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금 가짜 양주 소식을 보셨는데 이런 가짜 양주를 만드는데 저가 양주가 재료로 쓰인다는 세간의 의혹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 대표적인 것으로 지목됐던 것이 1980년에 나온 우리나라 최초의 양주 바로 캡틴큐입니다.
가장 큰 700mL가 그때 돈으로 3,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마실 수 있어 서민 양주다, 이런 별명도 붙어 있었죠.
지금까지 860만 병이나 팔렸다는데 출시 35년 만에 생산이 중단됩니다.
추억의 양주 캡틴큐에 얽힌 사연을 현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또 다른 양주의 세계, 캡틴 큐!"
물 건너온 양주는 귀하고 비싸 못 먹던 80년대, 애주가들에게 '캡틴큐'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용백]
"소주보다는 고급이니까 양주 먹기는 좀 부담가고 그러면 이거 먹었죠."
강렬한 향에, 숙취가 뒤따랐지만 그래도 수학여행에서 몰래 마셨던 자유의 술, 인생 첫 양주로 기억되는 청춘의 술이었습니다.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처음 아르바이트 해 가지고 혼자 사서 마신 양주 아니냐."
"이게 제일 싼 거잖아, 캡틴큐."
하지만 질 좋고 값싼 양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는 뒷방 신세입니다.
국내 최초의 양주인 캡틴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선 이미 자취를 감췄고 이제는 동네 마트에서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주변엔 마시는 사람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지금도 한해 17만 병씩 팔리고 있는 건지 그 비밀은 가짜 양주 업자들이 적발될 때 풀렸습니다.
물과 에탄올 등을 탔을 때 고급 위스키와 비슷해진다고 알려져 해마다 수만 병씩 가짜를 제조하는 데 쓰인 겁니다.
[이석현/한국바텐더협회장]
"캡틴큐는 일단 저렴하고 색과 향과 맛이 고급양주를 만드는데 가장 적합한 술이라고.."
제조사 입장에선 팔아봐야 얼마 남지도 않는데 회사 이미지만 나빠지는 셈이어서 결국 현재 남은 9천 병만 팔고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양문영/롯데주류 홍보팀 수석]
"저희 제품 출시 의도와는 다르게 가짜 양주를 제조하는데 악용되고 있는..."
35년간 수영장 2개를 채우고도 남을 600만 리터가 팔려, 대한민국 주당들과 함께 했던 캡틴큐,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MBC뉴스 현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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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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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청춘의 양주 '캡틴큐', 35년만에 역사속으로
가난했던 청춘의 양주 '캡틴큐', 35년만에 역사속으로
입력
2015-09-22 20:37
|
수정 2015-09-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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