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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얼굴에 커피 튀면 폭행" 어디까지가 폭행?

[이브닝 이슈] "얼굴에 커피 튀면 폭행" 어디까지가 폭행?
입력 2015-09-17 18:03 | 수정 2015-09-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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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부하 직원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커피잔을 손으로 쳐 얼굴에 커피를 튀게 한 직장 상사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요즘은 폭행죄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 내용을 살펴볼 텐데요.

    먼저 앞서 말씀드린 사례부터 다시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대기발령을 받은 화장품 수입업체 직원 김 모 씨는 회사에 나와 사무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김 씨의 상사 우 모 씨는 "집에 있지 않고 회사에 나왔다"며 욕설을 하고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머그잔을 손으로 쳤습니다.

    그러자 커피가 쏟아지면서 김 씨의 옷과 얼굴에 튀었고, 김 씨는 우 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커피가 식어 있어 화상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우 씨는 "커피가 튄 정도를 폭행으로 보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우 씨에게 벌금 3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람을 직접 때리거나 상처를 입히지 않더라도 화를 내며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위협적인 행동도 넓은 의미의 폭행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맹준영/서울중앙지법 형사 공보판사]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해서 위법하게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일체의 경우를 의미하므로, 물이나 음료 등 액체를 수단으로 한 경우에도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네. 지금 보신 사건,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에는 시민들에게 어떤 경우를 '폭행'이라고 생각하는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김범진/42살]
    "제가 생각하는 폭행이라는 것은 행동적인 부분, 저를 어떤 행동적으로 밀치거나 말 그대로 때리거나 그런 부분들이 폭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서지혜/30살, 황아라/29살]
    "남성분들이 큰 목소리로 크게 소리를 친다거나 그러면 아무래도 좀 폭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게 이분이 그다음 행동이 어떨지 예상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폭행이라고 생각해요."

    [정일윤/33살]
    "맞거나 때리거나 다 무조건. 물리적인 게 들어갔기 때문에 폭행이라고 보는 거죠."

    ◀ 앵커 ▶

    흔히 상대방의 신체에 어느 정도상해를 입히는 걸 '폭행'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형법상에서는 폭행을
    좀 더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들이 있는지, 먼저 드라마 장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드라마 '모두 다 김치']

    "아무리 인간 같지 않은 놈이라도 언젠가는 그만두려니 그래서 쓸어 담아 준거야. 네가 다윤이 애비라서."

    "그 여자가 누굴 닮았나 했더니 무식한 건 지 엄마하고 딸하고 아주 똑같네 그냥"

    "뭐야? (김치투척) 그래 나 무식하다 이놈아, 어쩔래"

    [드라마 '왔다 장보리']

    "방금 병원 가서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이 사람 오늘 새벽에 유산했습니다."

    "재희씨 누가 그런 말을 아니에요. 우리 아이가 왜"

    "(물뿌리며)인간 같지도 않은 쓰레기한테 괜히 시간을 낸 것 같다 어디 사기 칠 게 없어서 뱃속의 죽은 애를 가지고 흥정을 해!"

    ◀ 유선경 아나운서 ▶

    드라마 속의 단골 장면이죠.

    상대방의 얼굴에 방금 전처럼 물이나 음식을 끼얹으면 실제로는 어떻게 될까요?

    지난 2013년,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세입자와 관리인 사이에 관리비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는데요,

    세입자 김 모 씨는 시비 끝에 관리인과 중개 사무소 직원의 얼굴에 종이컵에 담긴 물을 뿌렸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세입자 김 씨가 피해자들에 대해 적극적인 공격 의사를 갖고 가해 행위를 했기 때문에 '폭행죄'가 성립한다며,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경우는 어떨까요? 다음 드라마 장면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뭐야? (손을 올리며 부들부들!!) 어디래? 감히 누구 앞에서! 야, 너 아주 간땡이가 배 밖으로 나왔구나. 그래 내가 너한테 두려움이 뭔지 가르쳐 주겠어."

    [드라마 '이브의 사랑']

    "차건우씨. 도진이 말이 사실이에요? 이사님이 억울한 누명을 쓴 거에요?"

    "전 변호사입니다. 전 사실만 말했을 뿐입니다."

