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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식당용 '식자재마트' 인기몰이, 비결은?

[앵커의 눈] 식당용 '식자재마트' 인기몰이, 비결은?
입력 2015-11-18 20:49 | 수정 2015-11-1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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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유통업계에 대형마트를 위협하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습니다.

    앵커의 눈, 지금 시작합니다.

    ◀ 앵커 ▶

    이 제품들, 보이십니까?

    물건 종류는 일반마트와 비슷한데, 용량이 훨씬 큽니다.

    '식자재마트'라는 곳에서 파는 건데요.

    일부 지방과 수도권 외곽 중심으로 문을 열고 있어서 생소한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어떤 곳인지, 조재영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 리포트 ▶

    길게 늘어선 줄, 생고기가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식자재마트는 대용량이나 묶음상품, 그러니까 '업소용 제품'을 주로 팝니다.

    새벽부터 일하는 업주들이 주고객이다보니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식자재마트를 찾는 개인고객이 부쩍 늘었습니다.

    값이 저렴한데다 품질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겁니다.

    [김명남]
    "가격이 좀 저렴한 편이에요. 채소나 고기 같은 종류…"

    [유순례]
    "물건도 좋고 싸고…우리 서민층한테는 진짜 좋다니까요, 싸고."

    특히 대형마트와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자가 많았습니다.

    [나종문]
    "다른 일반 마트보다는 한 20% 정도 여기가 더 저렴한 것 같아서…"

    [정영희]
    "요거트 같은 경우에는 3~4백 원에서 5백 원까지 싸고요. 만두 종류는 양에 비해서 거의 한 20% 정도 싼 것 같아요."

    ◀ 앵커 ▶

    실제로는 어떨까요.

    몇 개 품목을 골라서 비교해 봤습니다.

    100그램 단위별 가격인데요.

    먼저 고추장입니다.

    같은 업체 제품이지만, 식자재마트에서는 워낙 대용량으로 팔기 때문인지 반값도 안 됩니다.

    그리고 달걀 특란 서른 개짜리 한 판은, 대형마트의 3분의 2 정도고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도 식자재마트가 많이 저렴했습니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유의 경우, 같은 업체 제품일 경우 가격이 비슷하거나 대형마트가 더 싼 게 많았습니다.

    알뜰하게 장보기가 목적이라면 품목은 물론 용량과 제조사까지 잘 따져봐야겠죠.

    골목상권과 대형마트로 양분됐던 유통업계에, 식자재마트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건 분명해 보이는데요.

    대구의 경우 확산세가 너무 빨라서 지난달 전국 최초로 식자재마트를 규제하는 조례를 만들었을 정도입니다.

    대구시 측 설명을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정기영/대구시 서민경제팀장]
    "전통시장에는 상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백여 명이 넘고요. 식자재마트는 소수의 경영자가 운영하는 하나의 중소기업일 뿐입니다. 그래서 식자재마트가 20개가 넘으면 천억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이것이 고스란히 전통 시장의 손실로 이렇게 돌아갑니다."

    ◀ 앵커 ▶

    식자재마트, 분명히 업계의 변수는 맞는 것 같은데 업계에 변화도 일으키게 될까요?

    ◀ 앵커 ▶

    궁금하기는 하네요. 그럼 마트라는 시장이 먼저 생겨난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앵커 ▶

    먼저 런던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주승 특파원, 영국은 어떻습니까?

    ◀ 리포트 ▶

    영국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체인 테스코입니다.

    최근까지 한국의 홈플러스 대주주여서 우리한테도 익숙한데요,

    급을 따지자면 여기서 중상쯤 됩니다.

    영국에서는 들고 다니는 이런 쇼핑백을 보면 생활수준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급인 웨이트로즈와 막스앤스펜서, 이어서 세인즈베리와 테스코 같은 중간급.

    다음으로 할인마켓인 리들과 알디, 그리고 주로 냉동식품만 파는 아이슬랜드까지 10개 정도가 계층처럼 분류됩니다.

    [소비자]
    "형편을 감안하면 다른 데는 갈 수 없죠."

    어느 곳을 가도 원하는 품목을 살 수 있지만, 마켓 브랜드별로 품질과 가격대에 차이가 있습니다.

    방울 토마토 한 팩이 프리미엄 마켓에선 2파운드 20펜스, 중저가 마켓 제품보다 세 배 이상 비쌉니다.

    특히 식료품은 마켓 이름을 단 이른바 PB제품이 54%에 이를 정도로 많은데, 마켓별 물가 차이를 주도합니다.

    [소비자]
    "형편을 감안하면 다른 데는 갈 수 없죠."

    ◀ 앵커 ▶

    쇼핑백이 생활 수준을 보여준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 앵커 ▶

    한 곳 더 가보겠습니다. 이언주 특파원, 미국은 어떻습니까?

    ◀ 리포트 ▶

    제가 서 있는 이곳, 시골 장터처럼 보이시죠.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도시인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입니다.

    자동차로 세 시간 이내인 농장, 목장, 바다에서 수확한 생산물만 판매됩니다.

    인근 대형마트보다 값이 두 배나 비싸지만, 한 주에 최고 25만 명이 찾습니다.

    유기농을 넘어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기른, 신선한 재료인지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겁니다.

    [케이트 몰리노]
    "오래 보관했던 게 아니라 전날이나 바로 수확해 가져오는 것이라서 신선해서 좋아요."

    유기농 소비자가 몰리는 또 다른 곳, '가격 파괴'를 내세운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입니다.

    유기농 상품을 일반 상품 가격에 파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지난해 이후 유기농 매장을 2천여 곳으로 늘렸습니다.

    극명하게 나뉘는 소비자들 선호에 찬밥 신세가 된 건 대표적 유기농 유통업체인 홀푸드입니다.

    특색 없이 어중간한 가격에 매출이 급감하면서 올 들어 주가가 반 토막이 났습니다.

    ◀ 앵커 ▶

    국내도 해외도 소비자들의 선호는 늘 바뀝니다.

    유통업계의 강자도 따라서 달라지겠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게 정당한지, 대법원이 내일 2년여 만에 최종 판단을 내리는데요,

    법과 규제로 따라잡기에 시장의 변화는 너무 빨라 보입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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