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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의 눈] 편의점 도시락 인기 "혼자가 더 좋아"

[앵커의 눈] 편의점 도시락 인기 "혼자가 더 좋아"
입력 2015-12-25 20:37 | 수정 2015-12-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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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편도족'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건데요.

    요즘 이들을 겨냥한 편의점 업계의 도시락 경쟁이 치열합니다.

    먼저 김수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도심에 있는 이 편의점에는 점심때마다 도시락을 사 먹으려는 직장인들이 몰립니다.

    따뜻하게 데워먹을 수도 있고 라면을 곁들이면 더 든든합니다.

    [이지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먹는 것 같아요."

    사무실 밀집지역에는 도시락을 사서 가는 손님도 많습니다.

    [김현재]
    "맛도 기대했던 것보다 굉장히 좋고요. 그리고 질도 괜찮은 것 같고…."

    [이성환]
    "제가 먹고 있는 게 3천 원짜리인데 한 끼 식사로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가격은 3천 원대가 대부분으로 식당 밥보다 저렴한 게 장점이지만 맛도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한 업체는 식품연구소를 차려놓고 밥맛을 감별하는 전담 직원에 소스까지 전문가를 모아 메뉴를 개발합니다.

    이 업체의 도시락 공장은 하루 2만 개 대량생산을 하면서도 갓 지은 밥과 반찬의 맛을 살리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권혁주/ 도시락 제조업체 팀장]
    "농협에서 갓 도정한 햅쌀만을 사용하고 있고요. 매일 입고 시마다 품질 검사를 해서 진짜 신선한지를 검사하고.."

    작년보다 1.5배에서 두 배 가까이 매출이 늘어난 편의점 도시락 시장.

    대충 때우는 한 끼로는 손님 끌기가 어려울 정도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 앵커 ▶

    김치에 밑반찬 두어 개로 충분하다 싶던 옛날 도시락과는 딴판이죠?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3대 편의점의 대표 제품인데요.

    탤런트 김혜자 씨를 내세운 이 제품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다고 해서 '혜자스럽다, 혜자롭다'는 유행어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게 아이돌 멤버를 내세운 도시락인데요, 닭다리튀김, 멸치볶음 등 해서 반찬이 11가지나 들어간 것도 있는데 값도 좀 비싸긴 합니다.

    ◀ 앵커 ▶

    이른바 '집밥','쿡방'의 스타인 백종원 씨를 내세운 것도 있는데요.

    소시지나 달걀 같은 추억의 반찬에 돼지고기 반찬도 넣어서 영양을 강조했습니다.

    다 맛있어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인터넷에는 먹어보니 괜찮더라, 별로더라 이런 후기도 많이 올라옵니다.

    한 연예인 이름을 딴 편의점 즉석식품은 너무 부실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는데 해당 연예인이 이미지가 실추됐다면서 업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걸었다고 합니다.

    ◀ 앵커 ▶

    평가까지 꼼꼼하게 하는 걸 보니 그냥 한 끼 때우는 걸로 생각하는 게 아닌 것 같죠.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조재영 기자 설명을 들어보시죠.

    ◀ 리포트 ▶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나홀로 가구인 시대.

    20~30대 열 명 중 예닐곱 명은 하루에 한 번 이상 혼자 밥을 먹고 있습니다.

    이런 혼밥족들이 돈도 시간도 아낄 수 있는 한 끼로 선택한 게 편의점 도시락입니다.

    [강이주]
    "점심 시간은 1시간밖에 안 되는데 저희가 시간도 부족하고…."

    [김민규]
    "주변에 밥값이 너무 비싸고 그리고 편의점에서 먹으면 싸니까…."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냉동식품.

    대형마트의 가정 간편식도 1인 가구 증가로 확대된 시장입니다.

    일본에선 밖에서 먹는 외식, 집에서 먹는 내식의 중간 식사라는 뜻의 단어, '중식'이 이미 198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문다은]
    "요리사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기도 해요."

    ◀ 앵커 ▶

    중장년 세대라면 돈 아끼려고 그러냐, 안쓰럽고 팍팍해 보인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요.

    막상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김장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연휴 전날, 식당에 앉아 혼자 술잔을 기울이면서도 쑥스러워하지 않습니다.

    혼자의 편안함을 택한 이른바 '혼술족'들입니다.

    [이연호]
    "제 주량이 원래 한 병 정도인데요. 밖에서 다른 사람과 마시면 두 병, 세 병 이렇게 주량을 넘어서게 되니까 혼자서 먹는 걸 선호합니다."

    칸막이 달린 자리에 앉아 라면을 먹고, 1인용 불판에 스테이크도 구워 먹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김태영]
    "혼자 먹으면 메뉴 선택이 자유롭고 원하는 시간에 먹을 수 있고요."

    노래방에서 노래를 고를 때도, 목청껏 부를 때도 남들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김다혜]
    "음이탈을 한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이 듣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더 편하게 부르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요."

    형제가 적은 젊은 세대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도, 장난감을 혼자 갖고 노는 것에도 익숙합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서 먹고 놀고 즐겨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인 겁니다.

    ◀ 앵커 ▶

    어머니가 싸 주신 양은 도시락을 난로에 데워먹던 시절도 있었죠.

    국그릇까지 있는 보온 도시락은 혁명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반찬 두어 개뿐인 옛날 도시락들, 공통점은 따뜻함이었는데요.

    이제 도시락 하면 빠름, 간편함, 그리고 연예인이 먼저 떠오르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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