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장사를 하기 위해 세를 얻을 때 건물주에게 내는 임대료 말고도 이전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주는데요.
일종의 자릿세 개념인데 전국적으로 규모가 33조원에 달합니다.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권리금을 통째로 날리는 경우가 허다했는데요.
하지만 관련 법 개정으로 이제 보호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죠.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이동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명동의 한 상가 건물.
7년째 고시원을 운영해온 이성순 씨는 이달 말까지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건물주는 새 세입자를 들이지 않고 직접 장사를 하겠다고 말해 권리금 2억 원을 모두 날릴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성순 / 상가 세입자]
"권리금이 2억 3천만 원 들었고, 3억 원 넘게 투자가 됐어요. 그런데 권리금은 한 푼도 인정을 안 해주겠다고 하고, 건물 원상복구 비용도 빼고 주겠다고..."
하지만 지난주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이씨는 곧바로 혜택을 보게 됐습니다.
개정된 법에 따라, 건물주가 세입자를 내보낸 뒤 그 자리에서 직접 장사를 하더라도 권리금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입자의 안정적인 권리금 회수를 위해 건물주는 세입자끼리 권리금을 주고받는 것을 방해할 수 없고, 세입자가 찾은 다음 세입자와의 계약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해서도 안 됩니다.
건물주가 이를 어길 경우 세입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권리금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단, 세입자가 3개월 이상 임대료를 내지않았다면 건물주는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에 협조할 의무가 없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 앵커 ▶
하지만 여전히 권리금을 보호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적지 않습니다.
개정안의 허점과 남은 문제점은 뭔지, 이어서 박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종로의 한 건물.
이 여성은 권리금 2억 원을 내고 고깃집을 운영했는데, 최근 재건축이 결정되면서 권리금을 찾을 길이 없어졌습니다.
[박보연/상가 세입자]
"재건축하니까 너는 나가라고 하는데2억 5천만원 다 날리고 제가 어디가서 무슨 가게를 하며, 저는 빚더미에 거지가 되는 거에요."
이렇게 건물이 재건축 또는 재개발 되면서 권리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전체 권리금 분쟁 사례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세입자가 예전 세입자에게 준 권리금을 건물주가 보상해줄 근거가 약하다는 이유로 재건축, 재개발 건물은 개정안에서 빠졌습니다.
또 백화점, 마트 같은 대형쇼핑몰은 사업자가 수시로 매장구조와 판매상품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인정돼 권리금 보장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따라서 서울 광장시장, 국제시장같이 대형건물에 입점한 200여 개 전통시장도 권리금 회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전통 재래상가의 경우에는 세입자가 권리금을 내고 입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가 될 소지가 커보입니다."
보상 책임을 피하려는 건물주들이 권리금을 미리 임대료에 포함시킬 수도 있어 임대료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
뉴스데스크
이동경 박민주
이동경 박민주
[심층취재] 상가권리금 보호법 시행, 분쟁 사라질까?…곳곳에 '허점'
[심층취재] 상가권리금 보호법 시행, 분쟁 사라질까?…곳곳에 '허점'
입력
2015-05-17 20:31
|
수정 2015-05-1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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