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여름철에는 며칠씩 집을 비우고 휴가를 떠나기도 하고, 나들이도 많이 다니는데요.
그러다 보니 빈집털이도 극성을 부립니다.
특히 현관문을 '一(일)자형 열쇠'로 잠그고 집을 비운다면 빈집털이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먼저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한 남성이 주택가 골목을 서성입니다.
45살 심 모 씨는 최근 2년 동안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상습적으로 빈집을 털어 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심 씨는 고가의 잠금장치가 없는, '일자형 열쇠 구멍'만 설치된 서민 주택가를 노렸습니다.
일자형 드라이버 같은 간단한 공구만 있으면 쉽게 문을 열 수 있었다는 겁니다.
빈집털이에게 일자형 열쇠로 잠그는 문은 그냥 열어 둔 문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인데요.
경찰은 "일자형 잠금장치는 원형 열쇠 등으로 바꾸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고 당부했습니다.
◀ 앵커 ▶
자동차 중에도 '일자형 열쇠'를 사용하는 차량이 적지 않은데, 일부 구형 차종은 문구용 가위 하나로도 문이 쉽게 열렸습니다.
보도 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남성이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 곁을 서성이다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열쇠 구멍에 집어넣습니다.
금세 운전석 문이 열리며 경보기가 작동하지만 순식간에 금품을 꺼내고는 쏜살같이 달아납니다.
차 문을 여는 데 사용된 것은 평범한 가위.
이들은 특정회사에서 나온 구형 차량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가위만 이용해도 잠금장치가 쉽게 열리는 구조인 점을 노린 겁니다.
[김00/피의자]
"한번 어떤 차량 (시도)해보고 만약에 열리면 열리는 차종을 반복해서 해보고, 그런 식으로…"
◀ 앵커 ▶
지금 보신 일자형 구식 잠금장치가 아니라고 해도 집을 비울 땐 결코 방심해선 안 됩니다.
때로는 고가의 방범장치가 있는 집도 빈집털이의 표적이 될 수 있는데요.
빈집털이들의 표적에서 벗어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어떤 방법인지 소개해주시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빈집털이 범행 수법 중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수법이 바로 '열린 창문'과 '열린 베란다'로 들어가는 방법인데요.
특히 집이 3층 이상인 경우 창문을 잠그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방심하시면 안 됩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고급 빌라입니다.
한 남성이 베란다 난간을 잡더니 순식간에 2층으로 올라갑니다.
또 다른 남성도 뒤따라 올라갑니다.
이들이 빌라에서 금품을 털어 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분.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빌라로 들어갑니다.
3시간 뒤, 여행 가방을 손에 들고 나옵니다.
3층 이상의 집은 창문을 잘 잠그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한 여성이 입구에서 1층 집 초인종을 누릅니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파트 뒤로 돌아가 자신은 망을 보고, 함께 온 남성은 창문을 통해 빈집에 들어갑니다.
2분 뒤, 현금을 훔친 남성이 빠져나오자 두 사람은 함께 달아납니다.
방범창이 없거나 창문을 안 잠근 1층 집을 주로 노렸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래서 휴가를 가거나 하루종일 집을 비울 경우는 물론, 대낮에 단 두어 시간 외출을 하더라도 창문과 베란다 문은 잠그고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빈집털이 예방법이라고 경찰은 당부합니다.
◀ 앵커 ▶
아파트 현관문에는 집 안에서 바깥 복도를 내다볼 수 있도록 작은 렌즈가 달려 있죠.
그런데 이 렌즈 구멍도 범행에 이용되는 경우가 잦다고 합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설명해주시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빈집털이 범행에 자주 쓰이는 또 하나의 단골 수법은 바로 현관문에 달려있는 외시경과 우유 투입구입니다.
그래서 지은 지 얼마 안 된 아파트들은 외시경과 우유투입구를 아예 없애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떻게 범죄에 이용되는지 먼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얼굴을 가린 남성 두 명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갑니다.
사람 몸집보다 큰 금고를 등에 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파트 문밖을 내다보는 렌즈인 외시경을 떼어내고, 그 구멍을 통해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막대기를 넣어 문을 열었습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두 남성이 아파트 현관에 차례로 들어섭니다.
세 시간 뒤, 계단으로 유유히 빠져나옵니다.
이들은 현관문에서 밖을 볼 수 있는 렌즈,이른바 '도어뷰'가 설치된 아파트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공구로 렌즈를 빼낸 구멍이나 우유 투입구에 내시경이 달린 특수 장비를 집어넣어 잠금장치를 손쉽게 열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범인들이 현관문의 외시경과 우유 투입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살펴봤는데요,
이를 대비해 외시경이나 우유투입구가 열리지 않도록 본드나 실리콘으로 단단히 고정시키놓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막아버린 우유투입구 대신 밖에 우유 주머니를 걸어두고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앵커 ▶
요즘은 열쇠로 잠그고 여는 일반 자물쇠 대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디지털 잠금장치를 사용하는 분이 많은데요.
