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조국현 조윤정

[집중취재] 선행학습금지 1년, '새끼학원' 성행 부작용도

[집중취재] 선행학습금지 1년, '새끼학원' 성행 부작용도
입력 2015-08-29 20:22 | 수정 2015-08-30 01:44
재생목록
    ◀ 앵커 ▶

    지나친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선행교육이 금지된 지 곧 1년이 됩니다.

    학생의 학습부담과 부모님들의 경제적 부담은 줄어들었을까요?

    지난 1년 사이 나타난 선행교육금지 부작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조국현, 조윤정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입시학원입니다.

    이 학원의 입시 목표는 대학이 아닙니다.

    [학원 관계자]
    "아이 맡겨주시면 옆에 OO학원 들어가는 데 문제는 없을 거예요. 70~80%는 유명 학원에 들어가거든요."

    유명 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학원으로 '새끼 학원'이라 불립니다.

    [학원 관계자]
    "서너 번 떨어질 걸 각오하고 우리 학원 오시곤 하는데, 5년 이상 선행학습을 하고 있어요."

    서울의 유명 학원들 근처에 모여있는 새끼학원만 수십 곳.

    그런데 새끼학원을 거쳐 유명학원에 들어간다고 끝은 아닙니다.

    이번엔 자기 수준보다 4-5년을 뛰어넘는 어려운 선행학습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의대 입시 반을 새로 개설했다는 이 학원의 모집 대상은 중학교 1학년입니다.

    [학원 관계자]
    "중1은 수학I, 수학II 끝내고 미적분 들어가요. 고등선행 심화과정이에요."

    중학교 1학년이 고1 과정을 끝내놔야 입학을 할 수 있고, 학원에서는 고2 과정인 미적분부터 가르친다는 겁니다.

    서울 학원들의 선행학습은 평균 3년, 어떤 곳은 10년을 앞서 가르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6개월 과정의 과목 하나를 듣는데 300만 원이 넘을 정도지만 학생들은 끊이지 않습니다.

    [최 모 양/선행학습 학원 수강]
    "어렵긴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 갈 수 없으니까요."

    ◀ 기자 ▶

    현행 선행교육 규제법은 학교에선 선행학습을 금지하지만 학원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선행학습 광고만 할 수 없는데, 어겨도 처벌 규정은 없어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이처럼 학원은 놔두고 학교에서만 선행학습을 철저히 금지하다 보니 학생들은 오히려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고등학교.

    전교생 80%가 듣던 방과 후 수업이 선행교육규제법이 시행된 뒤로는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학생들은 한 달에 20만 원 정도 내면 됐던 방과 후 수업을 포기하고 많게는 80만 원까지 내고 학원을 찾고 있습니다.

    [최서윤/고등학교 3학년]
    "고난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니까 그래서 좀 더 인터넷 강의를 듣고, 학원으로 많이 빠지고."

    [김혜남/문일고 교사]
    "상위권 학생들이 앞에서 학습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사교육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선행학습을 하는 건 입시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5학년 서울 주요 13개 대학 논술 문제를 살펴봤더니 9대 대학이 고등학생 수준을 넘는 문제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본창/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
    "선행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대학에 선발될 수 있다는 신호를 충분히 줘야 합니다."

    교육부는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선 다시 선행학습을 허용하는 쪽으로 법을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교육을 유발하는 대학의 각종 경시대회를 규제하는 등 대안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