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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삼성서울병원서 34명 확진…응급실에서 무슨 일이?

[이브닝 이슈] 삼성서울병원서 34명 확진…응급실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15-06-08 17:39 | 수정 2015-06-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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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에선 지금까지 34명이 감염됐는데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몰려드는 대형 의료기관인 만큼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대한 면밀한 추적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계속해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어제 하루 동안에만 전국에서 23명의 확진 환자가 새로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6명을 제외한 17명이 모두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다 기존 확진자 17명을 또 더하면, 삼성서울병원에서만 총 34명의 환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1차 거점지인 평택성모병원의 감염자 수 37명과 비슷한 숫자인데요.

    날짜별로 보면, 나흘 전인 6월4일, 30대 의사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음날엔 응급실을 방문했던 70대 한 명이 추가로 감염됐는데, 그 이후로 그제 6일에는 하루 만에 15명이, 그리고 어제는 무려 17명의 환자가 무더기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환자의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이 감염의 진원지가 됐다는 것은 평택성모병원보다 더 광범위하게 바이러스가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국내 최고 의료기관 중 한 곳인 만큼, 전국 각지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 병원의 응급실을 찾고 있습니다.

    이들 중 누구라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집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면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 서울 병원 응급실을 거쳐 간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에 대한 철저한 추적 관리가 절실합니다.

    ◀ 앵커 ▶

    국내 최고 의료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조차 왜 메르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보건당국의 뒤늦은 정보 공유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지역 중소병원인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밀폐된 병실' 구조와 '허술한 감염 관리'가 메르스 대량 확산의 원인으로 파악됐었는데요.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은 보건당국이 감염자 정보를 제때 공유하지 않았던 것이 메르스 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차 유행을 촉발시킨 수퍼 전파자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기간은 5월 27일에서 29일까지였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메르스 밀접 접촉 환자'라는 보건당국의 통보는, 입원 사흘째인 29일 오후 늦게야 이뤄졌습니다.

    결국 27, 28, 29 사흘 동안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드나든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대책 없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겁니다.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병원 의료진은 메르스 선별 문항지를 작성하게 했지만, 중동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력이나 낙타 접촉 여부 등만 포함돼 있기 때문에 평택성모병원에서 2차로 감염되어 온 14번 환자의 메르스 감염 가능성은 전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14번 환자 역시 자신의 메르스 바이러스 노출 사실을 몰랐던 상황이었는데요,

    결국 메르스가 처음 발생했을 때, 보건당국이 전국의 병원 의료진에게 만이라도 확진 환자와 병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면,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메르스 바이러스 노출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여기에다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들이 뒤섞여 있는 '응급실'이라는 특수한 환경도 감염자 확산이 쉬운 구조라는 분석입니다.

    삼성서울병원의 통상적인 응급실 진료절차를 토대로 추정해보겠습니다.

    14번 환자는 출입구를 통해 들어와 예진실과 진찰실, 중앙치료실과 방사선 검사실을 두루 거치고, 화장실도 자유롭게 오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어제 공식 브리핑에서, 응급실 안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사람이 의료진 2백여 명과 환자 6백여 명 등 총 89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지금 보신 것처럼 메르스 '2차 유행'의 거점지인 삼성서울병원 이외에, 서울의 또 다른 대형 병원 2곳의 응급실도 메르스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70대 여성 환자가 증상이 발현된 뒤 병원을 여러 차례 옮겨다닌 건데요,

    이번에도 메르스 의심 환자를 통보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린 보건당국의 늑장 대응이 화를 불렀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삼성서울병원의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의 입원 기간 사흘 중 이틀을 응급실에서 함께 있었던 75살 여성 환자는, 퇴원 이후 엉덩이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37.8도의 고열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데요,

    골절상을 치료해야 했던 이 환자는 지난 5일 정오쯤 '강동 경희대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한 시간쯤 뒤에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고, 같은 날 밤 9시쯤, 다시 '강동 경희대 병원'으로 돌아와 하룻밤 동안 응급실에 머물렀습니다.

