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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많아야 좋은 고기? 쇠고기 등급, 다양한 기준 도입해야

지방 많아야 좋은 고기? 쇠고기 등급, 다양한 기준 도입해야
입력 2015-07-25 20:27 | 수정 2015-07-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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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십니까?

    소위 말하는 마블링이 잘 된 고기죠.

    마트에 가보면 이렇게 소고기가 마블링된 정도에 따라서 등급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마블링이라는 건 고기에 촘촘히 박힌 지방을 말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이런 지방을 기준으로 소고기의 등급을 나누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습니다.

    한우 등급을 둘러싼 오래된 논란.

    김세의 그리고 이동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입니다.

    대부분이 1등급 이상의 한우로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정수빈]
    "등급이 높을수록 가격은 조금 부담돼요. 그런데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으니까 안 먹을수가 없어요."

    소고기는 살코기 속에 지방이 들어 있는 정도 즉 마블링의 양에 따라 다섯 등급으로 나눠지게 되는데 가격이 2배나 차이 납니다.

    전남 나주의 한 농가입니다.

    1등급 한우를 만들기 위해 풀 대신 미국산 옥수수와 콩으로 만든 곡물 사료를 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 곡물 사료를 한우가 먹으면서 보다 더 많이 살이 찌게 되는 겁니다.

    한우는 보통 생후 30개월에 도축되는데 출하 여섯 달 전부터 사료량을 늘리고 운동량을 줄여 이른바 '비육'에 들어갑니다.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드는 사룟값이 무려 3백만 원에 이릅니다.

    [정종안/한우 축산농민]
    "고가의 사료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때문에 1등급 이상의 살찐 한우를 생산해야만 우리 한우 농가가 살 수 있습니다."

    사료비가 높다 보니 1등급에 필요한 마블링 양을 줄이자는 민원이 4년 전 제기됐지만 다른 한우농가의 피해를 우려해 조정은 조금만 이뤄졌습니다.

    일부 의사들과 생활협동조합은 마블링 등급제 자체를 반대합니다.

    [채승훈/서울제일병원 건강증진센터 전문의]
    "마블링이라는 것이 사실 근육 내 중성지방으로 우리 몸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한우에 마블링이 많다는 것이 건강에는 좋은 게 아닙니다."

    고기를 구울 때 풍기는 기름 냄새에 현혹되지 말고 고기 자체의 맛에 따라 등급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손숙미/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고기맛보다는 기름맛일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고기의 육즙이라든가 색깔, 탄력성 같은 다른 요인을 참작한 등급제도가 절실합니다."

    그러나 한우 등급을 결정하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기존 제도를 변경하면 축산 시스템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의입니다.

    ◀ 기자 ▶

    마블링의 원조라는 미국에서는 소고기 등급을 모두 8단계로 나눕니다.

    이중 최고인 '프라임'등급의 마블링 함유량은 11%인데, 지방함유량보다 마블링이 얼마나 미세하게 퍼져 있는지, 또, 고기 전체에 균일하게 들어 있는지를 함께 심사합니다.

    한우 1등급과 비교하면 마블링 함량이 크게 떨어지지만 마블링을 중시하는 등급제도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수입 소고기 판매상]
    "미국은 소고기가 주식이다 보니까 마블링이 많으면 많이 못 먹어요 느끼해서. 하지만 (등급 판정에는) 마블링이 확실히 영향을 미치죠."

    일본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소고기 '와규'도 지방 함량이 31%에 이를 정도로 마블링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도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맛과 향이 마블링과 연관되었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마블링을 거부하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풀만 먹였다는 '그래스페드' 인증을 받은 고기판매도 세계 각국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양승룡/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호주 사람들은 풀 위에서 기른 소고기를 선호하고요. 일본 같은 경우도 (마블링 위주에서) 풍미나 맛을 위주로 생산 체계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주요 소고기 생산국들이 마블링을 중심으로 한 등급제 외에 위생과 건강을 고려한 다양한 인증제도를 입하고 있는 만큼 한우의 맛과 브랜드는 살리되 자연에 가까운 생산방식도 함께 인정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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