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장 건강이 장수의 비결이다'라는 얘기가 있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배변 습관도 관리가 필요한데요, 오늘 이브닝 이슈에서 점검해 보겠습니다.
먼저 우리 시민들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이지우]
"(배변은) 하루에 한두 번이 건강하게 보는 것 같고요. 시원하게 못 보거나 쾌변을 못 볼 때 변비인 것 같아요."
[조정예]
"하루에 한 번 정도가 건강한 것 같고…"
[홍선영]
"변을 볼 때 가볍지 않으면 변비라고 생각합니다."
[장남원]
"이틀만 넘겨도 변비라고 생각해요. 전날 먹은 게 있으면 배출을 해야지 안 그러면 쌓여서 안 좋다고 들었거든요."
◀ 앵커 ▶
'하루에 한 번은 화장실에 가야 건강하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정말 그런지 김대호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대장항문학회가 전국의 2천 명을 대상으로 배변 습관을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변을 보는 횟수가 하루 1번에서 3번인 사람이 70.5%로 가장 많았고, 2-3일에 한 번 보는 사람이 24.5%였습니다.
사흘에 한 번도 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3.6%, 반대로 하루에 4번 이상 화장실에 가는 사람이 1.4%로 나타났습니다.
자, 그럼 이 가운데 어떤 사람이 건강한 배변 습관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83%) 하루에 한 번 이상 변을 봐야만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변비라고 본 거죠.
하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오해"라고 대장항문학회는 밝혔습니다.
2-3일에 한 번 변을 보는 것도 충분히 "정상"이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4번 이상' 화장실에 가는 사람과'사흘에 한 번도 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95%는 모두 건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흘에 한 번 변을 본다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배변을 했다면 변비가 아니라는 건데요.
오히려 '하루에 한 번은 꼭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괜히 관장 같은 인위적인 방법을 쓰다 직장에 염증이 생기거나 항문 괄약근이 손상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 앵커 ▶
사흘에 한 번 정도만 화장실에 가는 분들도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얘기인데요.
이 밖에 배변과 관련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은 또 어떤 게 있을까요?
한국인의 평균적인 화장실 습관에 대해 알아보면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전해주시죠.
◀ 김대호 아나운서 ▶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전국 대도시의 16살 이상 일흔 살 미만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배변 습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는 아침 6시에서 정오 사이, 그러니까 오전 중에 배변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10명 중에 6명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배변을 해야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정말 규칙적으로 배변을 해야 건강한 걸까요?
배변 습관의 오해와 진실, 전문의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남규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장]
"흔히들 하루에 한 번, 오전에 변을 봐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2~3일에 한 번 변을 봐도 정상적인 배변이라고 저희 학회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그렇다면 배변을 위해 화장실에 몇 분이나 머무르는 게 적당할까요?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 사람은 평균적으로 6.1분 동안 화장실에 머무르며 배변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번에 10분 이상 머무른다는 사람도 10명 중에 3명이나 됐습니다.
또 한국인의 49%, 그러니까 둘에 한 명 꼴로 배변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10대만 따로 보면, 무려 10명 중에 8명이 화장실에 앉아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신문이나 책을 읽으면서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게 배변에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전문의의 설명을 계속해서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남규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장]
"변을 다 완전히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오랫동안 일을 본다고 앉아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습관적으로 화장실에 오래 앉아 계시면 자연히 항문에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치질 같은 게 대표적으로 생길 수 있고, 항문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아집니다. 될 수 있으면 체류시간을 단축하시기 바랍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용변을 본 후 뒤처리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응답자의 68%는 "휴지를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럼 건강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뒤처리 방법은 어떤 건지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남규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장]
"항문에 주름이 많습니다. 주름 사이사이에 변이 끼어 있으면 항문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깨끗이 씻는 게 중요하고, 잘 말려야 합니다. 만일 순서로 정한다면 비데가 좋을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좌욕, 마지막으로 휴지 이런 순으로 순위를 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속이 편하지 않거나 피부가 나빠지면 장 속에서 오랫동안 묵은 '숙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에 숙변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응답자의 85%나 됐습니다.
하지만 '숙변'이라는 건 없다고 하는데요.
