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은 9월 9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닭고기와 달걀을 소비를 늘리기 위해 만든 '구구데이'인데요.
최근 닭고기 산지 가격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데, 소비자들은 체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시간에 그 속사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구구데이를 맞이해, 한 대형마트가 닭 한 마리를 99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는다고 하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닭 한 마리에 990원, 선착순 50분이에요."
생닭을 파는 매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구구데이를 맞아, 삼계탕용 닭 한 마리가 단돈 990원입니다.
"드릴게요, 두 마리. 맛있게 드세요."
운 좋게 닭고기를 구입한 주부들은 맛있는 요리를 할 생각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이혜주]
"엄청 싸서 좋아요. 우선은 저희 집하고, 친정 엄마 집 한 마리씩 나눠 가지려고요."
[박창순]
"한 마리에 싸게 살 때도 한 3천 원 이상 줬을 거예요. 근데 오늘 너무 싸니까 나왔더니 또 두 마리 밖에 안주니까 좀 그런데요."
[박현준/대형마트 축산팀 매니저]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계 농가를 돕기 위해 10년 전 가격 행사인 990원에 생닭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많은 손님이 일시에 몰려들면서 행사용 생닭은 개장 한 시간 만에 다 팔려나갔습니다.
◀ 앵커 ▶
'구구데이'는 닭의 울음소리가 '구구'와 비슷한 데서 착안해, 지난 2003년에 제정됐는데요,
닭고기와 달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한해 평균 닭 9마리와 달걀 254개를 먹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는데요.
먼저 닭고기를 얼마나 자주 먹는지 시민 여러분에게 물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Q. 닭고기, 얼마나 드세요?
[이성숙]
"일주일에 3~4번 먹고 있고요. 닭볶음탕과 닭백숙을 많이 해서 먹습니다. 닭이 많이 싸면 일주일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아요."
[가은미]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먹고 보통 볶음탕 많이 해서 먹어요. 아이들이 좋아해서 많이 먹고는 싶은데, 가격대가 부담이 돼서 자주 먹기는 조금 힘든 것 같아요."
[허영자]
"우리는 식구가 많으니까 여덟 식구니까 3~4마리 튀겨야 한 식구가 먹고 부담스럽죠, 솔직히. 애들이 두 번씩 시켜달라고 하면 한 번밖에 못 시켜줘요."
[백혜경]
"옛날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해먹었는데, 요즘에는 닭값도 많이 오르고, 그래서 한 번씩 사먹을 때마다 약간 생각을 좀 더 한번 하게 돼요."
"브랜드 치킨 가격이 평균 만 8천 원 하니까 당연히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매년 오르는 것 같아요."
◀ 김대호 아나운서 ▶
한국인의 닭고기 사랑, 어느 정도인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도축된 닭은 8억 마리가 넘는데요.
농림축산 식품부의 조사결과인데요,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1년간 소비하는 육류의 양은 42.7kg인데, 이 가운데 닭고기가 11.5kg으로, 돼지고기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체 육류소비량의 26%를 차지하는데요.
이걸 마릿수로 환산해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1인당 한해 평균 9마리 정도의 닭고기를 먹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 닭고기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는데요,
지난 1980년엔 한 사람이 닭고기를 2.4kg 정도 먹었는데, 최근엔 11.5kg이 됐으니까, 4배 가까이 많이 먹게 된 셈이죠.
전체 육류소비가 3배 정도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닭고기 소비가 훨씬 많이 늘었습니다.
닭고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게 튀긴 닭, 즉 프라이드 치킨인데요,
한 해 동안 한국 사람이 섭취하는 닭고기의 1/3 정도가 프라이드 치킨으로 소비된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닭요리'는 생닭을 삶아서 먹는 백숙 요리가 대부분이었는데요,
기름에 튀긴 닭은 70년대에 들어 식용유가 널리 보급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1980년대 초에는 이른바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킨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졌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대거 창업에 뛰어들면서 치킨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류에 힘입어, '치맥' 즉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우리의 음식문화가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렇게 닭의 소비가 늘었는데, 양계 농가는 울상이라고 합니다.
최근, 닭 사육이 늘면서 생닭 출하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인데요.
8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하지만 치킨값은 2만 원에 육박하면서 많이 비싼 게 사실인데요.
보도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생닭 값 내리는 데 치킨 값은 고공행진]
병아리 3만여 마리를 사육 중인 양계 농가.
