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 가운데 하나인 반값 등록금.
지난 2012년 서울시립대에 도입돼서 이제 4년째 시행 중입니다.
그런데 등록금이 절반으로 줄다 보니까 대학 자체 수입도 200억 원가량 줄었습니다.
반면에 서울시의 지원금은 반값 등록금 시행 이후에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이렇게 예산이 빠듯해졌는데요.
과연 교육 품질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윤성철 기자가 서울시립대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립대의 한 교양과목 시간입니다.
2백 석 규모의 강의실이 가득 찼습니다.
시립대에서는 수강생이 100명 넘는 강의가 3년 사이 2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하소연합니다.
[임학묵/서울시립대 재학생]
"교수님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인데, 학생 수를 그렇게 해버리면 인터넷 강의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어려움을 겪기는 교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첨단장비 구입비는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16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실험실습 기자재비는 22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삭감됐습니다.
[서울시립대 이공계학과 교수]
"장비와 기자재들이 적게 나와요. 옛날보다는. 실험 같은 것이 참 어렵죠."
지난 2012년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주로 생긴 현상들입니다.
서울시립대의 1인당 교육비 투자는 지난 2011년 전국 43위에서 2년 만에 143위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강의가 없어지거나 합쳐지는 일도 늘었습니다.
8백 명을 훌쩍 넘던 시간강사와 비전임 교수 인원이 최근 수년 새 40% 넘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전임교원 확충 유도 정책을 감안해도 매우 높은 수치로, 같은 기간 다른 대학들은 감소폭이 5%에 그쳤습니다.
각종 교육지표가 나빠지면서 학생들 사이에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값등록금 이전보다 교육의 기회도, 질도 떨어졌다는 겁니다.
총학생회가 재학생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과반이 넘는 57%가 상황 개선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육지원/서울시립대 재학생]
"계절학기 같은 경우도 너무 많이 안 열리고,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은 진짜 예산을 어디다 쓰는 것인지 싶기도 하고. 교육 쪽으로 좀 써주셨으면 좋겠는데…."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와 시립대는 2018년까지 489억 원을 들여 '시민문화교육관'을 세우기로 했고 멀쩡한 주차장을 밀어내고 5천만 원을 들여 텃밭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립대 고위 관계자]
"등록금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고등교육의 질이 문제입니다. 싼값에 싼 교육을 하자는 것이 목적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질의 교육이라는 부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반값등록금이 반값 교육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뉴스데스크
윤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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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반값 교육 될라" 반값등록금 실태
[뉴스플러스] "반값 교육 될라" 반값등록금 실태
입력
2015-12-06 20:27
|
수정 2015-12-0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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