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끼에 두부 한 모와 검은콩 한 줌을 먹는다는 연예인, 누구일까요?
황정음 씨인데요.
또 오이 하나와 우유 한 잔으로 버틴다는 박신혜 씨.
아이유는 하루 종일 사과 한 개와 고구마 두 개 그리고 우유 한 잔만으로도 산다고 합니다.
이렇게만 먹고 과연 버틸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런 식단이 공개되면서 따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마른 체형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우리 사회.
문제점은 없는지 김정원, 신지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하겠습니다.
◀ 리포트 ▶
가수 박진영 씨의 교복 광고 촬영 현장.
몸에 딱 붙는 교복을 입은 걸 그룹과 다양한 포즈를 취합니다.
코르셋처럼 날씬하게 조여주는 재킷,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는 등의 광고 문안에 비판이 쏟아졌고, 업체 측은 해당 광고물을 내건 지 사흘 만에 모두 수거해 폐기했습니다.
[교복 업체 관계자/전화 녹취]
"제품이 편하고 잘 맞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표현한 부분입니다. 왜곡돼서 이해가 돼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케이블 TV에선 살 빼기에 성공한 연예인들의 식단을 앞다퉈 소개하고,
"여자한테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에요."
혹독한 다이어트로 걸 그룹 몸매가 됐다며 칭찬을 쏟아냅니다.
"2주 만에 9.3킬로 감량 성공. 너무 부러워요!"
무려 32킬로그램 감량한 가수는 다이어트의 성공과 관련된 노래까지 발표했습니다.
[박보람/'예뻐졌다' 뮤직비디오]
"바나나 한 개 계란 두 개. 정말 피곤해 남들처럼 예뻐지는 게…."
44 55 등으로 불리는 여성복 치수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55 사이즈는 1980년 여성 평균치인 155센티미터에 맞는 옷이라는 데서 유래했는데 지금도 표준 사이즈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최 모 씨/31세]
"평소에 보면 다들 날씬하고, 옷 같은 것도 44로 시작하잖아요. 나도 저렇게 여리 여리한 몸매가 되고 싶다."
[한경미/서울패션전문학교 교수]
"그 사이즈에 자신의 신체를 맞춰서 옷맵시를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날씬한 몸매를 선망하고 다이어트를 권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코르셋'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이종임/문화사회연구소]
"날씬한 몸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여러 가지 능력이나 상황을 평가하는 게 보편화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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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김 모 씨는 2년째 하루 한 끼만 먹고 있습니다.
밥은 반 공기. 그조차 덜어냅니다.
하루 섭취 칼로리는 650Kcal로, 권장섭취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키 156센티미터에 체중 38kg,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최봉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50대 이상의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골 감소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김 모 씨/25세]
"(하는 일이) 강사다 보니까, 얼굴도 많이 보고 몸도 많이 보는 그런 추세라서 관리를 할 수밖에 없어요"
[원은수/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10대 후반에서부터 20대, 그리고 30대까지도 임상적으로 유해하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체형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3퍼센트가 저체중에 해당하는 키와 몸무게를 '이상적'이라 답했고 특히 여학생은 이 같은 응답이 85퍼센트에 달했습니다.
닮고 싶은 몸매의 기준은 연예인이 가장 많았고, 운동선수와 주위 친구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여학생의 절반 이상은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모 양/중학교 2학년]
"그냥 딱 군더더기 없는 살.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11자 다리"
이와 관련해 건강하고 평범한 체형을 우대하는 해외의 사례들은 눈여겨볼 만 합니다.
프랑스에선 최근 깡마른 모델은 활동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미국의 한 속옷회사는 마른 몸매의 모델 대신 일반인을 모델로 쓰고 사진 보정을 없애 많은 여성 고객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지영입니다.
뉴스데스크
김정원 신지영
김정원 신지영
[뉴스플러스]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 여성 옥죄는 '코르셋'
[뉴스플러스]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 여성 옥죄는 '코르셋'
입력
2015-10-31 20:31
|
수정 2015-11-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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