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기본과 원칙 특별기획.
오늘은 페어플레이, 즉 정정당당한 승부가 기본인 스포츠 분야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나친 승부욕에 사로잡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여전히 많지 않습니까.
실종된 스포츠 정신.
민준현, 장유진 두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 시작 30분 전.
단체로 온 꼬마들부터 친구나 가족과 함께 찾은 팬들이 모이고, 한바탕 흥겨운 응원전이 시작됩니다.
[김상우/직장인]
"뭔가 쫄깃쫄깃하고 응원하는 맛이 있는 그래서 더 재밌는 거 같아요."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지만, 경기장에선 종종 낯부끄러운 일이 벌어집니다.
선수들끼리 몸싸움이 붙은 상황, 갑자기 상대 팀 투수를 향해 공이 날아듭니다.
위협적인 행동을 누가 했는지 심판이 묻자, 실제로 공을 던진 주전 선수 대신, 마치 후보 선수가 한 것처럼 꾸몄습니다.
정정당당하지 못한 눈속임이나 비신사적인 행동도 많습니다.
공이 없는 빈 글러브로 주자를 태그해 아웃 시킨 일명 '유령 태그' 사건이 벌어졌는가 하면, 투수가 던진 공이 몸에 맞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조롱한 선수도 있습니다.
[상대팀 관계자]
"투수에 대한 모욕감을 주는 거죠. 안 하는 게 좋죠. 민감한 투수들은 '어? 저것 봐라 다음 번에 또 던져' 할 수 있을 거고…"
승부에만 집착하다 보니, 다른 선수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물론, 팬 앞에서의 예의와 기본 원칙마저 무시한 겁니다.
[이윤영/대학생]
"실망이 크죠. 승리나 패배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열심히 하는 모습이나 멋진 플레이에 감동을 받는 건데…"
프로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싸움을 하다 상대를 툭 쳐서 쓰러뜨리자 넘어진 선수는 욕설로 맞받아칩니다.
신체 접촉에 격분해, 마치 격투기를 하듯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한 선수도 나왔습니다.
또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골키퍼가 실축을 유도하려고 어수선한 틈에 몰래 땅을 파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상민/직장인]
"좀 안타깝고요. 어른들이 조심해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들이 보고 있으니까 그대로 따라할 수도 있으니까 자제해야…"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은 사회의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력뿐 아니라 플레이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요.
상대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기자 ▶
경기가 진행될수록 함성 소리는 더 커지는 데요. 관중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더 큰 응원을 보냅니다.
◀ 리포트 ▶
피가로의 손을 떠난 공이 나지완의 머리를 향합니다.
화가 잔뜩 난 나지완을 달랜 것은 피가로의 진심 어린 사과였습니다.
[조성현/야구 관중]
"그때 (사과를) 봤을 때 져도 경기를 지더라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홈런을 친 이승엽이 고개를 잠시 숙이더니 조용히 경기장을 돌기 시작합니다.
상대 투수를 배려한 이 장면은 21년째 사랑받는 라이언킹의 비결입니다.
[이승엽]
"프로는 공인입니다. 공인은 대중들에게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의무가 있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도록 해야 합니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자율야구를 추구하는 청구초등학교 야구부가 규칙 준수와 바른 태도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손용근 감독/청구초 야구부]
"싫어할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자꾸 이야기를 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바르게 가요. 안 지키면 혼나죠."
폭력과 불법행위로 팬들이 등을 돌린 스포츠가 다시 사랑받는 방법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선서"
"한국 스포츠를 대표한다는 자세로"
"경기규칙을 준수한다."
"정정당당하게 경기한다."
MBC뉴스 장유진입니다.
뉴스데스크
민준현 장유진
민준현 장유진
비매너로 얼룩진 그라운드, 페어플레이 정신은 어디에?
비매너로 얼룩진 그라운드, 페어플레이 정신은 어디에?
입력
2015-09-11 20:52
|
수정 2015-09-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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