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불볕더위에 비까지 오락가락하는 고온 다습한 여름 날씨, 이런 무더위에는 엔진 과열로 자동차에 불이 날 수도 있고, 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추돌사고를 일으키기 쉬운데요,
이번 시간에는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차량 사고와 대처법,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사고 영상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갓길에 20톤짜리 대형 트럭이 멈춰져 있습니다.
운전석에서 뭉게뭉게 화염이 솟아오릅니다.
[운전자]
"(달리고 있는데) 하얀 연기가 나오기에 내려가서 보니까 엔진 쪽에서 불이 나오는 거예요."
승용차에서 시뻘건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습니다.
고속도로 요금소 입구.
승용차 보닛 부분에 불이 붙었습니다.
여름철 고속 주행을 하다 엔진이 과열된 겁니다.
충북 제천시 박달재 터널 안.
버스 한 대가 불이 붙은 채 달리고 있습니다.
잠시 뒤, 놀란 승객들이 뛰쳐나옵니다.
승객 30명을 태우고 길이 2km 터널안을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 나 승객 7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김영아/목격자]
"연기가 딱 막아버렸어요. 눈앞에서 보이던 차가 순식간에 연기에 휩싸여서 안 보였어요."
고속도로를 달리던 대형 화물차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있습니다.
트럭과, 적재함에 가득 실린 폐지가 타면서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아 오릅니다.
차량의 뒷바퀴에서 처음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25톤짜리 트럭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 앵커 ▶
자동차에서 불이 나면 끄기가 쉽지 않고, 자칫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요.
차량 화재가 실제로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울산의 한 도로, 승합차 엔진 과열로 불이 났습니다.
이를 본 행인들이 어디선가 소화기 두 개를 가져와 뿌립니다.
하지만 불은 다시 되살아나고,
[목격자]
"어, 계속 불 올라오잖아."
다시 소화기 두 개를 더 투입, 모두 4개 분량을 분사했지만 불길은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초기 진화 시점을 놓쳐 결국 폭발로 이어지는 사고도 많습니다.
차량에 붙은 불이 얼마나 빨리 번져가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엔진에서 시작된 불이 5분도 안 돼 타이어로 옮겨 붙으면서 차량이 앞으로 주저앉기 시작합니다.
앞유리에 균열이 가는가 싶더니 결국 차량 앞부분, 보닛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내부 곳곳에서 작은 폭발이 시작됩니다.
10분이 지나면 불은 운전석으로도 번져 탈출하지 못한 운전자를 위협하고, 뒷부분 연료탱크까지 번져 결국 폭발하게 됩니다.
불길을 잡기 위해선 초기 3분이 관건이란 겁니다.
이렇게 보닛을 열었을 때 연기나 이런 불꽃이 보인다면, 우선 주변에 있는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밖으로 불꽃이 새어나오기 시작하면 불을 끄기보다는 몸을 피하는 게 우선입니다.
[유용호/건설기술연구원]
"화재가 났을 때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 것들이 있습니다. 초기에 대피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앵커 ▶
엔진 과열로 인한 차량 화재는 냉각수가 부족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무더운 날에는 항상 계기판을 확인하면서 엔진 온도에 이상이 없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때로는 불량 냉각수가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관련 보도 내용,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화물차 엔진을 5분 동안 공회전시켰더니 온도가 430도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냉각수는 적갈색 녹물.
녹색이던 냉각수가 엔진을 식히기는커녕 부품들을 이미 부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임기상 대표/자동차 10년 타기 운동본부]
"냉각수가 불량이게 되면 엔진의 온도가 과열되기 때문에 결국 그 기름에서 유증기가 발생되고 이것은 화재를 발생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 앵커 ▶
요즘처럼 뜨거운 땡볕 아래 차를 세워두면 나중에 차를 탈 때 살이 델 만큼 차안이 열기로 가득해지는데요.
