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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성 재무전문가? 알고보니 '리플리 증후군'

미모의 여성 재무전문가? 알고보니 '리플리 증후군'
입력 2015-10-29 20:20 | 수정 2015-10-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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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SNS에서 활동하던 한 미모의 재무 전문가가 교수와 대기업 임원 등 여럿에게 거액의 사기를 쳤습니다.

    잡고 보니 이 여성의 미모며 경력이 모두 거짓이었는데요.

    정작 본인은 사실로 믿고 있는 리플리 증후군 환자였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절대로 문을 못 열겠다는 여성과 경찰이 7시간째 실랑이를 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문이 열리자

    "찍지 마세요."

    8평 좁은 방은 음식 쓰레기에 속옷, 잡동사니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45살 안 모 씨는 이 방 안에서 SNS에 몰두하며 스위스 국적의 국제재무사 행세를 해 왔습니다.

    국내외 연예인 사진을 마치 자신인 것처럼 올려놓고, 주로 회계사나 교수, 대기업 임원 등 '알 만한 사람'들에게 "좋은 투자처가 있다"고 접근했습니다.

    [피해자(00회사 대표)]
    "(사진에는) 굉장히 예쁜 여자로 나왔죠. (말투도) 그런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굉장히 또박또박하고 정확하게…"

    미모의 여성이 똑똑하기까지 하다고 믿은 피해자들은 실제로는 얼굴 한 번 못 본 안 씨에게 선뜻 거액을 투자했습니다.

    피해액은 3억 원에 이릅니다.

    [회계사]
    "자기가 외국인 신분으로서 주식 청약을 대신 해 주겠다. 9천만 원 정도 피해를 봤죠."

    그런데 안 씨는 경찰서에 잡혀 온 뒤에도 자신이 대단한 미모인 것처럼 말하고, 형사들에 "좋은 정보를 주겠다"고 여러 번 제의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허구의 세계를 믿어버리는 이른바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겁니다.

    [장광호/서울 송파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장]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타인의 삶을 동경하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인격장애로…"

    경찰조사 과정에서 구속된 안 씨의 실제 모습을 본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허탈해 하며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안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직속 비자금관리기구'를 사칭해 34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59살 김 모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추가 구속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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