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아파트 옥상에 가 보면 번개 피해를 막으려고 피뢰침과 함께 피뢰선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비철 금속 가격이 오르자 이 피뢰선을 싹뚝 잘라가는 절도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장 출동,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20층이 넘는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봤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간을 따라 설치돼있는, 번개 피해를 막기 위한 피뢰선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만날 보던 게 여기 선이 있었는데.. 없네. 이상하다..."
이 단지의 다른 동들도 마찬가지였고,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분당 지역 8개 아파트 단지 30개 동에 설치됐던 피뢰선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필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예상되는 장마철을 앞두고 벌어진 황당한 절도에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나쁜 정도가 아니죠. 그건 악질이지. 귀중품 훔쳐가는 것보다 더..."
범인을 잡기 위해 주민들은 지난 한 달 간의 CCTV를 모두 확인했습니다.
케이블TV 설치기사 복장을 한 남성 2명이 아파트로 들어와 꼭대기층에서 내립니다.
30분이 지난 뒤 묵직해진 가방을 들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사라집니다.
옥상에 있는 피뢰선을 죄다 절단기로 동강 내 가방에 숨긴 겁니다.
의정부 오피스텔 화재 이후,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을 이처럼 항상 열어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비철금속 값이 킬로그램당 8천 원까지 오르면서 소방호스 관이나 전선을 훔쳐간 적은 있었지만 피뢰선을 싹쓸이해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성현/한국전기안전공사]
"(피뢰선이 없으면) 직격뢰(직접 낙뢰)를 맞았을 때 건물이 파손되거나 건물 내에 있는 전자 기계들이 손상될 우려가 있죠."
경찰은 용의자 한 명을 체포하고 다른 한 명을 쫓고 있습니다.
또 피뢰선이 없어졌는데도 주민들이 이를 모르고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도권 일대 아파트를 대상으로 피뢰선 점검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뉴스데스크
정동훈
정동훈
[현장M출동] 아파트 옥상에 있는 피뢰선 '싹둑'… 장마철 낙뢰 무방비
[현장M출동] 아파트 옥상에 있는 피뢰선 '싹둑'… 장마철 낙뢰 무방비
입력
2015-07-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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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07-1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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