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북 순창군의 한 마을 이름입니다.
'대가리'.
큰 대(大)에 아름다울 가(佳) 자, 멋진 이름을 가진 마을인데요.
기억하기 쉽고 정감도 있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죠.
경북 청도군의 '구라리', 그리고 전남 '백수읍' 등 재미있는 이름의 마을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또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개명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윤지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산세가 수려한 충북 지역의 소박한 농촌 마을.
이곳의 이름은 야동리입니다.
대장간 '야(冶)'에 고을 '동(洞)', 대장간이 있던 마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래를 가늠할 수 있는 평범한 지명이었만 '야한 동영상'이란 신조어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지세현/주민]
"야동? 상대방도 의아해하죠. 어떻게 이름이 야동이냐..."
야동리의 옆 동네의 이름은 대소원면.
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이류면이었습니다.
이로움이 흐른다는 뜻을 지녔지만 어감 때문에 주민들이 변경을 추진했고 새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양찬호/주민]
"'일류' '이류' 해서 이류라는 어감 때문에 대소원면으로 그렇게 정식으로 개정을 했습니다."
관광 상품화를 목표로 지명을 바꾸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한산성이 있는 경기도 중부면은 남한산성면으로, 1600년 전 대가야의 도읍지였던 경북 고령읍은 대가야읍으로 개명했습니다.
소나무 중에 최고의 소나무로 꼽히는 금강소나무입니다.
이 소나무 8만 그루가 있는 울진군 서면은 군락지의 이름을 따 올해 초 금강송면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포항 호미곶면과 영월 한반도면이 개명 이후 관광 특수를 누리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장은미/국가지명위원회 위원]
"지명은 사람 이름과 마찬가지로 서로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입니다. 일부 지역 사람들의 의견에 의해서 쉽게 바뀐다면 (국가적으로도) 많은 혼동이 있을 것이고..."
주민 3분의 2의 동의와 조례 개정을 통해 옛 이름을 버린 동네는 최근 4년간 17곳.
이미지를 좋게 하려고 개명을 하려는 움직임이 여전하지만 야동리, 구라리, 대가리 등의 이름은 변함이 없습니다.
세상이 변해 입에 오르내리게 된 지명.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나고 자란 정든 고향 이름을 지켜주고 싶은 주민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MBC뉴스 윤지윤입니다.
뉴스데스크
윤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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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클릭] 대가리, 야동리…"우리 동네 이름 바꿔주세요"
[이슈 클릭] 대가리, 야동리…"우리 동네 이름 바꿔주세요"
입력
2015-12-13 20:25
|
수정 2015-12-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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