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전화만 하면 문 앞까지…배달전성 시대의 명과 암

[이브닝 이슈] 전화만 하면 문 앞까지…배달전성 시대의 명과 암
입력 2015-06-30 18:15 | 수정 2015-06-30 18:20
재생목록
    ◀ 앵커 ▶

    요즘은 굳이 밖에 나가서 장을 보거나 음식점을 찾지 않아도,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집안에서 얼마든지 손쉽게 구할 수 있죠.

    온갖 것을 다 문 앞까지 가져다 주는 배달 서비스가 성업 중이기 때문인데요,

    먼저 각양각색 배달의 세계부터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고 퇴근 무렵 집에서 물건을 받아봅니다.

    [이준수/온라인 쇼핑몰 이용자]
    "장 볼 시간이 없는데 스마트폰 이용해서 장을 보니까 편리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비싼 수입제품은 해외직구로 주문합니다.

    [오현정/해외 직구 이용자]
    "세제, 화장품, 어른들 영양제 같은 것도 (사고요.) (가격이) 세 배, 네 배 차이가 나는 것도 있고요."

    점심시간, 사무실에 도착한 음식은 당일 아침 속초 맛집에서 만든 물회입니다.

    육수가 새거나, 재료가 상하지 않도록 식당과 배달업체가 함께 제작한 특수용기에 담겨 배달됩니다.

    [임재원/회사원]
    "지역특산물을 바로 배달해줘서 편리하고 맛도 그대로예요."

    스마트폰 클릭 몇 번이면, 음식점 검색에서 주문, 결제까지, 집에서 편하게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습니다.

    [은진환/배달앱 이용자]
    "그냥 탁탁 눌러서 하면 알아서 어느새 배달이 오니까…"

    오토바이와 철가방을 연상시켰던 배달 서비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인승 초소형 전기차로 치킨을 배달하는가 하면, 영국에선 소형 비행체인 드론을 이용해 피자를 배달하기도 합니다.

    글로벌업체들도 배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 업체 아마존은 백여 개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도 올 하반기부터 커피 배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 ▶

    배달되는 물건도 매우 다양해 졌지만 배달 방법도 이젠 첨단 기법이 동원되면서 전문 서비스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시청자 여러분은 배달 서비스를 얼마나 자주 이용하시나요?

    이브닝뉴스 취재팀이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Q. 배달·배송 서비스 어떻게 이용하나요?

    [김동언(37)]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이렇게 이용하고 있어요. 직접 사가지고 갖고 오기 힘든 무거운 물이나 아기용품 같은 부피가 큰 기저귀 같은 그런 용품들…"

    [신보람(24)]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격비교가 편리한 것도 하나의 장점인 것 같아요."

    [신현아(30)]
    "보통 치킨 같은 거 시켜먹거나 아니면 인터넷으로 물건 샀을 때…준비하고 안 나가도 되니까 음식 먹을 때 편하고요. 인터넷 배송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물건이 좀 더 싼 느낌이라…"

    [한준혁(27)]
    "자취하다 보니까 음식을 못 해 먹고, 또 직장 다니다 보니까 평일에 어디 가서 뭐를 사올 시간이 안되니까, 야근도 있고…"

    ◀ 앵커 ▶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안되는 것이 없고, 안 가는 곳도 없는 우리나라만의 전천후 배달 문화인데요.

    우리나라의 배달 시장, 그동안 어떻게 성장해 왔을까요?

    김대호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이 햄버거를 배달하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배달 음식은 철가방으로 대표되는 중국 음식과 아침에 배달되는 우유가 전부였다면, 1990년대 들어서는 배달 가능한 메뉴가 치킨과 피자, 족발 등으로 다양해졌죠.

    비싼 상가 임대료 때문에 좁은 가게에 테이블을 놓기보다는 배달 위주로 운영하는 요식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바로 이때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거대 패스트푸드 업체까지 뛰어들며 시장이 급성장했는데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배달시키는 배달 서비스 앱이 인기를 끌면서, 그야말로 배달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배달 시장 규모 또한 급성장했는데요,

    일본의 한 투자회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식 배달 산업은 지난해 기준 12조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여기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45조 원, 또 홈쇼핑 시장 규모가 15조 원 정도다 보니, 70조 원 이상의 상품이 순전히 배달과 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겁니다.

    배달 업체 간의 속도 경쟁도 심해졌습니다.

    배송 직원을 본사 직원으로 채용해 이른바 '로켓 배송'을 실시한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경우, 최근 주말과 공휴일에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고, 또 다른 소셜 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배송이 늦어지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CJ오쇼핑은 홈쇼핑업계 최초로 전국 당일 배송 서비스인 '신데렐라 배송서비스'를 시작했고, 편의점 체인인 CU도 편의점으로는 처음으로 물건을 1만 원어치 이상 주문하면, 40분 안에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 앵커 ▶

    지금 살펴본 것처럼 이제는 상품을 소비자의 손에 얼마나 빨리 전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는데요.

