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얼마 전 한 백화점에서 이 여성 의류 브랜드를 소개하는 광고글입니다.
볼까요.
아티스틱한 감성을 바탕으로 꾸띄르적인 디테일을 넣어 페미닌함을 아트적인 느낌으로.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이렇게 외국어도 아니고 우리말도 아닌 희한한 문체와 말투가 요즘 도처에서 등장하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목숨걸고 지켜낸 선열들이 보시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김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하철 객차 안에 붙은 자동차 광고입니다.
슬릭하면서도 핏한 익스테리어에 반전을 주는 인테리어 패키지.
컨피던스하게 클리어한 뷰를 겟하는 리얼 쿨가이의 프로젝션 안개등.
조사를 빼고는 온통 영어 단어로 나열된 문장들...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봤습니다.
◀ 이효빈 / 이세호 ▶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는 것을 굳이 있어 보이겠다고 저렇게 적어서 사실 저거 해서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 몇 명 안 될 거거든요 그냥 허세 같아 보여요."
광고회사 측은 젊은 구매층의 흥미를 끌기 위한 광고라고 설명했습니다.
◀ 광고제작사 ▶
"타깃(구매층)들이 즐겨서 보는 내용이나 유행, 기법을 소재로 삼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이런 식의 문체와 말투는 패션업계에서 시작됐다고 해서 외국 패션잡지의 이름을 따 보그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패션 방송 출연자 ▶
"락시크한 것을 좋아해서 락시크한 코디에 고스룩을..."
하지만 요즘은 패션업계를 넘어 각종 상품 광고와 홍보 글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재료는 인케이스, 푸드는 쇼케이스"
좀 더 비터하고 호피스러운 맛이 일품인 맥주도 있고 아침에 생생해지기 위해 '해브 어 굿잠'하라는 침대광고도 있습니다.
이렇게 굳이 영어를 끌어쓰는 이유는 뭔가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한 건데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지나치게 되면 고유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경시 풍토를 낳을 수 있고 또 계층 간 세대 간 보이지 않는 문화적 갈등을 촉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외래어의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 내용보다는 겉치레를 중시하는 세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뉴스데스크
김준석 기자
[집중취재] 외국어도 아니고 우리말도 아닌 보그체를 아십니까?
[집중취재] 외국어도 아니고 우리말도 아닌 보그체를 아십니까?
입력
2015-03-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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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03-0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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