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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007'을 보면 시대가 보인다

[앵커의 눈] '007'을 보면 시대가 보인다
입력 2015-11-13 20:51 | 수정 2015-11-1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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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친숙한 영상과 음악이죠?

    굳이 영화 팬이 아니더라도 세 개의 숫자가 떠오르실 겁니다.

    ◀ 앵커 ▶

    0, 0, 7 영화 사상 최장기 시리즈 영화인 007이 오늘 앵커의 눈 주인공입니다.

    영국 첩보소설을 원작으로 첫 편이 나온 게 50년도 더 됐다고 하네요.

    ◀ 앵커 ▶

    첫 007이었던 숀 코너리가 다섯 편을 찍은 뒤에야 현재 007역을 하는 배우가 태어났을 정도입니다.

    ◀ 앵커 ▶

    이렇게 007이 나이를 먹는 사이 세계 정세도, 목숨을 걸고 맞섰던 적들도 변했습니다.

    먼저 전종환 기자가 007의 역사를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1962년 탄생한 007의 가장 강력한 적은 냉전시대의 한 축이었던 구소련이었습니다.

    살인면허를 갖추고 로켓 발사를 막는가 하면 납치된 우주왕복선까지 되찾아 오는 종횡무진 활약.

    그 사이 사랑하는 여인들을 잃는 아픔도 이겨냅니다.

    "My name is bond.bond.bond"

    위기는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찾아옵니다.

    본드도 변했지만 적들도 바뀌면서 권선징악의 짜릿함이 예전만 못해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끈 또 다른 장치인 온갖 첨단무기도 효과가 덜해진 겁니다.

    2년에 한 번꼴로 꾸준히 제작됐던 007시리즈는 90년대 이후엔 뜸해졌고, 빈자리는 고난도 묘기를 앞세운 미션임파서블, 맨주먹 액션이 화려한 본 시리즈 같은 새로운 스파이 영화들이 채워갔습니다.

    "무슨 일이죠, 제임스 모두들 당신은 끝났대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나?) 아니요, 이제 시작인 것 같은데요."

    ◀ 앵커 ▶

    자, 역대 007 주인공 여섯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참 외모도 개성도 다양한데요.

    배현진 앵커, 이중 누가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 앵커 ▶

    저는 한눈팔지 않고 임무에만 집중하는 지금 본드이죠,대니얼 크레이그가 좋던데요.

    ◀ 앵커 ▶

    저는 '본드'하면 숀 코네리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 앵커 ▶

    이상현 앵커는 미국 팬들과 비슷하시네요.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조사를 해 봤더니 가장 많은 팬들이 최고의 007로 초대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를 꼽았습니다.

    강렬한 눈빛 연기와 남성적인 매력으로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해 냈죠.

    3대 본드인 로저 무어는 출연작이 많아서 '본드 전문배우'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12년간 일곱 편을 찍었다고 하고요.

    5대 본드였던 피어스 브로스넌은 영화 한 편당 평균 21명의 적을 죽여 킬러 이미지를 굳혔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6대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는 캐스팅 때는 '좀 별로다, 안 어울린다' 이런 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는데 지금은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던 007시리즈를 흥행작으로 살려낸 주역이 됐습니다.

    ◀ 앵커 ▶

    배우만큼은 아니지만 007의 패션과 소품도 늘 화제를 몰고 다니죠.

    크레이그를 볼까요.

    영화 속에서 입고 나온 양복과 가죽재킷은 4백만 원대, 스마트폰은 1백만 원, 손목시계는 7백만 원짜리라고 합니다.

    영화 속 본드가 살고 있는 런던의 아파트는 시가로 14억 원이라고 하니, 본드처럼 살려면 이것저것 합치면 최소 17억 원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그의 영화 속 직업인 영국 해군 중령의 실제 연봉은 1억이 조금 넘는다고 합니다.

    역시 영화와 현실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 앵커 ▶

    소품 중에 이것도 빼놓을 수 없죠.

    아예 007 이름이 붙어 버린 007가방입니다.

    이렇게 배우 캐릭터가 제품 이미지로 바로 연결되다 보니 007은 브랜드의 올림픽,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도 불립니다.

    그렇다 보니 영화 한 편 개봉할 때마다 기업들의 홍보 경쟁도 치열한데요.

    김재영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 리포트 ▶

    007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일등공신.

    일명 본드카로 불리는 애스턴마틴 자동차입니다.

    007 영화 24편 중 20편에 출연했는데 등장 자체가 역사가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편인 골드핑거에서 악당으로부터 뺏은 DB5란 모델은 지난 개봉작 스카이폴에서도 007의 애마로 등장하며 존재를 과시합니다.

    애스턴마틴은 회사 공식 문서에도 007의 차를 만드는 회사라고 소개할 정도입니다.

    영화가 전 세계 관객을 상대로 노출되다 보니 어떤 광고나 설명보다 연상이 쉽더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영화 노출을 위한 홍보경쟁을, 영화사는 흥행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찰스깁/주류업체 사장]
    "대중문화 속에서 제품이 회자하는 게 요즘 마케팅의 핵심이죠. 스펙터가 개봉됐으니 거기 나오는 우리 제품도 주목받게 되는 거죠."

    제품을 노출시키려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협찬비를 내야 하지만 광고 효과에 비하면 아깝지 않다는 겁니다.

    [데이비드 레트/주류업체 마케팅 관계자]
    "하이네켄이 판매 중인 170개국 중 85개 나라에서 영화가 개봉하면, 우리 제품도 동시에 소비자에게 홍보하게 되는 거죠."

    이런 추세는 007뿐 아니라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드러납니다.

    최근 종영한 한 드라마에 나온 차는 신형 모델도 아니었지만 '모스트카'란 애칭을 얻으며 새삼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박준식/자동차업체 마케팅 차장]
    "전에는 링컨차라고 문의를 많이 했었는데 방송이 나간, 드라마가 나간 이후로는 모스트카 뭐냐고…"

    특히 신제품의 경우에는 빠른 시간 내에 원하는 이미지를 투영할 수 있는 필수 수단이 됐습니다.

    [박지현/패션잡지 에디터]
    "예전에는 백화점 입점이 브랜드 고급화의 상징이었는데, 요즘에는 드라마나 영화 PPL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최고만 쓰는 걸로 유명한 007, 한 외신은 "스마트폰 협찬 제의가 쏟아졌지만 소니도, 삼성도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는데요,

    007이 한국 제품만 쓰기로 했다, 반대로 한국 영화에 세계적 기업들이 협찬하려고 줄을 섰다는 뉴스, 전해드릴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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