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길이 1mm 정도로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작은 벌레는 소나무 재선충입니다.
이 벌레가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소나무로 옮겨가서 재선충병을 일으키는데요.
일단 감염이 되면 수분기를 모두 막아서 100% 말라죽게 하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없는데 이미 전국의 소나무 860만 그루가 이 재선충병으로 말라죽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공윤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입니다.
초봄인데도 양동마을 뒷산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소나무가 모두 재선충병으로 말라죽은 겁니다.
올해 집중 방제 기한인 4월 중순이 지났지만, 고사목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재선충병을 막으려면 병을 옮기는 솔수염 하늘소를 없애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죽은 나무들을 제대로 처리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관리가 엉망입니다.
도로 50미터 안의 말라죽은 소나무는 잘게 부숴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금 이곳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습니다.
더 남쪽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약품 처리한 비닐 천막 수백 개가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깊숙이 들어가자 감염된 소나무가 그대로 널려 있습니다.
솔수염 하늘소가 성충으로 변해 활동하는 시기는 4월 말부터 8월까지. 잘라내기만 하고 방치 한 소나무 속에서 솔수염하늘소는 이미 성충이 되고 있습니다.
[전향미 박사/국립산림과학원]
"(감염을 막으려면) 산란을 할 수 있는 서식처가 되는 고사목들을 전량 제거하고 완벽하게 처리를 해줘야 됩니다."
재선충병 방역은 지자체 관할, 그러나 매년 이렇게 허술한 대처가 계속되면서 재선충병은 발생 25년 만에 75개 지자체,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 됐습니다.
이대로라면 몇 년 안에 한국에서 소나무가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규태 국장/산림청 산림보호국장]
"잘 방제했는지 여부를 가지고 지방자치단체를 평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지난 25년 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재선충 방제에 사용한 비용은 4천7백억 원에 이릅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뉴스데스크
공윤선
공윤선
[집중취재] 한반도에서 소나무 사라지나…허술한 방제에 재선충 확산
[집중취재] 한반도에서 소나무 사라지나…허술한 방제에 재선충 확산
입력
2015-05-0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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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05-0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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