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초 중국의 항일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의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소식, 뉴스 첫머리에 전해드렸는데요.
우리나라 정상이 중국의 열병식을 참관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죠.
정부는 이에 대해 "행사의 성격과 의미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있었던 외교부의 브리핑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박 대통령의 전승 70주년 기념 대회 참석 결정은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고려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고 또한 중국에서의 우리 독립환경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 등을 감안한 것입니다.
전승 70주년 기념이라는 것의 행사의 성격을 좀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70년 전에 전쟁에서 이긴 것을 기념하는 행사, 그 성격과 의미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고요."
◀ 앵커 ▶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 발표에 대해 중국의 관영 언론과 전문가들은 "의미가 매우 큰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소식은 베이징에서 김대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중국 관영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방중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정상 회담을 하고 열병식에도 참석한다"며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관영 환구시보는 어젯밤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결정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고 소후와 대공보 등 온.오프라인 매체들도 잇따라 해설 기사를 올리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환구시보는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승절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며 중국이 강력 대응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중국 전문가들도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 계획은 "의미가 매우 큰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스융밍 국제문제연구원 부연구원은 한 기고문에서 이번 결정은 미국과 일본이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한국 내에서 '미중 간 균형'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고 한국에 일본의 과거사를 용서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며 이번 열병식 참석은 "진정한 독립국이미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두고 펼쳐진, 한·미·일·중 네 나라의 물밑 외교전을 이익과 노선에 따라 편을 가르는 외교전략인 '합종연횡'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대경입니다.
◀ 앵커 ▶
미국 국무부는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결정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이 중국을 중시하는 자세가 부각됐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내용은 임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미국 국무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열병식과 오찬 리셉션에 모두 참석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언론 논평에서 "행사 참석은 각국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며 이같은 뜻을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명전권대사' 자격으로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 대사를 열병식에 보내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승절 행사에 불참하는 일본에서는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소식에 "중국을 중시하는 자세가 부각됐다"는 언론들의 논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구미 선진국 정상이 참가를 보류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만 돌출하는 형태가 된다"고 보도했고, 마이니치 신문은 "경제와 북한 문제 등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긴밀히 하려는 한국으로서는 참관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 앵커 ▶
전승기념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 나라마다 왜 기념일이 다른지도 궁금하실 텐데요,
김대호 아나운서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전승기념일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승전국마다 날짜가 조금씩 다른데요.
영국은 일왕이 항복을 공표한 8월 15일,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광복절을 대일 전승기념일로 기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 정부가 항복문서에 서명한 9월 2일을 전승기념일로 보고, 국·공 합작으로 일본과 싸웠던
중국과 대만은 그 다음 날인 9월 3일을 전승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독일의 침공을 받은 유럽 주요국들은 독일이 항복한 5월 8일을, 러시아는 자국 시간으로 5월 9일을 전승기념일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한 중국의 전승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은 올 들어 처음 전승절을 법정휴일로 제정했는데요,
전승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열병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서른 개 나라의 정상급 인사들과 열 아홉 개 나라의 정부 대표,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열 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모두 쉰한 개 나라 정상에 이번 전승기념일 행사 초청장을 보냈는데, 이 가운데 일본은 반일적 행사라는 이유로 참석을 거절했고 영토 분쟁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필리핀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대신,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할 예정입니다.
◀ 앵커 ▶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대한 외교부의 설명과 관련국들의 반응, 또 전승절이 어떤 행사인지까지 살펴봤는데요.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놓고 국내는 물론, 주변국들의 주목을 받았던 이번 결정이 갖는 의미와 또 득실을 뭔지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Q.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의 의미는?
[홍현익 박사/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
"이번 고위급 합의로 한반도 위기를 진정시키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에 이제는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따라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실현시키고, 또 박근혜 정부의 대외전략의 기조인 한미동맹과 한중우호협력 관계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데 굉장한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열병식 참석, 득실이 있다면?
[홍현익 박사/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
"적국의 사열을 받은 격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고 또는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열병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의 군대의 사열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의 대남 도발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고 한중간의 군사협력까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한중우호 협력이 보다 반석에 올라선다 이렇게 볼 수 있고, 또 미국도 여기에 대해서 크게 반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도 주중 미국대사가 참석하는 등 여기에 그 행사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중우호관계도 별로 훼손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앵커 ▶
지금 보신 장면은 지난 2013년 10월1일, 건군 65주년을 기념해 서울 도심에서 펼쳐졌던 '국군의 날' 시가행진 모습인데요,
이번에는 시가행진에서 '열병식'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김대호 아나운서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열병식은 지휘관이 정렬한 부대 앞을 지나면서 군인들의 사기와 훈련 상태를 점검하는 의식입니다.
