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과자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새우깡입니다. 가격을 한 번 볼까요?
부피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180g짜리는 권장소비자가격을 2000원이라고 해 놨는데 400g짜리는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가격 표시가 제각각이죠.
이렇게 똑같은 과자라도 동네 가게에서 살 때와 또 편의점, 대형마트에서 살 때 가격이 달라서 과연 원래 값이 얼마인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고무줄 같은 과자 가격, 어떤 이유가 있는지 심층취재했습니다.
먼저 오상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롯데제과 카스타드 한 상자.
정상가격이 4천원으로 적혀있지만 대형마트 회원이라면 40% 저렴한 2,4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정상가 4천원대인 홈런볼은 3천원대에 정상가 3천원대인 맛동산은 2천원대에 팔립니다.
하지만 이 '정상가'는 원래 가격이 아닌 대부분 유통업체가 표시한 가격입니다.
[강민지]
(원래) 과자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요? "자세히는 모르겠는데..1천 원에서 2천원하는 것 같아요. (마트마다) 다 다르니까."
초코파이 한상자를 보면 인터넷에서는 2,800원, 대형마트에서 3,300원 편의점에서는 4,200원에 팔립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의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유통업체 측에서 소비자가격을 적지 않고, 다양한 용량의 과자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과업계 관계자]
"채널 별로 요구하는 양이 다 달라요, 그걸 어떻게 다 가격을 표시를 하냐는 거죠, 가격을 결정하는 건 유통 매장이에요."
과자 포장에는 희망소비자가격이 적혀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가격표시가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인데 제조사와 유통업체는 필요에 따라 가격을 표시하거나 빼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오상연입니다.
◀ 앵커 ▶
이렇게 정부가 가격 표시 여부를 자율에 맡긴건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이 경쟁을 통해서 값을 낮추기를 기대한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건지 김지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삼양의 짱구, 오리온의 팝핑칩스, 롯데 꼬깔콘, 서로 다른 과자들이지만 가격은 모두 1,980원..10원 단위까지 같습니다.
제조사들은 유통업체가 정한 것이라고 말하고 유통업체는 제조사들이 비슷한 가격으로 가져온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가격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권장소비자가격을 폐지했지만 이는 과자값 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재료비 같은 원가가 올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밀가루, 옥수수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반값으로 내렸는데도 과자 가격은 유지됐습니다.
[제과업체 관계자]
"물류비용이라든지, 광고라든지, 판촉이라든지, 판매관리비 관련 비용이 상승해도 인상요인이 발생합니다."
국내 과자시장은 6개 대형업체가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 치열한 가격 경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또 과자나 라면은 가전제품과 달리 소비자들이 가격비교를 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최철 교수/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
"과자가격이 소액이다보니까 그 품목이 비싸다고 해서 다른 품목을 찾는 소비자도 많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권장소비자가격을 다시 표시하라고 권고했지만, 업체들은 잘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국내 4대 라면 제조사들은 가격 담합이 적발돼 1천3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MBC뉴스 김지훈입니다.
◀ 앵커 ▶
과자가격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질소과자 논란도 일었죠.
이렇게 국산 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틈을 수입 과자들이 파고들어 시장을 넓히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알록달록 젤리부터 짭짤한 스낵, 달콤한 초콜릿까지.
30개국에서 온 6백 가지의 과자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수진]
"용량도 많은 것 같고요, 맛도 국내산이랑 다르게 진한 맛."
지난해 5월 첫 점포를 낸 이 수입과자 전문점은 1년도 안 돼 130개로 매장을 늘렸습니다.
국내 제과업체 상술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정직한 포장, 다양성까지 갖춘 수입과자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제 대형마트에서 파는 과자 네 개 중 한 개는 수입과자이고, 아예 해외직구로 과자나 초콜릿을 박스 째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황성환]
"포장이나 이런 걸 빼고 안에 내용물이 많다보니까 가격적인 면에서 만족감이 크고요."
국내 제과업계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업체는 제품 포장의 빈 공간을 줄이거나 과자를 더채워 매출이 15% 늘어나는 효과를 봤습니다.
[이준영/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
"제품 정보에 대해서 상세하게 분석하고 해부를 해서 하나하나 투명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어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과자업체들이 전통의 히트상품에 안주하며가격 경쟁을 등한시하는 가운데과자 수입액은 해마다 10%가량 늘어 4년만에 2배로 커졌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뉴스데스크
오상연 김지훈 신정연
오상연 김지훈 신정연
[심층취재] 가격 표시도 '들쭉날쭉'…고무줄 과자값의 비밀
[심층취재] 가격 표시도 '들쭉날쭉'…고무줄 과자값의 비밀
입력
2015-05-04 20:17
|
수정 2015-05-0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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