    "거짓말 하지마! 우리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너 같은 건 뼈도 못 추렸어. 우리 누나 뒤통수 친 것도 모자라서 우리 엄마까지 모함해 놓고 네가 무사할 것 같아! 어금니 꽉 깨물어! (때릴 듯 주먹을 들며!)"

    ◀ 유선경 아나운서 ▶

    실제로 때리지는 않고, 무언가 휘두르거나 때리는 시늉만 해도 폭행이 성립될까요?

    실제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 1층에 사는 71살 배 모 씨는 공용 화단에 깨를 심어 경작했는데요.

    관리 사무소 측이 화단을 원상복구해 달라는 이웃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작업을 하다가 배씨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배씨는 격분해 화분을 들고 휘둘렀다 상대방 측이 고소해 재판을 받았는데요.

    재판부는 "흙이 붙은 화초를 휘둘렀고, 흙이 상대에게 튄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배씨에게 벌금 2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신체에 근접해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신체에 접촉하지 않았다 해도 폭행에 해당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건데요.

    따라서 고의적으로 담배 연기를 상대방의 얼굴에 뿜거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도 모두 폭행에 해당합니다.

    ◀ 앵커 ▶

    그런데 같은 폭력적인 상황이라도 '폭행'과 '상해'가 어떻게 다른지 헷갈리는 분이 많을 텐데요,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먼저,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해 불법적으로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상해죄'는 좀 다른데요,

    상해란, 사람의 신체적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하는데, 다시 말해 가해자의 행위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상해를 입은 경우, 상해죄가 적용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말다툼을 벌이다 멱살을 잡았는데 상처가 안 생겼다면 단순 '폭행'이 될 수 있고요.

    멍이 들었다거나 상처가 생겨서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았다면, '상해죄'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상해를 일으키지 않은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을 할 수가 없는 반의사 불벌죄입니다.

    하지만 상해를 일으켰다면,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해자는 처벌됩니다.

    다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한 경우에는 처벌의 수위가 낮아질 수는 있습니다.

    폭행죄와 상해죄는 처벌 수위도 다른데요.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집니다

    반면,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폭행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함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을 한 경우는 '특수 폭행'에 해당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지난해부터 폭행죄에 대한 벌금 기준이 대폭 강화됐는데요.

    예를 들어 지인끼리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어 뺨을 한 대 때렸다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도 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방의 한 해수욕장에서 몸을 부딪쳐 시비가 붙자 한차례 주먹으로 상대방을 친 조 모 씨.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길 가던 임산부를 이유없이 때린 서 모 씨.

    지금까지 이 같은 단순폭행 사범은 대부분 50만 원 미만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쌍방이 합의하면 훈방 처리되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사한 폭력사건이 한 해에만 35만 건으로 그 수가 줄지 않자 검찰이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검찰청 강력부는 현행 폭력사범 기준을 원인 제공과 폭행의 정도에 따라 3단계로 세분화해 적극처벌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강력한 처벌대상은 '이유 없는' 폭행.

    이른바 묻지 마 폭행에는 최저 3백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가담한 사람이 많거나 전치 2주 이상의 상처를 입혔을 땐, 수백만 원대의 가중처벌금이 부과됩니다.

    흔한 술자리 시비처럼 원인제공이 양측 모두에 있더라도 때린 사람에겐 1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 앵커 ▶

    폭행죄뿐 아니라 모욕죄도 법정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주먹을 쥐고 상대방을 노려보는 것 만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70대 여성 김 모 씨는 지난해 6월 교회 예배실에서 A씨를 마주쳤습니다.

    자신에 대한 헛소문을 낸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해 감정이 안 좋았던 김씨는 '주먹을 쥔 채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봤습니다.

    예배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봤고 이에 앞서 두 차례 욕설까지 들었던 A씨는 수치심을 느꼈다며 김씨를 고소했습니다.

    김 씨는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김씨에게 모욕죄를 적용해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회적 평가를 저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인 만큼, 눈을 부릅뜬 행위도 욕설처럼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민구/변호사]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창피감을 주고, 그럴 경우 말을 한마디 안 했더라도(모욕죄가 성립합니다.)"

    최근 인터넷 악성 댓글을 둘러싼 모욕죄 재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1년 이후 각종 모욕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람은 3만 8천여 명에 달합니다.

    모욕죄는 그러나,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었다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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