가격은 제조원가에도 못 미칩니다.
[양계 농가 관리인]
"산지 시세가 1200원 정도밖에 안 되는데, 1200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까…"
이같은 가격 수준은 지난 2007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로 사육 마릿수 증가로 공급량이 크게 증가한 반면 소비는 그만큼 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산지 닭 가격은 37%나 떨어진 반면 후라이드 치킨 값은 45% 급등했습니다.
업체마다 최고가 한류스타 모델을 기용하는 등 출혈 경쟁을 벌이는 통에 지나치게 원가가 올라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한 치킨업체의 매출액에서 광고비의 비중은 6%로 식품제조업 평균의 네 배를 넘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
"업체가 300개가 넘어갑니다. 워낙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까 톱모델을 쓰다 보면 (광고비) 자체를 5~10억 원 정도 집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대한양계협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닭 소비 진작을 위해 치킨 값을 내려줄 것을 업계에 요청했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어느 정도일까요?
시중에 나와 있는 프랜차이즈 치킨 가운데 가장 비싼 메뉴는, B사의 매운 닭튀김인데요.
만 9천 9백 원으로, 2만 원에서 딱 100원을 뺀 가격입니다.
N사의 마늘치킨, 또 다른 B사의 신제품도 1만 9천 원으로, 거의 비슷했고요.
K사에서는 1만 8천 원짜리 메뉴를 내놨습니다.
가장 싼 메뉴도 B사의 옛날 통닭이 1만 4천 9백 원, N사는 1만 3천 원, K사는 1만 5천 원 등 1만 5천 원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앞서 보셨듯이 양계농가에서 내보내는 생닭의 가격이 오늘 기준으로 한 마리당 천 2백 원입니다.
이 닭이 도축과 유통을 거치면 3천 5백 원에서 4천 원 수준이 되고, 각 프랜차이즈 가맹점에는 5,500원 선에서 넘겨지는데요.
여기에 치킨을 튀기는 기름과 양념, 무, 음료수 등 재료 비용이 추가되고, 치킨 회사의 판촉비용에다 배달비, 가게 임대료에 가맹점주 수익까지 덧붙여져지면 시중에서 파는 치킨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비용이 치솟게 됩니다.
◀ 앵커 ▶
가격이 부담스러운 프라이드 치킨, 열량 때문에 몸에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인데요.
치킨에 맥주를 곁들어 먹는 걸 즐기는 분이라면 열량에 더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치킨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먼저,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의 열량부터 살펴볼까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한 마리의 열량이 1천8백50kcal로 나타났는데요,
보통 두 명이 한 마리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한 번에 9백kcal 이상을 섭취하는 셈입니다.
성인 남성의 한 끼 열량인 7백에서 8백kcal보다 약간 높습니다.
앙념치킨은 2천1백30kcal 정도로 프라이드 치킨보다 열량이 더 높았고, 요즘 유행하는 오븐 구이 치킨의 경우, 1천kcal 안팎으로 열량이 절반 가까이 낮았습니다.
그럼, 요즘 유행하는 치맥은 어떨까요?
한 사람이 닭 반 마리를 먹으면서 생맥주 500cc를 마셨다면, 전체 열량은 1,400kcal로 한 끼 권장 열량의 2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보통 맥주 한잔으로는 끝나지 않으니, 치맥을 자주 먹을 경우, 비만이 되는 건 시간문제겠죠.
닭고기를 먹더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먼저, 닭껍질인데요.
닭고기에 함유된 지방의 80~90%가 닭껍질에 몰려있고, 환경호르몬이나 인체에 해로운 독소 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닭껍질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게 건강에는 이롭습니다.
또 닭의 목뼈와 꼬리 부분에는 면역계와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독소가 들어 있어 일부러 섭취하는 건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어트나 운동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닭가슴살도 많이 드시는데요.
퍽퍽한 식감 때문에 먹기가 그리 좋지는 않죠.
닭다리나 흔히 닭똥집으로 알려져 있는 닭 모래주머니는 닭가슴살과 거의 비슷한 열량과 단백질, 그리고 지방함량을 갖고 있어 닭가슴살 대체식품으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오늘은 '구구데이', 닭고기 건강하게 먹는 법
[이브닝 이슈] 오늘은 '구구데이', 닭고기 건강하게 먹는 법
입력
2015-09-09 17:34
|
수정 2015-09-09 17:59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