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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 92주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은 어디서?

관동대지진 92주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은 어디서?
입력 2015-09-01 20:28 | 수정 2015-09-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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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92년 전 오늘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본 관동지역에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 직후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수천 명의 조선인이 집단 학살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제가 저지른 가장 잔혹한 범죄 중 하나였죠.

    하지만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진상규명과 명예회복도 아직 요원합니다.

    도쿄에서 유상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92년 전 관동대지진으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장 한편에서,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도식이 따로 열렸습니다.

    강제연행됐다가 집단 학살당한 조선인은 6천 명 이상으로 추정될 뿐, 대부분 이름도 고향도 모릅니다.

    [요시다 히로노리/일조협회 도쿄연합회장]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 폭탄을 만들었다는 거짓말이 라디오로 방송됐어요."

    전쟁 중이 아닌 평시였지만, 대지진 직후 극도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본 경찰과 군은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성난 민심은 조선인을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일제는 유골을 빼돌리고 학살을 은폐해 해방 수십 년이 지나서야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시이 겐지 (추도식 참석 시민)]
    "솔직히 소학교, 중학교, 고교 시절까지 그런 학살 사실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일본의 교과서들은 큰 피해가 발생했다거나, 조선인이 살해됐다는 정도만 기술할 뿐, 군경에 의한 학살이라는 부분을 2년 전부터 삭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9월 1일을 방재의 날로 정해 해마다 대대적인 훈련을 벌이지만, 한국인 피해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학살현장에 세워진 추모비는 교포들과 일본시민사회가 노력한 결과입니다.

    90년이 넘도록 일본 정부는 사죄는커녕, 진상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유상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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