    그러다 보니 배달 소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직원들을 압박하는 이른바 '초치기 배달'이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배송·배달업체들의 '속도전쟁', 그 현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인터넷쇼핑몰은 배송전쟁 중]

    160여 개 로봇 셔틀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상품을 입출고하고, 자동화 라인으로 이동한
    제품들은 주문별로 상자에 담깁니다.

    배송차량은 관리시스템이 계산한 가장 빠른 길로 고객에게 달려갑니다.

    지난해 6월 물류 자동화 이후 이 업체의 하루당 주문 처리건수는 2배 가까이 늘었고, 당일 배송률도 60%로 뛰었습니다.

    [강은주/온라인쇼핑몰 고객]
    "아이스크림이나 냉동식품들도 신선할 때 갖다주시니까 좋은 것 같아요."

    채소나 계란 같은 신선식품을 배달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주문 뒤 3시간 내 배송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사고 부르는 '초치기 배달' 부활]

    오토바이 한 대가 망설임 없이 중앙선을 넘더니 사람이 다니는 인도 위를 질주합니다.

    불법 유턴 정도는 가벼운 이런 무법 폭주족들의 공통점은 '배달용 오토바이'라는 겁니다.

    [배달 아르바이트생]
    "매장 내에 스톱워치가 있습니다. 그걸 누르고 10분 안에 돌아오는지 20분 안에 돌아오는지…"

    또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는 인근 가맹점들끼리 경쟁을 붙이기도 합니다.

    홈페이지에 얼마나 빨리 배달할 수 있는지 공개해 고객이 선택하게 한 겁니다.

    [배달 아르바이트생]
    "주변에 한 군데가 아니고, 최소 네 군데에서 여섯 군데까지 있거든요. 그 시간을 설정을 안하면 주문이 안 들어와요."

    ◀ 앵커 ▶

    최근엔 음식을 시켜 먹을 때 음식점에 전화를 걸기 보다,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간편함이 장점이지만, 과다한 배달 수수료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배달앱은 서비스 개시 5년 만에 다운로드는 4천만 건, 한 달 이용자 수는 5백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1조 원을 넘어선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원까지 커질 전망인데요,

    홍보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동네 사장님들은, 전단지 돌리기와 입소문에 의존했던 과거에 비해 매출도 뛰고, 손님들과의 소통도 활발해졌다고 말합니다.

    [김민서/피자집 운영]
    "매출이 3배 이상? 그렇게 많이 상승하게 됐고, 리뷰에 제가 답글도 달고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고 하면 개선도…"

    하지만 따져봐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배달앱의 명과 암]

    한번은 전화로, 또 한 번은 배달앱으로 같은 중국집에 탕수육을 시켜봤습니다.

    무게를 달아보니 배달앱으로 주문한 탕수육은 380그램으로 직접 음식점에 전화해 주문한 탕수육보다 100그램 적었습니다.

    가맹 음식점들이 배달앱 업체가 떼가는 수수료를 감안해 양이나 서비스를 줄이고 있는 겁니다.

    가맹점이 내는 배달주문을 대신 받아주는 업체에 내는 수수료는 음식값의 최고 12.5%에 이릅니다.

    보통 1만 5천 원짜리 치킨을 팔면 이익이 3천7백 원 정도니까, 순익의 절반가량을 수수료로 떼이는 셈입니다.

    반면 메뉴나 가격 업데이트 같은 앱관리는 허술하다는 불만이 큽니다.

    특히 배달이 금지된 술은, 97년생 미성년자의 휴대전화 번호로도 주문이 가능했습니다.

    "연태고량주요, 맛있게 드세요."

    배달앱과 소비자, 가맹점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수수료 개편과 앱관리에 대한 모니터링 등 지혜가 시급합니다.

    ◀ 앵커 ▶

    보신 것처럼 스마트폰으로 주문했더니 배달된 음식의 양이 적거나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면 소비자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손해 보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주시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가맹 음식점들은 최고 12.5%의 주문 수수료를 물게 되는데요.

    여기에 고객이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문화상품권으로 결제하면 또 별도의 수수료를 문다고 합니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지다 보니 당연히 음식의 양이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배달앱을 사용할 때도 방법은 있습니다.

    주문 방법 중에 '전화주문'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배달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한 뒤, 주문은 전화로 하면, 음식값도 직접 치르기 때문에 수수료가 붙지 않습니다.

    소비자와 음식점 모두 수수료로 인한 불만이 커지다 보니,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아예 없는 배달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배달음식협회는 음식점들이 수수료 대신 월 만 5천 원의 회비를 내고 이용할 수 있는 배달앱 '디톡'을 선보였고요.

    서울대학생들이 학교 주변 식당을 대상으로 만든 배달 앱 '샤달'이나

    '트래퍼 닷컴', 또 '푸드인' 등은 아예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