 이기주의가 아닌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항상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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