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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카카오 블랙' 운행, 기존 택시와 다른 점은?

[이브닝 이슈] '카카오 블랙' 운행, 기존 택시와 다른 점은?
입력 2015-11-04 18:05 | 수정 2015-11-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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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배기량 3천cc급 이상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택시로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어제부터 서울에서 시작됐습니다.

    바로 '카카오택시 블랙'인데요.

    기본요금이 8천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먼저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지부터 알아봅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검은색 벤츠 승용차가 길가에 섭니다.

    정장 차림의 기사가 직접 문을 열어줍니다.

    "반갑습니다. 신촌 가시는 고객님 맞으십니까?"

    고급 택시를 표방하고 서울에서 첫 운행에 들어간 '카카오 택시 블랙'입니다.

    차 안에는 생수에, 응급처치 장비도 준비돼 있습니다.

    기본요금은 8천 원, 일반 택시보다 3배 가까이 비쌉니다.

    요금은 카카오페이에 등록된 신용카드로만 낼 수 있고 현금은 안 받습니다.

    운행을 시작한 100여 대 전부가 벤츠 등 배기량 3천cc급 수입차입니다.

    겉에 택시 표시도 없고, 노랑색 번호판만 제외하면 일반 외제 승용차와 똑같습니다.

    사실상 기존의 택시 개념이 무너진 셈입니다.

    ◀ 앵커 ▶

    먼저 차가 고급 외제 승용차라는 점, 또 기본요금이 비싸다는 점 외에도 이 서비스는 기존 택시와는 다른 점들이 많습니다.

    어떤 점이 다른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일단 차량 외관부터 기존 택시와는 확연히 다르죠.

    먼저, 멀리서도 택시인지 아닌지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해주던 표식이 모두 사라졌는데요.

    차량 중앙에 모자처럼 달려 있던 택시 간판도 없고, '빈 차' 또는 '예약'이라고 써 있는 LED 표시장치도 없습니다.

    그래서 번호판이 노랑색인 것만 제외하면 언뜻 일반 외제 승용차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입니다.

    두 달 전,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영업용 택시의 부착물 규제가 완화돼 법적으로 가능해졌고, 또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호출 예약제'로만 운행하기 때문에 굳이 멀리서도 인식이 가능한 표식을 갖춰야 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택시 내부도 다릅니다.

    먼저 뒷좌석에는 이동 중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생수와 휴대전화 충전기가 비치돼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차량 안에 통상적으로 쓰이던 요금 미터기가 없다는 건데요.

    대신 카카오택시 블랙을 호출한 스마트폰 앱이 거리와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해 요금을 책정하고, 차에서 내릴 때, 스마트폰 앱에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로 택시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됩니다.

    그러니까 호출부터 요금 책정, 또 결제까지 모든 과정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이뤄지는 겁니다.

    다시 말해, 평소처럼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내밀면서 "계산해주세요."라고 할 필요가 없고, 현금으로 결제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 겁니다.

    그럼 기존 택시에 비해 요금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일단 기본요금부터 비교해보면, 일반 중형 택시는 3천 원, 모범택시는 5천 원, 카카오 블랙 택시는 8천 원으로 일반 택시 기본요금보다 5천 원 더 비쌉니다.

    실제로 같은 거리를 두고 요금 비교 시뮬레이션을 해 봤습니다.

    종각에서 출발해 여의도에 도착하는 10km 구간의 경우,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봤더니, 일반 중형 택시는 10,500원.

    모범택시는 16,200원, 카카오 블랙은 26,200원으로,

    모범택시보다 1만 원 더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개포동에서 분당 서현동까지 15km 구간인데요.

    카카오 블랙의 요금이 3만 2천 원으로, 1만 3,600원 나온 일반 택시 요금의 2.5배 정도, 2만 1,400원 나온 모범택시 요금의 1.5배 정도 됩니다.

    카카오 블랙 택시는 이처럼 요금이 많이 비싼 만큼, 기사들이 이런저런 교육을 따로 받는다고 하는데요, 어떤 건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변진하/'카카오택시 블랙' 기사]
    "저희는 일주일 동안 예절교육과 친절교육, 안전운전에 대한 교육을 받아서 질 높은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심폐소생술 이런 교육을 하고, 고객을 잘 접대하기 위한 미소라든가 이런 다양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 앵커 ▶

    국내 최초로 도입된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에 대해 시민들은 어떤 반응일까요?

    비싼 요금을 내고도 이용할 의사가 있는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 리포트 ▶

    [윤동신]
    "잠깐 타는 택시인데 너무 좋은 차가 필요한가 싶습니다."

    [강재용]
    "굳이 그렇게 8천 원까지 내면서까지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김효주]
    "정말 위험한 지역이거나 어쩔 수 없이 승차거부를 당했을 때는 한 번쯤은 이용할 것 같아요."

    [김현령]
    "물이나 이런 것들이 있다고 하니까 급할 때는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밤늦은 시간에 간혹 이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정분]
    "기본요금이 8천 원이든,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우리 나이 먹은 사람은 쓰기 불편해서 안 써요."

    ◀ 앵커 ▶

    네, 비싸더라도 블랙 택시 서비스를 한 번 쯤은 이용할 것 같다고 답한 시민들은 대부분 기존 택시에 대해 갖고 있던 불만을 얘기하셨는데요,

    개선이 잘 되지 않는 택시 서비스에 대한 고질적인 불만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택시 기사분이 운전을 너무 험하게 해서 사고가 날까 위험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승객을 빨리 데려다 주고, 더 많은 승객을 태워야 하는 택시 기사들의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죠.

