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주 중국의 한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의 발판이 무너져 세 살배기 아이의 엄마가 숨졌는데, 어제는 에스컬레이터에 탔다가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까지 알려졌습니다.
사실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데요.
먼저 중국의 사고 영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30대 여성이 3살배기 아들과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옵니다.
7층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발판이 꺼지며 몸이 빨려 들어가자 여성은 남은 두 손으로 아들을 힘껏 밀쳐 올린 뒤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구조 대원들이 4시간 만에 에스컬레이터를 해체했지만 여성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지 방송보도]
"발판이 무너지는 위험한 순간에 어머니는 아들을 구했지만 자신은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목숨을 아들의 목숨과 바꾼 위대한 모성"이라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 앵커 ▶
정말 끔찍하고 또 안타까운 이 사고의 더 큰 문제는 사고가 예견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고 직전 백화점 직원들이 발판의 추락 위험성을 알았지만 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는데요,
이번엔 사고가 발생하기 5분 전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에스컬레이터 추락 사고가 발생한 후베이성의 백화점 7층.
사고 5분 전인 10시 5분쯤 백화점 직원이 에스컬레이터 주위를 걷다가 발판 덮개가 뒤틀리자 깜짝 놀라 동료를 부릅니다.
[백화점 여직원]
"여기 문제가 있어요. 저 아래로 빠질 뻔했어요."
하지만 이들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아래층에서 엄마와 아들이 올라오는 걸 지켜봤고, 결국 추락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엄마가 3살배기 아들을 밀쳐 올리고 아래도 떨어질 때도 에스컬레이터를 멈추게 하지 않았습니다.
[천관신/징저우시 안전감독국장]
"직원들이 문제를 알고 있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 앵커 ▶
이 사고 이후 중국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한 남성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한쪽 발끝으로 앞에 있는 발판을 툭툭 두드려본 뒤 지나갑니다.
한 여성은 가지고 있던 우산으로 발판을 꾹꾹꾹 눌어본 뒤 그제서야 안심한 듯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기도 하고요,
아예 발판을 밟지 않고 가장자리를 따라 조심조심 건너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발판을 밟지 않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고 두 다리를 쭉 벌려 점프를 하기도 하고, 두 아이를 데리고 탄 아빠는 아이보다 한발 앞서 분주한 발놀림으로 발판을 툭툭 연속해서 두드려 본 뒤 건너갑니다.
◀ 앵커 ▶
얼마나 불안하면 저럴까 싶은데요.
최근 중국에선 에스컬레이터를 비롯한 각종 승강기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과 불신이 커질 대로 커졌습니다.
그동안 어떤 사고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어린 아이가 에스컬레이터에 몸이 낀 채 손잡이를 따라 끌려 올라가다 결국 아래로 추락합니다.
헐거워진 손잡이나 발판의 틈 사이로 손이나 발이 끼는 사고도 빈번합니다.
[장시성 소방대원]
"이곳을 눌러 먼저 빼내야 돼요. 아이 손이 끼었으니 잡아당기지 마세요."
지난주에도 한 살배기 아기의 왼팔이 발판에 끼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여름철 엘리베이터 오작동도 빈번해 승객의 몸이 벽에 끼는 사고로 중상을 입기도 했고, 지난주에는 엘리베이터 문이 고장 나 14살 소년이 숨졌습니다.
중국에서는 이같은 승강기 사고로 지난해에만 3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승강기 관리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요? 중국보다 안전할까요?
승강기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스컬레이터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국민안전처의 통계를 봤더니 승강기 사고가 한 해 평균 10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박창현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박창현 아나운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승강기 사고는 모두 29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승강기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모두 포함하는데요.
한 해 평균 97건의 사고가 발생한 셈인 거죠.
이 통계에는 연간 2만 건 가까이 발생하는 승강기의 단순 고장이나 정지 사고는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승강기 관련법에 따라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중대한 고장 사고만 집계한 수치입니다.
