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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 위작 논란 그 후, 수수께끼 같은 삶

천경자 화백 위작 논란 그 후, 수수께끼 같은 삶
입력 2015-10-22 20:13 | 수정 2015-10-2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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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엽서 하나 정도의 크기가 우리가 미술품 가격의 기준으로 삼는 1호입니다.

    천경자 화백의 그림들은 호당 가격이 1억 원에 가까운 정도로 초고가인데요.

    유명 화가가 작고하고 나면 그 작품 값이 더 뛰기 때문에 벌써부터 미술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경자 화백 하면 바로 이 그림, 미인도를 빼놓을 수가 없죠.

    지난 1991년에 전문가들은 이 그림이 천 화백이 그린 진품이라고 했는데요.

    정작 본인은 가짜라고 주장을 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수수께끼 같은 천 화백의 삶과 작품세계, 이어서 조재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미인도'가 가짜라는 의혹은, 당시 천경자 화백이 직접 제기했습니다.

    미술계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희대의 스캔들이었습니다.

    [천경자 화백(1991년 인터뷰)]
    "안 낳은 자식이, 남의 자식이 와서 저 보고 엄마라고 그럴 때 제가 어떻게 되냐고요."

    하지만 미술관과 화랑협회는 '감정 결과, 그 작품은 진품이라고 맞섰고, 오히려 천 화백이 '자기 그림도 모르는 정신 나간 작가'로 몰릴 정도였습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
    "불행한 미인도 사건이 자기에게 있어서 너무 큰 상처가 됐고 힘들었고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결국 천 화백은 1998년, 작품 93점과 그 저작권을 모두 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천 화백의 작품들은 꿈과 환상 속 자신의 모습을 그림 속 여성들에게 투영해, '거울 같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 남성 중심, 추상화 일색이었던 국내 화단에서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했던 선구자였습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
    "내러티브를 담은 형상화를 통해서 여성 특유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 점에서 한국 초유의 페미니즘 작가(입니다)."

    여동생을 잃은 아픔, 두 번의 결혼, 굴곡진 삶을 겪으면서도, 그 모든 것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던 화백은, "어차피 부는 바람, 그 위에 인생이 떠 있다"던 자신의 말처럼, 머나먼 땅에서 고요히 눈을 감았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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