    최근에는 난폭운전도 일종의 협박이라고 보고,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내린 경우도 있었는데요,

    먼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택시가 출발하더니 갑자기 속도를 높입니다.

    옆 차선에 가던 차를 순식간에 추월하고,

    한 번에 차선을 몇 개씩 바꿔가며 곡예 운전을 합니다.

    마치 경주라도 하듯 도로를 휘젓더니, 앞에서 서행 중이던 굴착기 뒤에 바짝 붙는 순간, 급격하게 속도를 줄입니다.

    약속에 늦어 조금 빨리 가줬으면 한다는 승객의 독촉에 화가 나 일부러 난폭 운전을 벌인 겁니다.

    검찰은 난폭 운전을 한 택시 기사 40살 김 모 씨에게 '특수협박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재판부는 "승객이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꼈다면 특수협박죄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택시가 다른 차량이나 행인을 위협했을 때 협박죄가 적용된 판결은 많았지만, 함께 타고 있던 승객에 대한 협박죄가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또 하나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바로 '승차거부'인데요,

    저녁 약속이 많은 목요일 밤이나 금요일 밤 서울 곳곳의 번화가에서는 택시 잡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죠.

    승차거부를 한 택시 기사에게는 과태료를 20만 원을 부과하고, 세 번 적발되면 면허를 아예 취소하는 삼진아웃제까지 도입됐지만, 승차거부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서울시에 적발된 승차 거부는 4천 건이 넘습니다.

    화면,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밤이 깊어지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힐튼호텔이요." (안 가요.)

    차도에 나가 택시를 잡는 위험한 장면도 목격됩니다.

    택시는 행선지를 듣고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이준엽]
    "(택시가) 근거리 별로 안 가려고 그러죠. 그래서 택시 잡기가 힘들고…"

    "압구정동이요!"

    택시 한 대가 나타나자 찻길 안쪽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고, 겨우 택시를 세우더라도 실제 집까지 잡아타고 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승차 거부 때문입니다.

    행선지조차 묻지 않거나, 승차를 거부하고, 슬며시 '빈차' 표시등을 꺼버리는 택시까지.

    [승객]
    "손을 흔드는데 아예 이쪽 차선으로 들어오지 않아요, 택시가. 택시 잘 잡히는 쪽으로 가서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버스도 안 오네."

    [이태권]
    "한 15분 기다린 것 같아요. 춥고 그런데다 쌩 하고 가시니까…나쁘죠. 울화통이 터지죠."

    ◀ 유선경 아나운서 ▶

    난폭운전과 승차거부 외에도, 택시 기사의 불친절한 태도나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말투, 또 모자를 푹 눌러쓰거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불량한 복장도 승객들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데요,

    특히 택시기사가 운전을 하다가 혼잣말로, 혹은 다른 차량을 향해 내뱉는 욕설은 승객들이 꼽는 대표적인 불편 사례로 꼽힙니다.

    ◀ 앵커 ▶

    '카카오 택시 블랙'의 비싼 요금 때문에 아직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텐데요.

    의외로 일반 택시 기사분들 중 상당수가 블랙 택시의 등장을 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이 내용은 김대호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김대호 아나운서 ▶

    택시 기사들이 블랙 택시의 등장을 환영하는 배경에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콜택시 서비스 앱 '카카오택시'가 있습니다.

    카카오택시 앱이 나오기 전까지는 택시 기사와 승객 모두 콜 서비스 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는데요.

    경기도 안 좋고, 사납금에 대한 부담이 큰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업체에 내는 월 3만 원에서 5만 원의 수수료도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 '카카오 택시'가 나오면서 택시 기사와 승객 모두 무료로 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런 장점을 등에 업고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시작 반년 만에 콜택시 업계 점유율이 64%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무료 서비스를 언제까지 제공할 수 있을지였는데요.

    카카오 측은 기존의 '카카오 택시' 앱을 계속 무료로 서비스하는 대신, 고가의 블랙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산입니다.

    무료 콜 서비스를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 입장에서는 블랙을 환영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콜택시 업체들은, 이렇게 되면 자신들 같은 중소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 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택시기사들이 얼마 전 한 콜택시 업체에서 받은 문자입니다.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단속하고 있으니 '이중콜'을 하지 말라.

    카카오앱으로 승객을 태우면 콜택시 손님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택시기사]
    "(전화로) 대뜸 신고가 들어왔다, 카카오콜하고 같이 쓰게 되면 제명에 위약금도 물릴 수 있다."

    위기라고 느낀 기존 콜택시 업체들이 기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한 겁니다.

    [콜택시 업체]
    "결국 우리는 문을 닫아야 하는 거거든요. 카카오가 과연 무료를 언제까지 할 것인가를 물음표를 던지고 싶고요."

    [택시기사]
    "저희는 좋은 것 같아요. 주소를 입력해서 어디로 찾아가야 하는 이런 것도 없고."

    대리운전시장에도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들로 편이 나뉘었습니다.

    [이기복/한국대리운전업협동조합 회장]
    "소상공인을 죽이는 이런 (다음카카오의) 대리사업의 진출에 대한 포기를 원합니다."

    [김종용/전국대리기사협회장]
    "대리기사들에 대한 수탈과 무도한 횡포가 극에 달해 있습니다. (다음카카오의 진출은) 골목깡패를 소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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