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앵커의 눈은 메신저 속 귀여운 이모티콘들과 함께 시작하고 있는데요.
혹시 TV를 보시다가 메신저 알림소리에 본인의 휴대전화가 아닌가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앵커 ▶
네, 오늘은 우리나라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쓰고 있다는 SNS 메신저 속 이모티콘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스마트폰 메신저의 이모티콘을 본떠 만든 캐릭터 상품매장.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줄지어 기념촬영도 합니다.
[에리카]
"길 가다 우연히 메신저에서 쓰는 이모티콘이 실제 모형으로 있어 들어와봤는데 신기하고…"
[김진선]
"정말 귀여운데요. 너무 아동스럽지 않고 성인들도 많이 좋아할 수 있는 느낌이라서…"
최근엔 케이크 같은 식품으로도 변신했습니다.
"어우, 그걸 어떻게 먹어."
"먹기 너무 아까워."
국내 이모티콘 캐릭터 상품 시장은 약 1천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올해만 상품 가게가 열 개 가까이 늘었고 제품만 1천여 개가 개발되는 등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냥 귀엽다, 재밌다 수준이 아니네요.
정말 산업이라고 할 만한 규모인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죠?
◀ 앵커 ▶
이모티콘은 스마트폰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고 보면 됩니다.
'8282', '1004' 기억나실 텐데요
90년대 중반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세대'들은 이런 숫자들에 의미를 담아 소통했었죠.
휴대전화가 등장하고 문자로도 대화가 가능해진 뒤에는 이렇게 웃고 우는 얼굴처럼 감정표현이 가능해졌고요.
이런 문자들 기억하십니까?
크리스마스나 새해엔 받던 카드형 문자들입니다.
◀ 앵커 ▶
저도 새로운 걸 받으면 다른 사람한테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 앵커 ▶
네, 이런 문자 그림들이 스마트폰 세대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그래픽으로 바뀌고 소리나 움직임까지 들어가면서 지금의 이모티콘이 된 건데요, 이게 불과 4년 전 일입니다.
처음엔 열 개도 안 됐던 캐릭터들이 지금은 3천 개가 넘는다고 하니까 성장세가 엄청나죠?
◀ 앵커 ▶
해외도 마찬가집니다.
매년 시대상을 반영하는 단어를 뽑는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는 이 이모티콘을 선정했는데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쓴 이모티콘 이라는데 알파벳이 아닌 게 올해의 단어로 뽑힌 건 처음입니다.
◀ 앵커 ▶
네, 올 초에는 영국의 가디언지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이모티콘으로 옮겨 실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평소 이모티콘 사랑이 유별난 오바마 대통령 패러디 사진까지 덩달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 앵커 ▶
미국의 자동차 회사 쉐보레는 신차 발표 때 보도자료를 이모티콘으로 내놓기도 했는데요.
차보다 이모티콘이 더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모티콘을 쓰는 이유, 또 이모티콘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소통 그리고 해석의 재미'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 리포트 ▶
[강정수/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박사]
"언어, 세대, 감성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부분에서 이모티콘이 사랑받고 있다라는 것. 해석의 재미가 하나의 문화적인 코드로 이모티콘이 자리 잡는데 도움을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성장세가 무서운 이모티콘 시장, 이모티콘이 유통될 메신저와는 불가분의 관계죠.
국내에선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라인으로 양분돼 있는데요, 라인은 해외시장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고 국내 시장의 강자 카카오는 새 이모티콘 발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앵커 ▶
보통 이모티콘 한 세트가 2천 원 정도 하잖아요.
매출액도 엄청날 텐데 수익은 누가 갖게 되나요?
◀ 앵커 ▶
일단 스마트폰 원천기술자인 구글이 30%를 가져갑니다.
나머지를 디자이너와 메신저 업체가 나눠 갖는데 비교적 대등한 수준입니다.
과거 온라인 음원 판매 수익을 유통업체가 대부분 챙겨가던 것과는 좀 다르죠.
◀ 앵커 ▶
디자이너들이 제대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면 이모티콘 시장이 더 커져서 이쪽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는데요, 다행히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김재영 기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창업 16년 차인 허정선 씨는 5년 전 폐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싸이월드 최고의 캐릭터 디자인 회사였지만, 사이트가 쇠락하면서 사세도 기운 겁니다.
[허정선/이모티콘 디자인업체 대표]
"폐업한 기업들도 굉장히 많고 개인 작가들도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고…"
하지만 희망과 격려, 인내와 기다림을 주제로 한 이모티콘이 인기를 얻으면서 회사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청각장애인 지혜진 씨는 수화를 못 하는 사람들과도 소통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이모티콘 디자인을 시작한 경우입니다.
지씨의 수화 이모티콘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기부 모금까지 덤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유미(통역)/지혜진(이모티콘 디자이너)]
"수화를 몰랐던 사람들이 (이모티콘을 통해) 수화를 배우면서 재밌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고…"
유기견 보호업체가 찍은 보호동물 사진에 메신저 업체가 동작과 글귀를 얹으면 하나밖에 없는 이모티콘으로 재탄생합니다.
[한희진/동물보호단체 관계자]
"(버려진 동물들이) 병이 들었거나 우울해 보인다는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되고요."
이모티콘 디자이너들이 주목하고 있는 최근 트렌드는 소통과 공감입니다.
의견교환, 감정표출 기능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이모티콘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앵커 ▶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이모티콘 캐릭터들이 모였습니다.
자주 봐서 그런지 친구처럼 친숙하기까지 한데요.
내일은 이 친구들이 다니는 통로, '카카오'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이모티콘으로 대박! 연간 1천억대 추산
[앵커의 눈] 이모티콘으로 대박! 연간 1천억대 추산
입력
2015-12-10 20:51
|
수정 2015-12-1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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