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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클릭] 송년 건배사 '부담', 수십만 원 개인과외까지

[이슈클릭] 송년 건배사 '부담', 수십만 원 개인과외까지
입력 2015-12-26 20:22 | 수정 2015-12-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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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당나귀. 요새 송년회 건배사 중의 하나입니다.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라는 의미인데요.

    이렇게 연말연시 모임에서 보다 독특하고 재미있게 해야 하는 건배사가 직장인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이 건배사 때문에 과외까지 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최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복집에서 마련된 송년 모임.

    폭탄주가 만들어지더니 직원들이 술잔을 부딪칩니다.

    술잔이 돌 때마다 빠지지 않는 건 바로 '건배사'입니다.

    "2016년 원숭이해인데요. 제가 "원" 하면 모두 "숭이" 하면서 드시겠습니다."

    [유영민/2년차 직장인]
    "상사에게도 잘 보이고 저의 포부도 보여드려야 되니까 많이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와인을 곁들인 저녁 송년 모임에도 건배사는 빠지지 않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김구연/31년차 직장인]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한 설문조사에선 직장인 절반 정도가 건배사나 장기자랑 때문에 모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과거 단순한 구호 정도였던 건배사가 유머가 섞인 삼행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줄임말까지.

    점점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직장인들의 받는 부담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직장인들은 건배사를 배우기 위해 화술학원을 찾기도 합니다.

    강사가 건배 구호와 순서까지 가르쳐주고 돌아가며 건배사를 연습하기도 합니다.

    "멋! 멋지게 삽시다. 져! 져주면서 삽시다."

    한 회당 수십만 원을 주고 술잔 잡는 법까지 개인 과외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선봉]
    "가격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건배 구호를 배움으로써 분위기도 살리고…

    건배사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도 등장하는가 하면, 건배사를 모아놓은 책은 품절됐습니다.

    [김헌식/문화평론가]
    "조직융화력. 가치 이런 것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장이 돼요."

    술자리에서 '15초의 미학'이라고 불리는 건배사.

    하지만, 편안하게 즐겨야 할 연말 모임을 부담스럽고, 스트레스 쌓이는 자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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