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통행제한 나흘째인 서해대교는 거대한 주탑 2개가 뼈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뻗어나온 케이블들이 차량이 지나다니는 상판을 꽉 쥐고 있는데요.
케이블을 사선으로 늘어뜨렸다고 해서 이런 다리를 사장교라고 부릅니다.
이번에 화재로 끊어진 72번 케이블 절단면을 볼까요.
웬만한 성인남자 허리보다 굵은 통에 강철 다발이 들어 있어 수백 톤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는데요.
이렇게 생명줄 같은 케이블에 대한 안전관리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오현석 기재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총 길이 7천3백10미터의 서해대교.
양끝은 교각이 놓인 콘크리트 다리지만, 가운데 두 개 주탑 사이 4백70미터는 교각이 없는 '사장교'입니다.
교각을 놓지 않고 1백44개 케이블이 상판 무게를 견디다 보니, 케이블 하나하나에 실리는 힘은 수백 톤에 달합니다.
[신재상 한국도로공사 본부장]
"서해대교 사장 구간 같은 케이블은 아주 고강도의 장력을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제일 외측 케이블의 장력이 지금 6백 톤이고요."
이 때문에 케이블이 끊어지면 다리 전체의 균형이 깨지고, 심할 경우 끊어진 케이블과 이어진 부위에서 중앙 도로를 거쳐 반대편 주탑 너머까지 연속적으로 변형이 일어납니다.
[강영종 교수/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케이블이라고 하는 것은 상부 구조를 들고 있는 주요 구조입니다. 끊어지게 되면 힘의 균형이 달라지게 되므로… "
실제 이번처럼 외부 요인으로 케이블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사장교'인 그리스의 '하릴라오스 트리쿠피스'는 지난 2005년 낙뢰로 케이블이 끊어졌습니다.
외부 충격 없이 케이블 내부가 부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일 라인강을 건너는 쿠르트슈마허 대교는 20여 년 전 케이블이 녹슬자 전면교체를 했습니다.
지난 2004년 남해대교에서도 케이블 내부 철선 다발이 일부 부식돼 그 중 5개가 끊어졌습니다.
문제는 케이블 내부의 손상 여부를 미리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교량에 사용되는 케이블은 '강선'을 7개씩 묶어 한 번 피복으로 감싸고, 이 같은 소형 케이블들을 다시 두꺼운 외장재로 덮기 때문에, 한 번 설치하면 그 내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선 음파를 이용해 케이블 부식 정도를 확인하는 '비파괴 공법'이 활용됩니다.
[야누슈키에비치/미국 토목전문가]
"레이저와 파인더를 케이블 선에 쏴 좌표값을 받기 때문에, 결함을 발견한 뒤에도 쉽게 수리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법령엔 케이블 내부에 대한 안전점검 의무규정이 없습니다.
[한국시설안전공단]
"따로 (케이블 내부) 검사 규정은 없어요. 고정하는 데 있잖아요, 케이블 고정하는 정착부, 그 부분을 저희가 보는 거죠."
검사도 대부분 눈으로 하는 외관 조사에 그쳐 외부의 콘크리트나 페인트가 벗겨진 것 정도를 발견해 보수하는 데 그칩니다.
그동안 국정감사에서도 안전 관리가 허술하단 지적이 있었지만 서해대교의 경우 케이블 내부를 비파괴공법으로 점검한 것은 준공 이후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
뉴스데스크
오현석
오현석
[뉴스플러스] 서해대교 케이블 내부점검 한 번도 없었다
[뉴스플러스] 서해대교 케이블 내부점검 한 번도 없었다
입력
2015-12-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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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12-0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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