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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레이더] 美 한인 여고생 살인사건 16년 만에 재조명

[특파원 레이더] 美 한인 여고생 살인사건 16년 만에 재조명
입력 2015-12-31 17:56 | 수정 2015-12-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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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6년 전 촉망받던 한인 여고생이 잔인하게 살해된 채 매장된 사건이 미국에서 있었습니다.

    학교 급우였던 살해범은 종신형 복역 중인데,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 한인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문호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 리포트 ▶

    1999년 1월 추위가 살을 에는 워싱턴 인근 볼티모어의 한 공원에서 17살 여고생 이혜민 양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실종 한 달 만이었습니다.

    [랠프 그레이엄/당시 학교 운동부 교사]
    "비극입니다. 특히 졸업반 여고생의 죽음은 너무 안된 일입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같은 학교에 다니던 남자 친구 아드난 사이드.

    사이드와 이 양이 실종 한 달 전 헤어졌고, 이 양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앙심을 품었다고 경찰 보고서에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 수사관]
    "수사관들은 부검의와 협조해 이 여성이 얼마나 오래 숲에 묻혀있었는지 파악 중입니다."

    사이드는 결국 1급 살인 혐의가 적용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지금은 컴벌랜드에 있는 주 교도소에서 15년째 복역 중입니다.

    [이혜민 모친/사건 당시]
    "혜민이의 그 밝은 모습을 못 본다는 게 정말 가슴 아프고, 그렇게 잔인한 짓을 했다는 것을..."

    하키에 열심이었던 영재학생 혜민 양은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밝은 소녀였습니다.

    [이혜민(당시 17세) 생전 인터뷰]
    "라크로스를 2년 한 뒤 필드하키도 2년 동안 했어요. 또 남자애들 레슬링도 관리해주고요."

    그런데 최근 볼티모어 순회법원이 범인에게 내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고 소명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 10월 미국 인기 팟캐스트 [시리얼]이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아드난이 진범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고 사건 당일 그와 함께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시리얼 방송(팟개스트)/작년 10월]
    "(용의자와) 일치하는 DNA나 신체 조직, 머리카락이 발견되지 않았고 신발 바닥에도 사건 장소와 일치하는 흙이 발견돼지 않았습니다."

    당시 충격 속에 범죄규탄시위까지 벌였던 한인사회는 결백을 주장할 범인의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고통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대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문호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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