대형을 갖춰 전투를 벌이던 과거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군사력을 과시하는 열병식을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군의 위용을 드러내기 위한 의전 행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로 중국과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열려 왔는데, 서방국가 중에서는 프랑스가 열병식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러시아 열병식과
지난달 거행된 프랑스의 열병식 장면을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러시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는 지난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렸습니다.
의장대가 러시아 국기와 1945년 독일 베를린 의회 지붕 위에 내걸렸던 소련 적군의 승전기를 붉은광장으로 들여오면서 열병식이 시작됐습니다.
1만 6천 명의 군인이 참여한 가운데 190여 대의 각종 군사 장비와 140여 대의 전투기와 헬기가 등장해 위용을 자랑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명성을 날렸던 탱크와 자주포는 물론, 최신형 미사일까지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당시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유혈 사태로 서방 정상들이 대거 불참했고, 옛 소련권 국가들과 러시아의 우방인 중국과 쿠바, 몽골 등 27개국 지도자들만 사절로 참석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행사 내내 옆자리에 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나누며 양국의 밀월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프랑스 혁명기념일 열병식]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혁명기념일을 맞아 성대한 열병식을 가졌습니다.
1789년, 프랑스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해 구체제를 무너뜨린 대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겁니다.
올해 열병식에는 처음으로 테러 진압부대가 등장해 테러범들과 맞서 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 앵커 ▶
우리 국군도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는 매년 국군의 날에 맞춰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였지만, 지금은 5년마다 하는 시가행진으로 축소됐습니다.
이번엔 시대별 '국군의 날'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1956년 첫 국군의 날 기념식.
6·25 전쟁 당시 '38선 돌파일'을 기념해 10월1일에 거행됐습니다.
[대한뉴스 (1956년)]
"3군 장병들의 위풍 있는 분열식은 자라나는 국군의 힘을 마음껏 과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강 백사장에서는 처음으로 축하 비행 시범이 열렸습니다.
박정희 정권하에서 국군의 날 행사는 갈수록 규모가 커졌습니다.
시가 행진에는 예술계와 연예계 인사들까지 대거 동원됐습니다.
육군·공군의 화력시범도 펼쳐졌습니다.
65년 첫 월남파병 이후에는 시가행진의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백마와 맹호, 청룡부대 용사들이 주역으로 떠올랐습니다.
[대한뉴스 (1966년)]
"자유의 월남을 돕기 위해 출전한 바 있는 백마, 맹호, 청룡 용사들의 늠름한 행진은 건군 18주년의 보람찬 역정을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전두환 정권 들어서는 거의 모든 부대와 무기가 투입됐습니다.
수천 명 학생들을 동원한 카드섹션은 지금도 철권통치의 상징으로 꼽힙니다.
[전두환 대통령 (1981년)]
"온갖 주변 상황은 이 정도의 성장에 만족하여 자만하거나 방심하기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6 공화국 들어, 대규모 국군의 날 행사는 3년에 한 번으로 횟수가 줄었습니다.
91년부터는 국군의 날이 휴일에서도 제외됐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대규모 행사는 5년에 한 번으로 더욱 줄었습니다.
◀ 앵커 ▶
북한도 주요 기념일마다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해 왔죠.
통치자의 리더십과 군사력을 과시하는 북한 열병식 모습을, 김대호 아나운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양의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으로도 포착됐는데요,
포병 장비와 장갑차 등 수송장비로 보이는 장비들을 집결시킨 모습입니다.
열병식에서는 참석한 인사들의 자리 배치에 따라 권력서열의 변화도 가늠할 수 있는데요, 관련 보도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사거리 5천 킬로미터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KN-08과 무인타격기.
34종, 880대의 무기를 동원한 열병식에서 북한은 이 최신무기들을 선보였습니다.
김일성 시대의 기마부대까지 등장시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정통성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 펼쳐주신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 길을 따라…"
1948년 인민군 창건 기념행사로 시작된 북한의 열병식은 주민들의 결속을 강화하고, 통치자의 리더십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김일성은 8.15 해방일에 맞춰 축하행사로 열병식을 진행했고 횟수도 적었지만, 선군정치를 표방한 김정일은 당과 군 창건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 무력시위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서유석 연구위원/북한연구소]
"군인화 병영화된 시스템 안에서 내가 사령관이고 그 꼭대기에 있다는 걸 끊임없이 각인시키려 하는, 어떻게 보면 연출 효과죠."
김정은이 앞으로, 언제 어떤 열병식을 선보이느냐는 향후 북한의 변화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中 전승절 열병식 참관 결정, 배경과 의미는?
[이브닝 이슈] 中 전승절 열병식 참관 결정, 배경과 의미는?
입력
2015-08-27 17:36
|
수정 2015-08-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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