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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요구르트의 배신…몸에 좋다더니 '당분 폭탄'

[이브닝 이슈] 요구르트의 배신…몸에 좋다더니 '당분 폭탄'
입력 2015-06-02 18:03 | 수정 2015-06-0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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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 건강에 좋다고 해서 발효유, 즉 마시는 요구르트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몸에 좋다고 많이 마셨다가는 오히려 지나친 당분 섭취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먼저, 한승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손에 커피와 음료수가 들렸습니다.

    하루에 몇 차례씩 마시게 되는 음료, 최근엔 건강을 생각해 유산균이 들어간 마시는 요구르트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최지영]
    "몸에 좋은 거니까…그래도 어떤 단 거 들어 있는 것보다는 유산균 음료가 좋으니까 일부러 찾아 먹이기도 하고 자기들이 찾아서 먹기도 하고…"

    그러나 안심하긴 어렵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 중인 농후 발효유 14개의 당류 함량을 조사했더니, A 제품에서는 21.95g, B 제품은 20.5g, C 상품에서는 19g의 당이 확인됐습니다.

    아이스크림에 포함된 당보다 많은데, 이는 각설탕 6개를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첨가당 하루 섭취량을 50g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농후발효유 하나만 먹어도 하루 40% 당을 섭취하는 셈입니다.

    [김제란/한국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장]
    "사업자들을 통해서 제조시에 첨가당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도록 그렇게 권고하였고…"

    지난 2002년 40g이던 한국인의 하루 당류 섭취량은 10년이 지난 2012년에는 65g까지 늘었습니다.

    가공식품으로 인한 섭취가 가장 많았는데, 이 가운데 34%가 음료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류 섭취가 늘면 당뇨병이나 대사 증후군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준치 안에서 과일 등 천연당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한승원입니다.

    ◀ 앵커 ▶

    지금 들으신 것처럼 당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온갖 질병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우리 국민의 당분섭취량에도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세계보건기구 WHO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25그램 미만으로 줄이면, 심혈관 질환과 치아 건강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25그램을 넘게 되더라도 하루 최대 50그램을 넘기지는 말아야 하고, 또 가공식품에 첨가된 당류의 칼로리가 하루에 섭취하는 총 열량의 10%를 넘어선 안 된다고 권고하는데요,

    그럼 우리 한국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당류는 얼마나 될까요?

    식약처의 조사 결과, 지난 2012년 한국인의 총 당류 섭취량은 하루 평균 65.3g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인데요.

    특히 이 중에 약 3분의 2 정도인 40g은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한 '첨가당'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WHO 권고 기준인 25g을 훨씬 넘어서는 양인 거죠.

    이렇게 WHO가 '총 당류 섭취량'이 아닌 '가공식품에 들어간 당류 섭취량'을 따로 구분해 기준을 정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또 우유와 같은 천연 식품에 자연 상태로 들어 있는 당분은 지금까지 부작용이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고 세계보건기구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식품에 첨가하는 '첨가당'을 적정 수준 이상 먹었을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그럼 우리가 평소 자주 섭취하는 가공식품에는 첨가당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요?

    계속해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WHO의 '첨가당' 하루 섭취 기준 25g은 각설탕으로 치면 약 8개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요구르트에는 어느 정도나 들어 있을까요?

    네, 각설탕 5개에 해당하는 당류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요구르트 2개를 먹으면 이미 WHO의 권고 기준을 훌쩍 넘어서는 겁니다.

    캔커피에는 각설탕 9개 분량의 당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나만 먹어도 기준을 넘게 되겠죠.

    또 시중에 있는 아이스크림 80종을 살펴봤더니, 평균적으로 아이스크림 한 개 당 각설탕 6개가 들어 있었고, 콜라 한 캔에는 각설탕 8개, 오렌지 주스 한 잔에는 각설탕 7개 분량의 당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한 직장인의 평범한 하루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집에서 딸기잼을 바른 식빵 한 조각과 두유 한 병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회사에 출근해서는 매일 배달되는 유산균 요구르트 한 병을 마셨습니다.

    오후에는 동료들과 함께 캐러멜 마키아또 한 잔을, 퇴근 후에는 30분 정도 운동을 한 뒤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마셨습니다.

    일반적인 식사는 제외하고 가공식품만 나열한 건데요, 이 직장인이 하루에 섭취한 '첨가당'의 양은 적정 수준일까요?

    이 음식에는 엄청난 양의 당류가 들어 있습니다.