    다음날인 6일 오전 9시 반쯤, 이 환자는 다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나와 사설 구급차를 타고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옮겼졌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6시쯤 38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가래가 끓는 증상이 나타나 격리 조치됐는데요,

    다음날인 어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이 70대 여성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을 거치기까지, 어느 병원도 이 환자가 메르스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지 8일이나 지났지만, 보건당국은 이 여성환자 개인에게조차 격리대상이라는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은 이후 응급실에 있던 의료진과 환자들 수십 명을 격리조치하고, 응급실 전면 소독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어제 정부는 긴급회견을 열고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환자가 경유해 간 병원 24곳의 명단을 모두 공개했죠.

    오늘 병원 5곳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계속해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지금까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전국에 모두 6곳입니다.

    서울의 '365서울열린의원'과 충남의 '아산서울의원'은 최초 감염자가 잠시 외래에 들렀던 곳으로, 1번 환자의 진료를 봤던 의료진만 한 명씩 감염되고 끝났지만,나머지 종합병원 4곳을 중심으로는 여전히 환자 수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병원 네 곳의 메르스 감염은 3명의 '슈퍼전파자'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인데요.

    평택성모병원은 최초 감염자로부터,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로부터, 그리고 대전의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은 16번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나머지, 그러니까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가 경유해 간 병원은 서울 5곳, 경기도 10곳, 충남과 전북 3곳 등 전국 18곳인데요,

    여기에 오늘 5곳의 병원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앞서 언급된 강동 경희대병원과 건국대 병원, 그리고 평택에서는 새서울의원, 수원의 차민 내과의원, 부산 사하구의 임홍섭 내과의원으로 부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 곳이 추가됐습니다.

    ◀ 앵커 ▶

    메르스 확진자와 격리대상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검사비와 환자의 치료비는 누가 부담하는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비용은 모두 정부가 부담하게 되는 건데요.

    보다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보건복지부는 현재 메르스 확진 판정을 위해 필요한 검사비는 건강보험 가입여부와 관계없이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혹시라도 비용부담 때문에 전염병 의심 증상을 숨기거나 늦게 신고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때도 건강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고, 증상이 없는 환자가 병원에 격리되더라도 역시 본인 부담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복지부는 한발 더 나아가 비급여 항목의 본인 부담금에 대해서도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가격리 대상자들에게는 생필품 지급이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보도 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자체, 자가격리대상자에 생필품 지원 시작]

    보건소 직원들이 차 안에 자가 격리 대상자에게 지급할 물건을 싣습니다.

    2리터짜리 생수 6병과 두루마리 화장지 30개.

    종이 상자에는 2주일치 식료품이 담겼습니다.

    [화성시 보건소 직원]
    "생필품이 없으시잖아요. 화장지 그리고 먹는 거. 김, 고추장 이런 거."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

    일주일째 격리 생활 중인 한 남성의 집입니다.

    [자가 격리자/경기도 화성]
    "하루에 한끼 정도 먹고, 먹는 건 없어요. (지원품은) 고맙습니다. 오늘은 먹어야겠네요."

    지원방식은 지자체마다 다릅니다.

    평택시는 일용직 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에게만 생계비를 지급하기로 했고, 수원시는 아직 지원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가 격리자/경기도 평택]
    "(지원) 없어요. 못사는 사람만 지원되잖아요. 혼자 있고 생활형편이 어려운 사람만."

    ◀ 앵커 ▶

    서울시는 메르스 자택격리 대상 중 일부에 대해 경찰의 협조를 얻어 자택격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은 이경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현재 서울시 모니터링 대상자 2천147명 중 자택격리 대상자는 1천972명입니다.

    서울시는 메르스 격리 대상 중 일부가 공무원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있어 경찰청의 협조를 얻어 일대일 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어제 새로 확진된 23명 중 서울시민은 5명이며 전체 확진자 87명 중 서울시민은 8명입니다.

    이 중 이미 퇴원한 2번 환자와 퇴원을 앞둔 5번 환자를 제외하고 6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또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감염된 57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해 역학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서울시의사회와 메르스 관리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사회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모든 상황에 대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는 메르스 진료와 관련해 불가피한 손실을 입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방안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경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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