계속해서 전문가의 설명,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남규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장]
"(숙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관장을 과도하게 하면 대장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변이 까맣거나 냄새가 많이 나면 몸에 남아 있던 숙변이 나온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고요. 음식이나 또는 여러 가지 영향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절대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앵커 ▶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장운동이 약해져 변비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9살 이하의 어린아이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변비로 인한 치질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보도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평소 활달하던 5살 시환이는 화장실에만 가면 엄마와 한바탕 전쟁을 치릅니다.
[김혜진]
"화장실에 앉혀 놓으면 (변이) 잘 나오지 않아서 힘들어 하는 것도 있고, 소량만 나오니까 아이도 스트레스받고…"
이처럼 변비로 고생하는 어린 아이들은 매년 3%씩 늘어 전체 변비환자의 30%를 차지해 연령대별로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혜영 교수/고려대 구로병원]
"평상시에 식습관을 잡곡이나 야채, 과일같이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요. 하루에 물을 8잔 이상 충분히 섭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성별로는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1.4배 많았는데 특히 20대의 경우 여성이 남성의 4.6배에 이르렀습니다.
치핵이나 치열, 치루 등 매년 치질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07년 74만 명에서 2012년 85만 명으로 매년 2.7%씩 증가했습니다.
질환별로는 치핵이 전체 치질 환자의 80%를 차지했고, 치열이 14%, 치루는 6%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 앵커 ▶
변비는 음식만 잘 골라 먹어도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변비약의 경우, 효과는 쉽게 볼 수 있지만, 남용하면 장 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는데요,
변비에 좋은 음식, 어떤 게 있는지 김대호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변비에는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이 좋습니다.
청국장에 들어 있는 유용한 균들은 장 활동을 활발하게 도와줘 변비와 설사 예방에 모두 좋은데요.
생청국장이나 청국장 가루를 하루 한 숟가락씩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말린 자두와 고구마도 변비에 탁월한데요.
말린 자두 6개 정도면 하루 식이섬유 섭취 권장량의 20%를 섭취할 수 있는데, 물에 녹지 않는 섬유질이라 장운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구마 역시 장 안을 청소하는 기능이 있어 대장암을 예방하고 배변 활동을 도와줍니다.
다시마는 섬유질과 칼슘이 풍부하지만 열량은 거의 없는데요,
노폐물을 빨리 배출시키고 장운동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다시마는 100배의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물을 반드시 함께 마셔줘야 합니다.
반대로 바나나와 감은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우유를 너무 많이 섭취해도 변비가 생길 수 있다는 점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 앵커 ▶
변비가 심한 것 같다고 생각되면 곧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대수롭게 여기면 안 되겠습니다.
변비가 대장암을 알리는 주요 증상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고기를 즐겨 먹었던 이 50대 여성은 변비로 고생하다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사 결과 대장암이었습니다.
[대장암 환자]
"변이 가늘어지고요, 먹은 만큼 나오지 않고. 그래도 변비구나 하고 자꾸 미루다가…"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의 경우 대표적인 대장암 발병 신호로 알려졌는데, 대장암 환자 7명 중 1명이 변비 증상을 보이는 등 변비도 대장암의 주요 증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광호/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
"장을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암이 자라면서. 그러다 보니까 변이 내려오는 게 원활하지 않아서 변비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적어도 50대부터는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 앵커 ▶
그런데 화장실을 하루에 서너 번씩 가는 분들이 있죠.
특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설사 증상이 있어, 고통받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요.
과민성 혹은 자극성 장 증후군인데, 치료법은 운동밖에 없다고 합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심하게 배가 아프고, 갑작스럽게 변비나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에 갔다 와야만 복통이 나아진다면, 자극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상엽/자극성 장 증후군 환자]
"한 10년 정도 됐는데요. 시험 전날이나 발표가 있거나 하면 꼭 배 아파서 화장실 가면 설사를 하게 되더라고요."
자극성 장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40~60대 중장년층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전성란 교수/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바쁜 생활패턴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특히 중장년층은 술이나 카페인 섭취가 늘어나면서…"
대장 내시경이나 CT 같은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치료와 예방법은 장운동을 활성화 시키는 걷기 운동입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하루 몇 번 봐야 정상? 장 건강 지키는 법
[이브닝 이슈] 하루 몇 번 봐야 정상? 장 건강 지키는 법
입력
2015-09-16 17:36
|
수정 2015-09-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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