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공공기관에 설치된 음료 자판기에서 탄산음료를 퇴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탄산음료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탄산음료 섭취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이 시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서울시의 이번 조치에 대해 알아봅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서울시 공공기관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퇴출]
다음 달부터 구청과 서울대공원 등 서울시내 공공기관 240곳에서 탄산음료 판매가 제한됩니다.
자치단체로서는 처음입니다.
[김규대/서울시 식품관리팀장]
"탄산(캔) 한 개에 각설탕 20개가 들어갑니다. 시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서 판매 제한을 하게 됐습니다."
지하철 1호선에서 8호선 역 자판기의 탄산음료는 물이나 무설탕 음료로 대체하고, 민간 회사가 운영하는 9호선에서는 진열 비율을 10%로 낮추도록 권고했습니다.
또 영양섭취 불균형과 비만, 골다공증같이 탄산음료의 부작용을 알리는 스티커도 자판기에 부착합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서울시 공공기관 자판기에서 퇴출되는 탄산음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콜라, 사이다, 과즙탄산음료들이 모두 포함이 되고요.
식품유형이 탄산음료로 분류돼 있는 에너지 음료도 퇴출 대상입니다.
다른 첨가물 없이 순수한 탄산수는 괜찮지만, 이 탄산수에 과일향이 들어간 음료도 자판기에서는 판매할 수 없게 됩니다.
서울시는 당장 다음 달부터 서울시청과 구청 청사, 주민센터, 공립 도서관이나 복지관 같은 자치시설,우체국 등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탄산음료를 제한한다는 계획이고요.
음료 자판기가 위탁으로 운영되는 지하철 1~8호선에서도 재계약 때부터는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탄산음료 판매가 제한되는 자판기는 모두 550대 정도가 되는데요.
이들 자판기에는 또 탄산음료의 유해성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 공원에 설치된 자판기는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시민 실천 사항을 발표했는데요.
목이 마를 때는 음료수 대신 가급적 물을 마시고, 음료수를 마실 때도 탄산음료는 피하고 무설탕 저칼로리 건강음료를 권장하는 내용입니다.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 때도 설탕 사용을 줄일 것을 당부했습니다.
◀ 앵커 ▶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서울시가 탄산음료에 대한 제한을 공식화한 건데요.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Q. 탄산음료 많이 즐기시나요?
[김세훈(23)]
"하루에 한 캔씩은 꼭 먹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시원한 청량감이 있다 보니까…"
[최준호(29)]
"소화 안 될 때 사이다를 사먹기도 하고, 특히 기름진 음식 먹을 때는 탄산을 또 많이 찾게 되잖아요."
[탄산음료 자판기 퇴출, 찬성한다]
[형인숙(57)]
"애들이 너무 어렸을 때부터 탄산음료에 길들여지면 건강에도 문제 있다 생각해요."
[정유미(31)]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아이를 데리고 가는데 눈에 보이면 애들이 사달라고 그러거든요."
[탄산음료 자판기 퇴출, 반대한다]
[최준호(29)]
"당 성분이 더 많은 주스 같은 음료들에도 많은데 굳이 탄산음료만 그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고 이해를 못 할 것 같습니다."
[박주현(32)]
"먹는 건 자유이기 때문에 그걸 안 먹는 사람은 안 먹을 거고, 먹는 사람은 먹을 텐데 굳이 먹는 사람의 선택권을 없애는 것 같아서요."
◀ 앵커 ▶
탄산음료 퇴출 결정은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당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데요.
김대호,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질병관리본부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음료수 섭취량을 조사해 봤더니, 우리 국민들은 물을 제외한 음료수를 하루에 135g 정도 마시는데, 이 가운데 탄산음료가 42g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에 탄산음료만 15리터 남짓 마시는 셈인데요.
그다음으로 많이 먹는 음료는 커피와 차, 과일과 채소 음료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당이 문제입니다.
탄산음료에는 단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을 넣는데요,
콜라 같은 탄산음료 한 캔에는 각설탕 8개 분량의 당분이 들어 있고, 요즘 청소년들이 많이 마시는 음료죠, '에너지' 음료로 불리는 '카페인' 음료는 무려 각설탕 9개 분량의 당분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상큼한 맛 때문에 즐겨 마시는 과일맛 탄산음료 한 캔에는 당류가 53g이나 들어 있기 때문에 이 탄산음료를 마시면 각설탕 17~18개를 한꺼번에 먹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탄산음료는 톡 쏘는 청량감과 차갑게 마시는 특징 때문에 사실 단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요.
탄산음료 한 캔만 마셔도, 하루에 필요한 당류의 절반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영양 섭취 불균형과 함께 비만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다른 위험도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성인 19만 4천 명을 8년 동안 추적 관찰해 발표한 내용인데요,
콜라를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자주 마시는 사람은 신장 결석이 생길 위험이 23% 더 높았고, 다른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도 결석이 33% 더 잘 생겼습니다.
