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한글날을 맞아 집에 태극기 다셨습니까?
그런데 태극기를 사용하다가 찢어지거나 때가 묻으면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시죠.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게 폐기하자며 이런 국기 수거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태극기를 버릴 땐 이 수거함에 넣으라는 건데, 그런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경일을 기념해 태극기가 내걸렸습니다.
주택과 아파트 단지에도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하지만, 사용하다 보면 군데군데 얼룩이 묻거나 까맣게 때가 타고 꼬깃꼬깃 구겨지기 마련, 낡거나 오염된 국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조은숙]
"그냥 버리죠. 재활용이나 아니 쓰레기 봉지에 버리지 않나요?"
국기법에 따라 낡은 태극기는 불에 태워 폐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화재 위험이 있다 보니 지자체가 모아서 처리하게끔, 정부는 2009년부터 모든 지자체에 국기수거함 설치와 운영을 의무화했습니다.
수거함을 설치했다고 밝힌 지자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수거함을 들여다보니 휴지와 비닐봉지, 종이컵 등 쓰레기가 한가득, 안에선 태극기와 쓰레기가 뒤섞여 있습니다.
[구청 공무원]
"주민들이 앉아서 차도 마시고 신문보고 하는 장소이다 보니까…"
정부가 정한 규격을 무시하고 작은 종이상자에 파란 종이를 붙여 수거함이라고 적어놨는가 하면 사무실 구석 직원 옆자리에 두거나 선풍기로 막아놔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밝힌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국기수거함 설치율은 94.5%.
하지만 막상 찾아가보면 이렇게 관리가 전혀 안 되거나 실제로는 없는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주민센터 공무원]
"둘둘둘 말아서 묶으세요. (폐기물)스티커 갖다 붙이세요. 그리고 내놓으세요."
[김정훈/새누리당 의원]
"태극기는 우리 대한민국의 얼굴 아니겠습니까? 국가의 존엄이 짓밟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
국기수거함 설치를 의무화한 지 7년째, 국기의 존엄을 지키겠다는 규정은 말로만 강조할 뿐, 아무도 지키지 않는 제도로 전락했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뉴스데스크
신정연
신정연
[이슈클릭] 못 쓰는 태극기는 어떻게 처리? 방치된 국기 수거함
[이슈클릭] 못 쓰는 태극기는 어떻게 처리? 방치된 국기 수거함
입력
2015-10-09 20:16
|
수정 2015-10-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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