실제로 차량 안의 온도가 얼마나 높아지는지 실험한 영상을 지금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창문가에 놓여있던 음료수 캔이 폭발하듯 터지며 날아갑니다.
잠시 뒤 일회용 라이터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폭발합니다.
여름 햇볕에 1시간가량 노출된 자동차 안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실제 기온이 35도까지 오른 한 여름날 4시간가량 차량을 밖에 세워놓으면 앞 유리창 주변은 무려 92도, 좌석은 62도, 뒷유리창 주변도 78도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다면, 이렇게 불덩이가 된 차량은 어떻게 식혀야 할까요?
다른 창문은 모두 닫아둔 상태에서 조수석 쪽의 창문만 완전히 내린 뒤 운전석 문을 반복해서 열었다 닫아주면, 문을 여닫을 때 외부공기가 들어오면서 뜨거워진 실내 공기를 바깥으로 밀어내 내부 온도가 떨어집니다.
3번 정도만 열었다 닫아도 차량의 내부 표면 온도는 8도, 실내 온도는 5도 내려갑니다.
에어컨을 작동시킬 때는 최대한 강하게 틀고, 창문도 열어서 차량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 뒤에 에어컨의 세기를 줄이는 편이 더 효율적입니다.
주차한 뒤 창문을 약 1센티미터 정도 살짝 내려놓으면 6도, 또 햇빛 가리개나 신문지로 창문을 덮어둘 경우, 차량의 실내 온도를 20도 가까이 내릴 수 있습니다.
아까 영상에서 보셨다시피 더운 날 차 안에 음료수병을 놓아두면 폭발할 수 있는데요,
특히, 먹다 남은 음료수병이 새것에 비해 폭발 위험이 더 큽니다.
공기와 침이 섞여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며 이산화탄소가 늘어나 병 내부의 압력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은 음료수 병은 차에서 가지고 내리는 편이 좋습니다.
또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의 전자기기는 직사광선을 피해 차량 수납함에 보관하면, 오작동이나 폭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앵커 ▶
아스팔트 표면이 뜨겁게 달궈지는 여름철, 그 열기를 고스란히 받는 게 바로 자동차의 타이어죠.
타이어 펑크 사고는 실제로 겨울에 비해 여름에 두 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달리던 트럭 뒷바퀴에서 뿌연 연기가 퍼집니다.
[사고 목격자]
"(타이어) 파편 같은 게 튀었는데, 앞에 가고 있던 트럭에 튀는 게 보였거든요."
또 다른 화물차 역시 타이어가 터지면서, 파편이 사방으로 튑니다.
주행 중 타이어 사고가 나면 달리던 차량은 급회전을 하게 돼 2차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타이어 사고 10건당 사망자수는 1.3명으로 일반 교통사고보다 다섯 배 이상 많습니다.
특히 아스팔트가 뜨겁게 달궈지는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전체 타이어 사고의 45%가 6월부터 9월 사이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백동현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여름철에는 노면과 대기의 온도가 높습니다. 때문에 타이어 내부 공기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펑크가 나곤 합니다)"
공기압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속 주행을 하면, 타이어에 물결이 생기는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타이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타이어가 찢어지기 쉽습니다.
◀ 앵커 ▶
여름철에 자동차 내부는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악취가 나고 세균의 온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화장실 변기보다 자동차 내부가 더 더럽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먼저, 자동차 내부의 미생물 수치를 측정했을 때,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어디일까요?
네. 바로 운전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운전대였는데요.
측정 결과, 검사소의 화장실 변기보다 26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자동차 내부에 까는 발매트보다도 운전대가 2배 정도 세균이 더 많았습니다.
차량 내부의 공기를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게 또 있습니다.
바로 외부 공기 유입 버튼인데요.
이 버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도로 위의 오염물질이 고스란히 차 내부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게 올바른 사용법인지, 이번엔 영상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에어컨을 켜면서도 환기는 돼야 할 것 같아 '외부공기 유입' 상태를 선택한 채 달리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이희진]
"환기도 잘 될 것 같고 곰팡이도 슬지 말라고 가끔 이 모드를 켜고 다닙니다."