단맛을 내기 위해 들어 있는 과당이 우리 몸의 칼슘을 소변으로 빼내 가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칼슘이 뭉치면서 결석이 잘 생기는 겁니다.
또 칼슘이 몸속에서 많이 빠져나가다 보니, 뼈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성인 2천 5백여 명을 분석했더니 콜라를 자주 마시는 여성일수록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첨가해 칼로리를 영(0)에 가깝게 만든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하는 분, 계실 텐데요,
많이 마실 경우, 심장질환에 치명적이었습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 병원의 연구팀이 5,60대 여성 6만 명을 10년간 추적했는데요.
300mL(밀리리터)짜리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하루 2캔 또는 그 이상 마시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이 30% 높았습니다.
또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 고혈압 등 심장과 관련된 질환으로 숨질 가능성은 50%나 더 높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설탕이 든 탄산음료가 노화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보도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설탕 든 탄산음료, 매일 한 캔 마시면 노화 빨라져]
콜라 캔 한 개에 각설탕이 8개나 들어갈 정도로 설탕 범벅인 탄산음료가 단순히 몸에 안 좋은데 그치지 않고, 세포까지 늙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우리 몸의 염색체 끝에는 세포 분열을 일으키는 '텔로미어'란 단백질이 붙어 있는데, 태어날 때 1만여 개로 출발하는 '텔로미어'의 염기 가닥은 나이가 들며 점점 짧아지다 사망 전엔 5천 개까지 줄어, 노화의 지표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성인 5천3백여 명을 조사했더니, 설탕이 든 탄산음료를 매일 350mL 이상 마신 사람들은, '텔로미어'가 나이에 비해 훨씬 짧아 평균 4.6년이나 세포가 더 늙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앵커 ▶
다른 나라들도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처럼 초·중·고등학교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나라가 많고, 일부 국가에서는 탄산음료에 세금을 붙이는가 하면, 담배처럼 탄산음료에도 경고문을 붙이자는 제안까지 나왔는데요.
보도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소다세는 프랑스에서 2012년부터 1리터에 우리 돈 백 원 정도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레딩대 공동연구진이 이른바 '소다세'를 부과하면 성인 비만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탄산음료 가격이 20% 오르면 매출은 15%가량 줄어, 영국의 경우 성인 비만 인구 18만 명이 줄어들 거란 겁니다.
[리차드 티핀/레딩대학]
"탄산음료는 담배처럼 세금을 부과하기 가장 적당한 대상입니다. 몸에 해롭기 때문입니다."
[탄산음료에도 담배나 술처럼 경고문구]
담배나 술처럼 탄산음료에도 유해 경고문을 부착하자는 법안이 미국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 상정됐습니다.
'설탕이 포함된 음료수는 비만, 당뇨,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소비자 반응은 엇갈립니다.
[브리트니/경고문 부착 찬성]
"저는 성분을 항상 보는데 다른 사람들도 경고문이 있다면 확인할 겁니다."
[로드리게스/경고문 부착 반대]
"극소수의 사람들만 보겠죠. 대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마실 겁니다."
◀ 앵커 ▶
요즘은 탄산음료의 대명사인 '콜라'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에선 탄산가스 말고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탄산수'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빠지는 코카콜라…콜라 매출 '흔들']
콜라를 따르자, 설탕이 수북이 쌓이고, 지방 덩어리가 뚝뚝 떨어집니다.
콜라의 유해성을 알리는 광고들입니다.
9년째 전체 탄산음료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끄떡없던 코카콜라 판매량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1% 하락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하루 8억 잔을 마실 정도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해온 코카콜라인 만큼 단 1% 하락에도 업계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 10%, 유럽 5% 하락 등 선진국의 소비 감소가 뚜렷해졌습니다.
[댄 버루/기업 분석가]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료를 찾고 성분을 자세히 보기 때문에 내용물을 바꿔야 할지도 모릅니다."
130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탄산수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2013년 말 200억 원까지 성장했습니다.
[윤민지]
"탄산수를 먹고 나니까 청량감이나 느낌은 (탄산음료랑) 비슷한데 훨씬 건강해지는 느낌…"
시장에는 탄산수가 나오는 냉장고, 일반생수를 탄산수로 바꿔주는 제조키트 등 관련 상품까지 잇따라 출시되고 있습니다.
탄산이 장을 자극해 변비 예방과 소화운동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탄산수의 가장 큰 인기비결입니다.
하지만 위가 약한 사람들은 탄산수를 많이 마시면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수 있고, 양주에 탄산수를 섞어 마실 경우 알콜의 체내흡수를 빠르게 해 간에 지나친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건강 안 좋다' 공공기관 자판기서 탄산음료 퇴출
[이브닝 이슈] '건강 안 좋다' 공공기관 자판기서 탄산음료 퇴출
입력
2015-10-22 17:37
|
수정 2015-10-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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