이 같은 승강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를 살펴봤더니, 지난 3년간 모두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매년 일곱에서 여덟 명 정도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숨진 셈입니다.
올해 통계를 살펴볼까요?
지난 1월에서 6월까지 상반기에만 벌써 32건의 승강시 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럼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걸까요?
사고 원인을 살펴봤더니, 이용자의 과실로 판명난 경우가 79%를 차지했습니다.
4건 중에 3건은 탑승자의 장난이나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났다는 얘깁니다.
나머지 21%는 승강기에 대한 보수나 관리가 부실했거나, 부품이 불량해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승강기의 종류별로 구분해 보면,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7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엘리베이터 사고가 26.5%, 나머지 0.5%는 장애인용 휠체어 리프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우리나라에서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바로 역주행 사고인데요,
가장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고 유형이죠.
역주행 사고는 조사 결과 불량부품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도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멈칫하더니 갑자기 아래로 내려갑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탄 사람들이 우르르 쓰러지고, 일대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아픔을 참고 겨우 일어나보지만 어지러운 듯 다시 주저앉기도 합니다.
[정지은/부상자]
"쏵 이런 정도로 내려오니까 그러니까 '어어어' 하더니 이쪽에서는 '아야 아야'. 사람들치고…"
잘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거꾸로 움직입니다.
놀란 시민들이 손잡이를 잡고 버텨보지만 이내 넘어지고, 뒤로 나뒹굽니다.
도미노처럼 쓰러져 겹겹이 포개지면서 역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이 사고로 시민 19명이 허리와 무릎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위, 아래로 움직이게 하는 전동체인이 갑자기 끊어지면서 일어났습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
"체인이 계속 하중을 꾸준히 받았으니까…"
지하철 분당선 야탑역 4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아래에 지하철 승객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습니다.
"아아, 아파요."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시민들이 그대로 굴러 떨어져 26명이 다쳤습니다.
정품이 아닌 값싼, 이른바 짝퉁 부품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박창현 아나운서▶
지난해, 정부가 국내 30층 이상 고층건물 6백여 곳, 총 8천 3백여 대의 승강기에 대해 안전 점검을 했는데요.
안전 관리가 부실한 곳이 무려 3백 19건에 달했습니다.
고층건물이라 사고가 날 경우 피해가 더 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고대응 매뉴얼이 미흡한 건물이 96곳에 달했고요,
승강기의 비상호출 장치가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도 70건에 달했습니다.
정부는 전국 공항과 지하철,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승강기 1만 4천여 대도 조사했는데요.
무려 6백 84대에서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스무 대 중 한 대꼴로 안전상 문제점이 적발된 겁니다.
부품이 마모되거나 아예 파손된 경우도 4백 54건이 발견됐는데, 이런 상태로 계속 운행했다면 언제가 사고가 날지 모르는 아찔한 상태였습니다.
의무화된 자체 점검이 부실한 경우도 2백23건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승강기 관리가 부실한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 리포트 ▶
[김운영/한국엘리베이터협회 회장]
"지금 에스컬레이터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이 되고 있는데 이 수입제품이 저가, 저품질 제품으로 들어와서 항상 사고가 잠재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인증, 검사하는 제도에도 문제가 있는데, 우리나라 검사기관이 중국으로 가서 그들이 제시하는 부품을 가지고 인증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설치되는 현장의 에스컬레이터는 품질과 성능은 우리가 문제를 찾아내는 장치가 없습니다.
또 실제 승객이 전원 탔을 때의 무게로 역주행 및 과속시험을 해야 하는데, 검사를 하지 않고 운행되는 그런 커다란 문제가 있습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추락사에 절단 사고까지… 中 에스컬레이터 공포 확산
[이브닝 이슈] 추락사에 절단 사고까지… 中 에스컬레이터 공포 확산
입력
2015-08-04 18:17
|
수정 2015-08-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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