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줄이 길게 늘어선 마트 계산대입니다.
이럴 때는 어디에 설까 고민이 되죠.
눈치를 보다가 하나를 선택했는데 꼭 머피의 법칙처럼 옆에 있는 줄이 빨리 줄어들고는 합니다.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씩 있으시죠.
이것 때문에 한 줄로 서자는 캠페인이 몇 년 전부터 시작됐는데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과연 한 줄로 서면 정말 더 편리한지부터 검증을 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추석을 이틀 앞둔 고속버스 터미널.
창구마다 귀성객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앞에 한 사람밖에 없어 줄을 섰는데, 옆 줄에선 하나, 둘, 셋, 네 명이 빠질 때까지 감감무소식.
도대체 앞사람은 뭘 하나 초조하게 넘겨보다 옆 줄에서 다섯, 여섯 명째까지 창구 앞에 서자 결국, 줄을 바꿉니다.
[구봉회]
"지금 몇 분째 서 있는데 아니 뒤늦게 온 사람이 먼저 예매를 하니까 좀 불합리하죠."
대형서점 계산대에서도, 현금지급기 앞에서도, 극장 팝콘을 살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줄 서기는 이른바 '복불복'입니다.
[소성욱]
"제가 급한데 제가 선 줄에서는 (사람이) 안 나오고…"
실제 작년까지 따로 줄 서야 했던 서울역은 올 추석부터 한 줄 서기로 바뀌었고,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대도 동참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줄서기보다 한 줄 서기가 얼마나 빠른지 대학교 수학과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형광색 옷 학생은 1분 만에 일이 끝나고, 파란색은 3분, 빨간색 조끼를 입은 학생은 창구에서 5분이 걸린다고 가정했습니다.
무작위로 배치해 창구마다 각각 줄을 섰을 때는 모두가 일을 마칠 때까지 15분이 걸렸지만, 한 줄로 섰을 때는 12분 40초, 2분 넘게 시간이 절약됐습니다.
[신동윤 교수/서울시립대 수학과]
"각 줄 서기를 어떻게 배열하더라도 한 줄 서기보다 수학적으로 효율이 떨어집니다."
◀ 기자 ▶
이런 귀성길 고속도로에서 적용되는 '줄 서기의 공학'도 있습니다.
진입로가 합쳐질 때 차례를 지키지 않거나, 옆 차선이 빨리 간다 싶어 자꾸 차선을 바꾸면 뒤차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계속해서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퇴근길, 서울 성산대교로 올라가는 진입로입니다.
원래 차로 한 대, 진입로 한 대원칙이 잘 지켜지다가, 갑자기 얌체 차량 한 대가 뒤에서 또 다른 줄을 만듭니다.
곳곳에서 경적으로 항의하지만, 이때다 싶어 끼어드는 승용차들은 더 늘어나고 경찰관에게는 되레 큰소리입니다.
(끼어들기 금지 위반하셨습니다.)
"어떻게 와야 돼요? 금지라고 표시를 해 주던가요!"
또 다른 진입로.
원래 차량과 끼어든 차량이 서로 양보하지 않아 한 차로 안에 억지로 두 대가 계속 달립니다.
바짝 붙어 추월하기도 합니다.
진입로에 차가 몰리면서, 한 차선에 두 차가 서는 두 줄 서기 현상이 발생하면 차량 정체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도로교통공단 시뮬레이션 결과 평일 퇴근 시간 서울 올림픽대로의 경우 끼어드는 차량이 없다면,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27km, 그렇지만 100대 가운데 5대만 끼어들기를 시도해도 시속 16km로 전체 차량 흐름이 크게 답답해지고 10대가 끼어든다면 시속 13km로 급감했습니다.
[정영제 박사/도로교통공단]
"끼어들기 차량이 1대가 발생했을 때 진출로 뒷부분에서는 10대, 20대 이상의 정체 차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옆 차로가 더 빠른 것 같다며 이리저리 차선을 자주 바꾸는 경우도 마찬가지.
한 대가 차로를 바꾸면 뒤따라오던 차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어 결국 없어도 될 체증을 더 유발하는 겁니다.
끼어들기, 급격한 차선 바꾸기만 자제해도 모두가 원하는 곳에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뉴스데스크
이준희 이재민
이준희 이재민
[뉴스플러스] 지키면 더 빠른 '한 줄 서기'의 힘
[뉴스플러스] 지키면 더 빠른 '한 줄 서기'의 힘
입력
2015-09-25 20:13
|
수정 2015-09-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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