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30대 남자와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숨진 채 발견됐던 10대 가출 소녀 사건 기억하시죠.
10대 소녀가 남자를 만나게 된 건 채팅 어플을 통해서였습니다.
이처럼 채팅 어플은 성매매는 물론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동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숨진 10대 소녀 한 모 양이 성매매 남성과 만났던 채팅어플입니다.
어플에 접속해 나이와 성별을 입력하면 곧장 대화가 시작됩니다.
대화방엔 성매매 상대를 찾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글 중에는 10대 여학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대화명에는 나이와 함께 상대여성과의 거리도 표시됩니다.
지금 바로 만나자는 한 20대 여성에게 말을 걸어봤습니다.
1분 만에 상대 여성에게서 액수와 구체적인 조건이 담긴 답장이 도착합니다.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가봤습니다.
5분이 지나자, 한 여성이 나타납니다.
모텔로 이동한 뒤, 취재진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올해 스무 살인 이 여성은 10대 때부터 채팅 어플을 통해 성매매를 해왔다고 말합니다.
[성매매 여성]
"(성매매를 하는 날은)친구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말씀드렸고요. 학교만 가면 되니까 저는. (다른 친구들은)모텔에 장기 투숙했어요."
위험한 걸 알면서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고 합니다.
[성매매 여성]
"걱정이 없으면 거짓말인데요. 하루에 거의 못해도 40만 원이니까.(잘되면요?) 80에서 100만 원 버니까요."
최근엔 포주가 10대 청소년 등을 고용해 채팅앱에 상주하며,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성매매 여성]
"실장이라고 해야하나. 여자인척 하고 성매매를 잡아주는 거에요. 나가는 거는 내가 하는 거죠."
이렇게 성매매를 조장하는 채팅앱은 정부가 파악한 것만도 700여 개.
거의 다 무료로 가입할 수 있고,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어플도 35퍼센트에 불과해, 청소년들이 성매매로 빠지는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 기자 ▶
이런 채팅 어플은 마약 거래에도 악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개인정보 없이 가입할 수 있는데다, 대화 내용도 저장 기간이 짧아, 별다른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인데요.
박진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대기·얼음, 크리스털 판매"
"전국 배송..수도권 1시간 내 거래"
한 인터넷 광고 글입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로 광고를 하는 건데 검색 한 번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취재팀은 경찰과 공조해 광고글에 있는 채팅 어플 아이디로 연락을 해봤습니다.
돈만 보내면 퀵서비스로 마약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약 판매상]
"아무래도 이쪽 분야는 물건이 합법적이지 않다 보니까…"
다른 어플을 통해 판매자는 직거래로 필로폰을 넘기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약속 장소인 휴게소에 나갔습니다.
기다린 지 20분쯤 지나자 장소를 바꾸겠다는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마약 판매상]
"차 돌려서 어디로 오는가하면 가시다 보면 첫 번째 휴게소 00 나올 거예요. 뒤에 (미행) 붙는 거 있는지 없는지 확인 중이니까…"
이리저리 장소를 바꾸며 30분이 지난 뒤, 한 남성이 갑자기 차에 올라타더니 물건을 건넵니다.
[마약 판매상]
"약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여유분으로 조금씩 더 넣었어요."
성인이 다섯 번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며 현금 60만 원을 받고는 바로 사라집니다.
[마약 판매상]
"하루 이틀 전에 미리 연락주시고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검색 한 번으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겁니다.
지난 2월에는 채팅 어플을 통해 신종 마약인 허브 마약을 구입한 10대 9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실제 마약 관련 범죄로 경찰에 검거된 청소년의 수도 2012년 10명에서 2년 만에 4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김광진/서울경찰청 마약계 경감]
"판매자들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 SNS를 이용하는 거죠."
경찰은 현행 채팅 어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단순한 호기심에 접근했더라도 형사처벌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뉴스데스크
이동경, 박진준
이동경, 박진준
[뉴스플러스] 성매매부터 마약거래까지…범죄 창구 '채팅 어플'
[뉴스플러스] 성매매부터 마약거래까지…범죄 창구 '채팅 어플'
입력
2015-04-27 20:34
|
수정 2015-04-27 21:08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