    식빵 한쪽과 딸기잼에 15그램, 두유 200ml 한 잔에 14그램, 요구르트 90g에 12그램, 캐러멜 마키아또 300ml 한 잔에 15그램, 오렌지주스 200ml 한 잔에 20그램의 당류가 들어 있는데요,

    다 더하면 무려 76그램, 각설탕 25개 분량의 당류를 섭취한 셈입니다.

    WHO 권고 기준 3배가 넘습니다.

    점심과 저녁 식사 때 먹은 탄수화물이 소화된 뒤 체내에서 당으로 바뀌는 것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양의 당을 섭취하는 셈입니다.

    ◀ 앵커 ▶

    날씨가 더워지면서 빙수를 찾는 소비자들도 많은데요.

    빙수는 연유와 시럽 등 각종 첨가당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빙수 한 그릇이 무려 밥 서너 공기의 칼로리와도 맞먹는데요,

    보도 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앉자마자 날아드는 숟가락,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집니다.

    이 정도 빙수면 800킬로칼로리, 공기밥 두 그릇 반이나 삼계탕 한 그릇과 맞먹습니다.

    과자나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을 양껏 올려 1,300킬로칼로리가 넘는 것들도 있습니다.

    빙수 한 그릇 먹는 게, 밥 4그릇 혹은 자장면 2그릇 먹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높은 칼로리가 걱정돼 과일이나 녹차 빙수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열량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은주 교수/강북삼성병원]
    "과일빙수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도 시럽 등으로 인해서 칼로리가 만만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마라톤을 해야 될 경우도…"

    ◀ 앵커 ▶

    그렇다면 '무설탕'이라고 광고하는 제품은 당분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건강에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답은 '아니요' 인데요, 그림을 보면서 왜 그런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무설탕, 또는 무가당 음료라고 하면 당이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특히 '무설탕' 제품은, 단지 '설탕'을 넣지 않았을 뿐이지, 단맛을 내는 다른 종류의 온갖 당류가 들어가 있습니다.

    보시면 액상과당이나 아스파탐 같은 각종 감미료, 또 포도당이나 올리고당 등이 설탕 대신 들어가 있는 겁니다.

    따라서 설탕보다 열량이 다소 낮을 수는 있지만, 저열량 다이어트 식품으로 오인해서도 안 되고요, 첨가당이 들어가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고 볼 수도 없는 겁니다.

    반면 '무가당' 제품은 어떤 상황일까요?

    설탕을 포함해 액상과당과 감미료 등 각종 당류를 별도로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과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천연 당분이 이미 들어 있기 때문에 당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데요.

    '무가당' 제품은 당을 인위적으로 첨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몸에 나쁘진 않지만 천연 당분도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오인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거죠.

    ◀ 앵커 ▶

    앞서 살펴 보셨듯이 콜라 한 캔에는 각설탕 8개 분량의 첨가당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탄산음료를 매일 한 캔씩 마시면 빨리 늙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우리의 1인당 탄산음료 소비는 한 해 평균 15리터 남짓.

    커피를 제치고, 단연 1위입니다.

    설탕 범벅인 탄산음료가 단순히 몸에 안 좋은데 그치지 않고, 세포까지 늙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우리 몸의 염색체 끝에는 세포 분열을 일으키는 '텔로미어'란 단백질이 붙어 있는데, 태어날 때 1만여 개로 출발하는 '텔로미어'의 염기 가닥은 나이가 들며 점점 짧아지다 사망 전엔 5천 개까지 줄어, 노화의 지표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성인 5천3백여 명을 조사했더니, 설탕이 든 탄산음료를 매일 350ml 이상 마신 사람들은, '텔로미어'가 나이에 비해 훨씬 짧아 평균 4.6년이나 세포가 더 늙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앵커 ▶

    첨가당이 노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여성암의 발병 가능성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공중보건대 연구팀이 폐경기 이후 여성 2만 3천여 명을 24년간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탄산음료나 과일음료 같이 당이 첨가된 음료를 일주일에 적게는 2번에서 많게는 60번까지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음용 빈도가 가장 높았던 그룹의 경우 가장 낮았던 그룹에 비해 자궁 내막암 발생률이 78%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6만여 명의 여성을 1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설탕이 함유된 케이크와 비스킷 등을 일주일에 두세 번 먹은 여성은 자궁암 발병 가능성이 33%,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먹은 여성은 최대 42%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당류를 과다 섭취할 경우, 우리 몸에서 인슐린과 에스트로겐 분비가 촉진돼 자궁 내막 세포가 과대성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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