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먹을 물이 부족해 고통을 받고 있는 한 섬에 수십억 원을 들여서 식수 공급 시설을 지었습니다.
주민들도 무척 좋아했는데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여기서 흙탕물만 콸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을 남재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전라남도 신안군 육지에서 뱃길로 30분, 매화의 꽃 모양을 닮았다는 섬이 나옵니다.
주민이 2백 명인데, 요즘처럼 비가 안 올 때는 지하수도 바닥, 늘 식수 부족에 시달립니다.
3년 전, 정부와 지자체는 68억 원을 들여 빗물을 정수해 식수를 공급하는 시설을 만들었는데 여과와 소독과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민들은 이제 물 걱정은 안 해도 되나 보다 했지만 그대로 마실 수는 없었습니다.
[김두천/매화도 주민]
"시설물이 잘못됐는가 어쨌는가. 먹을 때마다 흙탕물이 나와서. 그러니까 못쓰지. 난리지."
직접 물을 받아 봤습니다.
육안으로도 누런색, 비가 오는 날엔 흙빛이 더 진해집니다.
색깔도 색깔이지만 환경과학원 검사 결과, 일반세균, 탁도 모두 기준치를 한참 초과했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정수 시설이 생겼는데도 빗물을 받아 쓰거나 한 번 뭍에 나갈 때마다 생수를 수십 통씩 사오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조영숙/매화도 주민]
"1년 살고 나면 낫겠지 하면 또 그 모양이고. 햇수가 넘어가면 걸러져서 괜찮다고 해서. 기다리고 기다린 것이 여기까지 왔어요."
이런데도 시설을 관리하는 신안군은 "물은 괜찮은데 주민들 의식이 문제"라고 말합니다.
[김도순/신안군 상하수도사업소장]
"주민들이 식수에 불신을 갖고 수돗물을 잘 안 드시려고 하는 것이고…"
이뿐 아니라 3년 내내 환경부에는 "수질이 정상"이라고 보고하면서, 한편으로는 주민들에게 먹을 생수를 별도로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취재가 시작되자 신안군은 급히 2억 원을 들여 추가 정수시설 설치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뉴스데스크
남재현
남재현
[현장M출동] 수십억 들인 식수 공급 시설, 흙탕물만 '콸콸'
[현장M출동] 수십억 들인 식수 공급 시설, 흙탕물만 '콸콸'
입력
2015-10-0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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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10-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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