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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 원칙] 얌체운전 '몸살' 무질서에 모두가 피해

[기본과 원칙] 얌체운전 '몸살' 무질서에 모두가 피해
입력 2015-09-01 20:28 | 수정 2015-09-0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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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데스크는 오늘부터 앞으로 2주 동안 우리가 되새겨야 할 기본과 원칙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눈부신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근본부터 되짚어 보고 고쳐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먼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끄러운 모습이 많은 우리 교통 문화를 살펴볼 텐데요.

    사회부의 이재민 기자와 오현석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가 저무는 퇴근 시간, 서울 구로역 사거리입니다.

    차들이 네거리 중앙을 점거한 채 움직이지를 않습니다.

    신호가 곧 끊길 걸 알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기 때문입니다.

    [꼬리물기 운전자]
    "저만 들어온 게 아니고, 앞에서 움직이는 것 보고…"

    할 수 없이 S자를 그리며 네거리를 겨우 빠져나가는 차들.

    제 차로를 지키던 차량은 버티는 버스에 가로막혀 언제 지나갈 수 있을지 하세월입니다.

    횡단보도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 있는 차 사이로 보행자들은 몸을 이리저리 틀며 겨우 건넙니다.

    유턴을 하겠다고 4차로에서 1차로까지 아예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승용차, 마치 직진할 것처럼 달려와 갑자기 새치기로 우회전을 시도한 운전자도 저마다 변명은 있습니다.

    [차로위반 운전자]
    "내비게이션이 길게 얘기하는 바람에…"

    수백 미터씩 줄을 서느니 잠깐 눈총을 받고 말겠다는 끼어들기 차량으로 자동차 전용도로는 정체가 줄어들 줄 모릅니다.

    차라리 범칙금을 내고 말겠다는 듯 단속 중인 경찰관 앞에서 버젓이 끼어들다가, 사고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순간도 부지기수입니다.

    [경찰]
    "도망가네?"

    자신의 법규 위반을 인정하기보다 도로가 이상하다고 도리어 따지는 운전자들.

    [끼어들기 운전자]
    "(면허증 제시해 주십시오.) 아니 여기서 어떻게 와야 돼요, 그럼?"

    범칙금을 흥정하려는 행태도 여전합니다.

    [끼어들기 운전자]
    "저렴한 걸로 좀 부탁드릴게요 벌점 안 먹게. (3만 원짜리입니다.) 더 저렴한 건 없어요?"

    꼬리물기 같은 얌체 운전을 막기 위해 경찰은 교차로마다 인력을 배치하고, CCTV 카메라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 기자 ▶

    얌체 운전을 한다고 해서 사고가 일어나진 않을 테니 내가 피해 볼 건 없다"는 생각 때문인데요,

    실제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빨간 불로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 차량들.

    꼬리를 물고 나선 버스는 결국 승용차와 충돌합니다.

    조금 더 빨리 가려고 2차로에서 유턴을 하던 승용차는, 바로 옆 1차로를 달리던 버스를 들이받습니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얌체 운전'으로 개별 운전자가 얻는 이익은 과연 얼마나 될까.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로동을 지나 종로3가까지, 25킬로미터 구간을 차량 두 대로 각각 다르게 운전해 봤습니다.

    정상운전을 한 차량은 1시간 21분이 걸렸고, 차선변경 65차례, 신호위반 5차례, 차로위반 4차례를 저지른 차량은 9분 단축한 1시간 12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연료는 급정거를 반복한 차량이 0.16리터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김원호 연구위원/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료소모량을 따져보면 시간 절약분은 또 감쇄가 되고, 거기에 개인이 받는 스트레스, 그것까
    지 감안하면 사실 이득이 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일부 얌체 운전자 때문에 다른 운전자들이 입는 피해는 더 큽니다.

    서울에서 차량 1대가 '꼬리 물기'를 하면 평균 1분 18초의 정체가 발생하고, 교통 정체로 인한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2억 원, 연간 751억 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진출입로 한 곳 당 끼어들기로 생기는 사회적 비용만 매일 46만 원에 달합니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우리의 도로 문화, 지난해 서울시 교통혼잡비용은 9조 2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OECD 교통사고 사망률 2위 국가란 오명 역시 씻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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