하지만 앞 차량 배기구와 바짝 붙어 주행하는 도심 환경에서도 괜찮은 걸까.
실내에 초미세먼지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달리며 '외부공기 유입' 버튼을 눌러 봤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휘발유 차량 뒤를 1분 정도 따라가자 1세제곱미터당 47마이크로그램까지 올랐고,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경유 차량 뒤에서는 실내공기질 측정기준, '나쁨'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버스 뒤를 따라갈 땐, '매우 나쁨' 단계인 118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고, 뿌연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트럭 뒤에선 '매우 나쁨' 기준치도 6배를 넘긴 652마이크로그램까지 올라갑니다.
창문을 열고 달릴 때보다도 더 공기 질이 심각하게 나빠지는 겁니다.
[김세형 연구원/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앞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이 환풍구를 통해 들어오는 건데, 사람들은 이게(초미세먼지) 보이지가 않으니까…."
신호대기 중인 차량들이 오래 정차해 있는 교차로 중심 지점으로 갈수록 초미세먼지 농도도 높아 출퇴근 시간, 차량 정체시에는 더더욱 외부공기 버튼은 닫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임영옥/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
"폐암이나 방광암이 (야기되는) 대표적인 원인 물질이고요. 자동차 배출물질은 굉장히 위험한 유해화학물질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 앵커 ▶
요 며칠 사이 장맛비가 계속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요,
장마철이 본격화되면 빗길 운전,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빗길에도 아랑곳 않고 속도 내는 것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음 실험 영상을 유념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 리포트 ▶
화물차가 안전봉을 피하려고 방향을 트는 찰나.
좌우로 요동을 치더니 중앙분리대를 타고 넘어가 버립니다.
이 탑차는 중앙분리대는 피했지만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컨테이너까지 떨어져 나갑니다.
도로 한복판에서 360도 회전을 하는가 하면, 뜬금없이 다른 차의 앞길을 막아버리기도 합니다.
모두 빗길에서 미끄러진 자동차가 통제 불능에 빠지면서 일어난 사고들입니다.
빗길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제 비가 내리는 상황을 가정해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달리는 차의 무게 중심을 흔들었더니 이내 좌우로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핸들을 돌려보지만, 앞바퀴만 따라올 뿐 뒷바퀴는 빗길에 계속 미끄러지기만 합니다.
헛돌던 바퀴가 급기야 역회전까지 하게 되자, 차체는 180도를 돌아 역방향으로 미끄러집니다.
시속 60km만 돼도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얇은 수막이 만들어져 마찰력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빗길 미끄럼 사고는 타이어의 마모 상태가 심할수록 위험성이 커집니다.
타이어 홈 깊이가 7mm인 새 타이어와 1.6mm인 낡은 타이어로 빗길 제동거리를 측정해봤습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새 타이어 차량의 제동거리는 48m로 장애물 앞에서 멈춰 섰지만, 마모가 심한 타이어 차량은 73m까지 미끄러져 장애물과 충돌합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빗길 주행 사고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가 내릴 때는 낮이라도 '전조등'을 꼭 켜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교통안전공단은 빗길에 전조등을 켜면, 사고가 17% 이상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물웅덩이를 만나면, 1단이나 2단 저단 기어로 천천히 통과하고, 이때 브레이크를 밟기보다는 액셀에서 발을 살짝 떼는 편이 좋습니다.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밟아주면서 젖어있는 브레이크 라이닝을 말려주면 제 성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타이어의 공기압을 높여 주면 도로와 타이어의 접촉면을 줄여 마찰열을 줄이고 빗길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엔진 과열에 빗길 추돌… 여름철 차량 사고 대처법
[이브닝 이슈] 엔진 과열에 빗길 추돌… 여름철 차량 사고 대처법
입력
2015-07-01 18:13
|
수정 2015-07-0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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