이런 경우 비밀번호가 노출된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죠.
유선경 아나운서, 열쇠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참 편리한 게 바로 이 디지털 잠금장치인데 주의할 점들이 많이 있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아파트 출입구와 특히 복도식 아파트 구조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비밀번호가 노출되기 쉬운데요,
먼저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한 남성이 부동산 중개인을 따라 들어갑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가방을 든 채로 혼자 다시 돌아와 빈 원룸에 다시 들어갑니다.
월셋방을 보러 왔다고 해놓고 부동산 중개업자가 누르는 현관 비밀번호를 뒤에서 몰래 외운 겁니다.
한 주민이 아파트 출입문을 열자 모자를 쓴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며 뒤따라 들어갑니다.
이 남성은 평소 어린이들이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걸 몰래 지켜보고 적어 두었다가 초인종을 눌러 빈집인 게 확인되면 금품을 털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금 보신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비밀번호가 유출되면 빈집털이를 당하기 십상인데요,
오늘도 비슷한 사건이 적발됐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경찰서는 빈 사무실만 노려 상습적으로 금품을 턴 혐의로 52살 조 모 씨를 구속했는데요.
조 씨는 빈 사무실만 노려 비밀번호 버튼에 묻은 지문 자국을 보고 번호 조합을 알아내는 수법으로 최근 4년 동안 6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방범업체에서는 휴가를 떠나거나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현관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합니다.
◀ 앵커 ▶
빈집털이의 또 다른 단골 수법은 바로 '외벽타기' 입니다.
보통 젊고 날랜 도둑은 5층까지 올라가는데, 20초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어둠을 틈타 한 남성이 좁은 건물 사이에서 벽을 타기 시작합니다.
난간과 가스배관을 딛고 손쉽고 빠르게 4층의 높이를 거뜬히 올라갑니다.
전과 33범인 장 씨는 단 2-3분 만에 빈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모자를 쓴 사람이 주위를 살피더니 바로 배관을 타고 건물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가방 안에 물건을 가득 훔쳐 밖으로 나옵니다.
같은 집에 다시 배관을 타고 들어갔다가 훔친 물건이 든 가방을 밖으로 던지고 두 명이 차례로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옵니다.
5층 높이의 집안에 들어가는 데 걸린 시간은 20초.
[빈집털이 피의자]
"창문으로 통하는 배관이 있어가지고, 창문도 열려 있었고…"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침입하고, 방범창을 잡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빈집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모자를 눌러쓴 한 남성이 주위를 살피더니, 잠시 뒤 아파트 가스배관을 잡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갑니다.
무려 50미터 높이의 18층에서도 절도 행각을 벌였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도둑이 무서워 아파트 외벽의 가스배관을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도둑이 타고 올라가지 못하게 가시덮개를 씌우는 방법도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빈집털이를 잡기 위한 특수 페인트까지 등장했는데요.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작업자들이 고층 가스 배관에 장갑으로 뭔가를 바르고 있습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자외선 조명을 비추면 연두색으로 빛을 발하는 특수 형광물질입니다.
한 번 묻으면 물로 닦더라도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도둑이 배관을 타고 오르다가 신발과 옷에 형광물질이 묻게 되면 결정적인 범행 증거가 되는 겁니다.
경고문을 붙여 놓으면 범죄를 사전에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최영숙/성남시청 팀장]
"범죄자들이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효과가 있습니다."
◀ 앵커 ▶
빈집털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밖에 또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할까요?
방법업체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정영철/보안업체 '에스원']
(다세대 주택가)
"구조물이 있어서 밟고 올라가서 이렇게 침입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구조물을 치워주시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 되겠습니다."
(아파트 현관)
"도어락을 사용하면서 비밀번호를 누르게 되는데 고정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색이 변하게 됩니다. 비밀번호를 수시로 바꿔서 사용하시는 것도…"
(아파트 내부)
"가스 배관하고 연결돼 있는 문 같은 경우는 반드시 잠금장치를 해 주시는 게…"
(아파트 화단)
"아파트 저층의 경우에는 이 유리를 깨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방범창 등을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 되겠습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비밀번호도 자물쇠도 '무용지물'…빈집털이 비상
[이브닝 이슈] 비밀번호도 자물쇠도 '무용지물'…빈집털이 비상
입력
2015-06-23 17:59
|
수정 2015-06-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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