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NG족'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대학교 교과과정이 4년이지만, 일부러 또는 다른 이유로 졸업을 안 하고 있는 대학 5학년생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왜 졸업을 안 하고 있는 걸까요?
"졸업생은 백수라고 사람들의 인식이 안 좋지만 취업준비생이라고 포장할 수 있어요."
"아직은 졸업하지 않은 공부 중인 상태에서 취업이 된 다음에 졸업을 하면 부모님께도 좀 더 마음이 편하고.."
역시 취업 때문인데요.
한해 1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3명 중 1명이 제때 사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긴데요.
조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취직을 준비 중인 금 모 씨.
학점은 다 채웠지만, 다시 수업료를 내고 졸업을 미뤘습니다.
집안 눈치를 보며 혼자 공부하느니 학교가 차라리 편합니다.
[금00/대학 5학년]
"날 받아줄 곳이 하나도 없고 지금은, 학교에 있는 게 조금 더 소속감도 들고... 요즘 우스갯소리로 졸업 유예를 하면 왕따고요, 졸업을 하면 백수라고 하거든요."
그렇다고 학교 머물기가 쉬운 것도 아닙니다.
역시 졸업을 미룬 이 모 씨는 재학증명서를 떼려 했지만 졸업 학점을 다 이수한 수료생이라서 거절당했습니다.
추가등록금 60만 원을 내야 했습니다.
[이00/대학 5학년]
"당황했죠. 수료생이구나. 졸업한 건 아닌데 학생도 아니니까. 안 그래도 불안한데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내모는듯한"
지난해 4년제 대학 200곳 중 166개 대학에서, 9학기 이상 다니는 학생은 12만 5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한해 입학생이 36만 명 정도니까 30% 정도가 제때 졸업을 못하는 겁니다.
이전과 달리, 졸업을 미루려면 추가등록금을 내라는 대학이 늘면서 '대학5년생'들이 낸 등록금도 6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민석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캠퍼스에 남아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이 과도한 등록금을 징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교육부가 이 문제를 시정할 수 있도록."
사회로 나가기도 학교에 머물기도 어려운 대학교 5학년.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 앵커 ▶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꺼려하고 5학년으로 남으려는 이유는 뭘까요?
기업들이 졸업생보다 재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일까요?
양효걸 기자가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본격적인 취업시즌에 돌입한 대학가에는 인턴채용공고가 쉽게 눈에 띕니다.
지원자격은 대부분 재학생과 졸업예정자로 졸업생은 아예 뽑지 않습니다.
[김하은]
"(기업들이) 졸업한 사람들을 뽑기보다는 초과학기를 해서라도 재학생 신분에 있는 사람들을 뽑기를 원하기 때문에..."
토익에서 자격증까지 소위 '스펙'을 갖추는 데 쏟는 시간은 평균 1년 이상.
대학에 남는 것이 도서관 이용부터 밥값 등 자잘한 생활비까지 혜택도 많고 인턴이나 공모전 기회도 대학생들에게 쏠려있어 그만큼 취업에 유리하다는 계산입니다.
'5학년' 증가엔 재학생을 우대하는 기업들의 채용문화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졸업을 한 취업준비생보다 재학생들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고, 이직률도 더 낮다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대기업 관계자]
"아무래도 대기업 대부분이 신입사원의 90% 이상을 재학생 위주로 채용한다고 보시면 되고요."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기업 관계자들이 졸업 후 공백이 긴 지원자를 꺼린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특히 삼성, 현대차, LG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인턴채용 비율을 늘리면서 졸업생들의 취업문은 점점 더 좁아지는 겁니다.
[변지성/잡코리아 수석연구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십이나 기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졸업생보다는 (재학생에게 기회가 많습니다)."
지난해 대졸자 취업률은 55%에 불과합니다.
졸업생의 절반가량은 더 좁아진 기업의 취업문을 통과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뉴스데스크
조윤정 기자
조윤정 기자
[집중취재] 기업 재학생 선호, 백수 되느니…'대학교 5학년' 12만명
[집중취재] 기업 재학생 선호, 백수 되느니…'대학교 5학년' 12만명
입력
2015-03-21 20:29
|
수정 2015-03-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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