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스마트폰을 요즘 워낙 많이들 사용하다 보니, 길을 걸을 때도 앞을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걷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여성들만을 노린 오토바이 날치기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도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오토바이 2대에 나눠탄 10대 네 명이 골목길에 나타납니다.
갑자기 오토바이를 세우더니, 뒤에 타고 있던 한 명이 내려 누군가에게 다가갑니다.
10초 만에 한 여성의 휴대전화를 낚아채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집니다.
피해 여성이 뒤쫓아 달려오지만 역부족입니다.
18살 장모군 등 10대 네 명은 여성이 휴대전화 메시지에 집중하는 순간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 여성]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도 안 들렸고, 기척도 없었던 것 같아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경찰은 서울 강남과 종로에서도 오토바이 날치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스마트폰의 기능이 갈수록 늘어나고 사용하기도 편리해지면서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어느 정도인지 영상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스마트폰만 보며 걷는 사람들. 비틀비틀 아슬아슬, 결국 부딪히는 일도 허다합니다.
도심의 횡단보도마다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걷는 사람들.
신호가 바뀌려는 걸 뒤늦게 알아채고 그제서야 달립니다.
퇴근길 지하철 안, 승객들은 거의 예외 없이 스마트폰에 두 눈을 고정하고 있습니다.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갑니다.
대기실이나 승강장, 그리고 전동차 안에서도 마치 인사라도 하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학교 정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학생 대부분은 스마트폰부터 꺼내 듭니다.
문자하랴, 게임하랴, 손놀림이 바쁩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허전할 정도입니다.
[안혜민]
"하루 반 이상을 쥐고 있는 것 같아요. 손에."
늦은 밤,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는 차량.
보행자는 차가 달려오는데도 손에 쥔 스마트폰만 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지하철 승강장에 추락하고, 분수에 빠지는 사고들이 잇따르자 아예 법으로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행위를 금지한 곳도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영상을 보면서, '혹시 나도 의식하지 못한 내 모습은 아닐까' 싶으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우리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쓰면서 실제로 어떤 일들을 겪었을까요?
이브닝뉴스 취재팀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백지현]
"스마트폰을 하다가 못 들어서 약속시간에 잘못 갔던 경우가 있었어요. 신호등 불이 바뀌는 걸 모르고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었어요. 남의 말을 못 듣거나 주위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 같아요."
[이예솔]
"부딪혀서 사고 나는 경우도 많고, 넘어지는 사람도 봤고, 스마트폰을 보다가 내리는 정거장을 지나친 적이 너무 많아요."
[모효원]
"지하철 계단 내려가다가 다 내려온 줄 알았는데 계단이 하나 더 있다거나, 휴대폰을 너무 집중해서 보다 보니까 그렇게 해서 다칠뻔한 적이 있고, 넘어진 경우도 있고요."
[강수미]
"휴대폰 만지다가 이어폰을 두고 내려서…물건도 많이 두고 내릴 때 있고, 휴대폰만 보다가 누가 움직이길래 '아 파란불인가 보다' 하고 앞으로 나갔는데 빨간불이어서 위험했던 적이 있어요."
◀ 앵커 ▶
이처럼 스마트폰을 많이들 사용하다 보니, 편리해진 점도 많지만 피해도 적지 않은데요,
실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건너다 주위를 미처 살피지 못해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교통안전공단이 2년 전에 실시한 연구를 볼까요.
보행 중 스마트폰을 한 번 이상 쓴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96%나 됐고,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길을 걷다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살펴보면요,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09년에는 4백37건이었는데, 3년이 지난 2012년에는 8백48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당시 스마트폰 보급률이 70%였는데 지금은 90% 대로 높아졌다고 하니까,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다 발생한 최근의 사고 건수는 그만큼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엔 보행자가 아닌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보면서 주행을 했을 때는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200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지난 6년간 발생한 전국의 고속도로 교통사고 중,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보는 등 한눈을 팔아 발생한 교통사고는 3천 71건으로, 과속으로 인한 사고나 졸음으로 인한 사고보다도 많았습니다.
운전 중 어떤 행동이 가장 위험한지 살펴봤더니, 1위부터 3위까지 휴대전화와 관련된 거였는데요,
1위가 문자메시지나 카톡을 주고받는 것으로 사고 위험이 스물세 배나 늘었고 2위는 전화 걸기, 3위는 음성 통화였습니다.
◀ 앵커 ▶
그럼 이번에는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걸을 때 사고 위험이 왜 이렇게 커지는지 그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계속해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스마트폰을 쓰면 주위를 인지할 수 있는 시야각의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사람의 눈은 평상시에 이렇게 120도에서 150도 정도의 시야각을 가지고 있고, 가벼운 고갯짓이나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도 더 넓은 범위를 인지할 수 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데요.
