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마네킹'하면 아직도 이렇게 백화점 쇼윈도에서 최신 의류를 걸치고 있는 모습이 생각나시죠.
그런데 최근 마네킹들은 영화 촬영부터 의사들의 수술 연습용까지 쓰임새가 상당히 넓어지고 있습니다.
일상 속 마네킹의 진화, 어디까지 왔는지 먼저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I will be back', 다시 돌아오겠단 유명한 대사처럼 최근 5번째 시리즈가 개봉된 터미네이터.
눈길을 끌었던 건 30년 전 터미네이터와 나이 든 터미네이터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특수효과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1984년에 출연했던 '젊은'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재현한 마네킹을 만들어 쓴 겁니다.
[제이슨 매튜/특수분장 담당]
"아널드의 몸 각 부분 수치를 잰 다음 그대로 진흙으로 본을 떠서 정확도를 높이려고.."
드라마 <메디컬 탑 팀>
"디버!"
긴박한 수술실을 그린 드라마에도 빠질 수 없는 마네킹.
미세한 출혈이나 피부를 절개한 뒤에도 살아 숨쉬는 장기들까지 모두 마네킹으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홍기천/MBC특수분장팀]
"수술을 해야 한다거나 추락 장면, 차에 깔리면서 부딪히는 장면을 위해서는 꼭 더미(마네킹)를 사용해야..."
실제 의대생들의 실습에는 천식 환자들이 내는 숨소리를 그대로 내거나, 혈관, 피부 층 등이 그대로 재현된 부분 마네킹들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나상운/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3학년]
"마네킹을 사용하면 저희가 주눅들지 않고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 실험에 쓰는 경우 말고도 요즘은 일정 온도가 넘거나 운동량이 많아지면 스스로 땀을 흘리는 마네킹까지 나와 의류의 땀 흡수성 실험에 쓰이기도 합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 앵커 ▶
우리가 옷을 살 때 마네킹에 입혔을 때는 분명 예뻐 보였는데, 막상 집에서 입어 보면 그렇지 못할 때가 종종 있죠.
이 마네킹이 사람들의 체형과 동떨어지게 비현실적으로 늘씬하게 만들어 졌기 때문인데요.
홍신영 기자가 마네킹과 우리나라 평균 여성의 실제 몸 차이를 비교해 봤습니다.
◀ 리포트 ▶
한여름 비키니 수영복부터 좀 이른 듯 싶은 가을 신상품들까지.
입은 옷은 다르지만 체형은 다들 한결같습니다.
잘록한 허리와 쭉 뻗은 다리, 군살이라곤 없는 가느다란 몸들입니다.
[신동화/대학생]
"미의 기준 자체가 너무 마른 쪽으로 가다 보니까 그게 좀 나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20대 평균 체형으로 꼽힌 여성과 마네킹을 비교해 봤습니다.
160cm인 여성에 비해 마네킹의 키는 15cm나 더 큰 반면, 허리와 엉덩이 둘레는 오히려 마네킹이 5cm 이상씩 작은, 그야말로 깡마른 모습입니다.
광고 못지 않게 마네킹이 마른 몸매에 대한 강박관념을 부추기는 겁니다.
[김학곤 부장/마네킹 제조업체]
"55~66(사이즈)로 나가는 건데, 요즘은 추세들이 다 (사이즈를) 작게 찾으시기 때문에 이걸(44 사이즈) 많이 쓰신다고요."
최근 영국과 스웨덴에서는 "깡마른 몸매의 마네킹을 퇴출시켜 몸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사람의 몸매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박주희 교수/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
"국내는 아직까지는 조금 획일화된 것에서 벗어나는 군(영역)이 조금 덜 형성되어 있어서.."
'빼빼 마른 몸이 이상적'이란 건 결국 마네킹이 부른 편견일 수 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뉴스데스크
남재현 홍신영
남재현 홍신영
[뉴스플러스] 천의 얼굴 '마네킹' 실제 여성 체형과 차이는?
[뉴스플러스] 천의 얼굴 '마네킹' 실제 여성 체형과 차이는?
입력
2015-08-16 20:39
|
수정 2015-08-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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