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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광역버스의 이유 있는 '난폭 운전'

[현장M출동] 광역버스의 이유 있는 '난폭 운전'
입력 2015-11-01 20:28 | 수정 2015-11-0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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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 9월 서울 김포공항 근처에서 일어난 시내버스 추돌사고 현장입니다.

    버스사고는 다수의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경계해야 하는 데요.

    최근에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광역 버스 승객들 사이에서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광역버스의 위험한 운행실태를 김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15일 자정 무렵 서울에서 경기도로 향하는 광역버스 안.

    맨 앞 오른쪽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이 갑자기 운전석 옆으로 떨어집니다.

    한 바퀴를 구른 이 승객은 어깨뼈가 부러지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버스회사는 전적으로 안전벨트를 안 맨 승객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광역버스 회사 관계자]
    "주무시다가 그냥 넘어지셨거든요. 옆으로 쓰러지셨거든요."
    ("가만히 있다가?")
    "네, 차는 정상적 운행 중이었구요."

    하지만, 차량 안팎의 CCTV 영상을 분석해보니, 다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이 버스는 중앙선을 침범하고 갑작스런 추월시도에, 다른 차량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내달리고, 무리한 운전이 드러난 것입니다.

    [사고 조사 경찰]
    "곡선 구간을 운행할 때 좀 더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데 못해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운전자의 과실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 버스 기사는 왜 이렇게 거칠고 급한 운전을 한 것일까.

    당시 이 버스 기사의 근무 조건입니다.

    격일제 근무로 새벽 4시 반부터 밤 11시 반까지 한번 왕복에 두 시간 십 분을 주어진 구간을 하루 7번 출발해야 합니다.

    당시 마지막 운행에 극도로 피로한데다, 배차 시간을 맞추느라 무리했을 것이라는 게 기사들의 주장입니다.

    [광역버스 기사]
    "배차 간격을 못 지키게 되면 쉽게 말해 다른 차가 정거장을 들어가면 먼저 들어온 차를 탈 거 아닙니까 수익금이 떨어져요."

    문제의 버스를 심야시간에 타봤습니다.

    신호가 빨간 불이지만 무시한 채 횡단보도를 지나치고 규정 속도 60킬로미터 구간에서 80킬로미터까지 올립니다.

    전용차선을 벗어나 차선을 넘나들며 추월하는 것도 다반사.

    기사는 연신 머리와 여기저기를 주무르며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러다 종점에 다다르자, 차 핸들에 고개를 한동안 파묻습니다.

    [광역버스 사고 피해 승객]
    "그런 버스 회사를 믿고 그동안에 출퇴근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다고 생각이..."

    차량과 운전기사를 늘려 충분한 휴식과 배차간격을 보장하는 게 정답이지만, 당장은 지금처럼 하루 15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는 격일제 방식 대신, 하루에 2명이 주간 야간으로 나눠 근무하는 1일 2교대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사의 피로도가 현격히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류시균 박사/경기연구원]
    "격일 근무제를 1일2교대제로 전환시키는 것이 한 방법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편리함과 신속함에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광역버스.

    이제 안전의 핵심인 기사의 근무 환경에 대해 함께 고민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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