반면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걸을 때의 시야각은 10도에서 20도 이내에 불과해 대폭 줄어들게 되죠.
다시 말해, 주위에 위험요소가 있는지 없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걷게 되고, 이 때문에 사고 위험이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로 교통안전공단이 실험을 해 봤는데요.
자전거의 경적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거리가 얼마나 되나 측정해 봤더니, 스마트폰을 안 쓰고 걸을 때는 14미터 정도 떨어져도 인지가 가능했지만 스마트폰을 쓰면서 걸을 때는 7미터 정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보다 인지 거리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호주의 한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보면서 걸을 경우 목과 몸이 뻣뻣해지면서 다리의 흔들림이 머리로 전달되고, 머리가 흔들리면 시선이 불안정해져서 순간적인 균형 감각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직선을 따라 걷게 했더니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게 됐는데 10m 정도 갔을 경우 최대 1m까지도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게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보니 해외에서도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과태료 부과 같은 대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해외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건 마찬가지인데요,
그러다 보니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보행자에게도 책임을 무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저지 주에서는 차도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과태료 85달러를 부과하고 있고요,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도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최고 120페소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보행 중에 아예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잠기도록 하는 앱이 개발되는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길을 걷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본의 한 통신회사가 실험을 해 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도쿄 시부야 번화가의 교차로는 한 번에 1천 명 이상 횡단보도를 건너는 혼잡한 거립니다.
이런 곳에서 찻길을 건너는 순간에도 열 명 중 두세 명은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교차로를 건너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횡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5개 방향에서 쏟아져 나온 보행자 1,500명의 걷는 속도를 조금씩 다르게 설정하고 시야는 정상의 1/20로 줄였습니다.
용케 피해가거나 충돌 직전에 멈추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깨를 부딪치는 경우가 속출하고 미안하다며 멈춰 서는데 뒤에서 다시 들이받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1.5 미터 거리로 접근할 때까지 앞사람을 신경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충돌이 450건 일어났으며, 넘어지거나 휴대폰을 떨어뜨린 사람이 120명,
파란불이 들어온 46초 동안 도로를 무사히 건넌 사람은 40%가 채 안 됐습니다.
◀ 앵커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마트폰 사용은 범죄 피해나 교통사고 위험만 높이는 게 아닙니다.
우리 건강에도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스마트폰, 목 디스크 유발]
스마트폰 쓸 때 고개를 얼마나 숙이는지, 최근 국내 연구진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서서 사용할 땐 평균 36도 목을 굽히는 반면, 앉아서 쓸 땐 41도로 5도나 더 기울였습니다.
특히 똑같이 앉아서 쓰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동영상을 볼 때보다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더 고개를 숙이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스마트폰 쓰면서 고개를 숙이면 목뼈가 얼마나 하중을 받는지 측정했습니다.
15도 굽혔더니 13킬로그램, 30도는 20kg, 앉아서 문자 보낼 때인 45도 정도면 하중이 23kg에 달했습니다.
스마트폰 쓰면서 30도 이상 고개 숙이면 20kg 쌀 한 포대를 머리에 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스마트폰, 뇌 활동에 악영향]
성인 한 명에게는 책을, 다른 한 명에게는 스마트폰을 주고 뇌파를 비교해봤습니다.
독서를 한 쪽은 뇌파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는 급격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알파파 즉 뇌의 안정도를 높이는 뇌파는 줄고, 초조하고 심리적 불안을 일으키는 하이베타파가 증가했습니다.
실험시간 내내 긴장상태가 유지되면서 교감신경이 자극돼 스트레스 지수도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김경철/차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
"굉장히 뇌에 트라우마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되고요. 2시간 내내 뇌가 소모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예입니다."
[스마트폰, 망막 세포 파괴]
일본 기후대학 연구진은 스마트폰에서 많이 나오는 블루라이트, 즉 파장이 짧은 푸른 광선이 실제로 망막 세포를 파괴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쥐의 망막 세포에 청색과 녹색 광선을 비췄더니, 녹색에선 변화가 없던 세포들이 청색 빛 아래에선 80%가 죽어버린 것입니다.
장시간 노출되면 눈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신기철 교수/건국대병원]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노출됐을 때는 황반변성과 같은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는 안과적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지 않을까…"
국립환경과학원 실험결과 스마트폰은 노트북의 2배, TV 화면의 5배에 달하는 청색 광선을 뿜어냅니다.
눈으로부터의 거리도 가까워, 실제 눈에 흡수되는 양은 이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사람 잡는 '스마트폰 보행', 안전 대책은?
[이브닝 이슈] 사람 잡는 '스마트폰 보행', 안전 대책은?
입력
2015-10-14 17:36
|
수정 2015-10-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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