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서면, 요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느껴보라며 관할구청이 오늘까지 사흘째 청소를 하지 않고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부산 도심을 윤파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담배꽁초와 전단지가 뒤섞여 나뒹굽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쓰레기 천지입니다.
불법투기 경고판도 무용지물입니다.
작정하고 버린 쓰레기봉투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이홍란/지역 주민]
"항상 오면 이렇게 지저분하더라고. 시골도 아니고 도시가 이게 뭡니까, 이게."
부산 도심이 쓰레기장으로 변한 이유는 구청이 쓰레기 투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겠다며 사흘간 거리 청소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급한 대로 상인들이 나서 거리를 청소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넘치는 쓰레기는 인도 곳곳을 점령했습니다.
[하계열/부산진구청장]
"(시민이) 쓰레기 안 버리는 데 우리도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분위기는 일단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청의 이런 강경 대응에 대해 시민 불편을 볼모로 한 충격 요법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시민도 적지 않습니다.
[오대훈/상인]
"솔직히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아요. 항상 이 상태로 가겠죠. 이 거리는 어쩔 수가 없어요."
3년 전에도 부산 진구청은 하루 동안 청소파업을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습니다.
MBC뉴스 윤파란입니다.
◀ 앵커 ▶
부산 상황 보셨는데요,
넘쳐나는 쓰레기를 지자체가 해결하지 못해 극단적인 조치가 나온 사례입니다.
부산만 이런 게 아닐 텐데요?
윤성철 기자, 전국 곳곳에서 쓰레기와 전쟁이 벌어지고 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2017년까지 '쓰레기 직매립 제로'를 선언하고 전면적인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는데요.
실제로 양천, 강서, 영등포구에서 나온 쓰레기가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달 초 쓰레기 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러자 불과 닷새 만에 5백 톤 규모의 쓰레기가 공터에 쌓여 민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한 해 관광객 천만 시대를 연 제주도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최근 쓰레기가 급격히 늘면서 소각장에 적정 재고량의 4배를 웃도는 쓰레기가 몰리기도 했는데요,
결국 서귀포시는 앞으로도 분리수거가 10% 이상 안 돼 있을 경우 쓰레기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인천 수도권 매립지 역시 일단 내년 말까지 사용 연장은 됐지만,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된 쓰레기가 계속 들어올 경우 향후 매립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쓰레기를 줄이려는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윤지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중순부터 주민들이 불법 쓰레기 집중감시를 벌이고 있는 수도권 매립지입니다.
분리수거가 안 된 쓰레기 등은 못 들어오게 하겠다는 건데 효과는 즉시 나타났습니다.
집중감시 전 하루 1만 2천여 톤이던 반입량은 이후 1만여 톤으로 줄었고, 매립지로 들어오는 쓰레기차도 20% 가까이 줄었습니다.
[오기력/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반입관리처]
"재활용품이 10% 이상이 포함되면 적발하고 30%가 넘으면 반출(되돌려보내고)하고 있습니다."
분리 배출 규정을 바꾸려다 비판받았던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줄일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울산시는 폐기물 줄이기 교육에 나섰고 수원시나 성남시는 불법 투기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연철/성남시 쓰레기불법투기 단속원]
"(우편물 등) 발송주소지가 확인이 됐을 때 그 주소지를 바탕으로 저희 단속반이 (과태료를 물립니다.)"
하지만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배재근 교수/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배출) 품목을 확대시키고 시민이 알게 해서 어떤 쓰레기든지 배출이 되면 수집 운반이 되도록, 재활용되도록 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결국 자발적인 주민들의 참여만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주민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자체의 다각적인 유인책 발굴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윤지윤입니다.
뉴스데스크
윤파란 기자
윤파란 기자
쓰레기장 된 부산 서면…이유는?
쓰레기장 된 부산 서면…이유는?
입력
2015-03-16 20:49
|
수정 2015-03-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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