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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연예인 '스폰서', 그 진실과 오해
[이브닝 이슈] 연예인 '스폰서', 그 진실과 오해
입력
2016-02-19 17:28
|
수정 2016-02-1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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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성관계를 갖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 씨에 대해 대법원이 어제 "성매매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성현아 씨가 이른바 '스폰서 계약'을 맺고 성매매를 한 것으로 봤지만, 대법원은 성관계의 목적이 돈이 아니었다는 판단을 내린 건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연예인들의 '스폰서' 논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부터 관련 보도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3년 배우 성현아 씨는 사업가 A 씨와 3차례 성관계를 갖고 이 과정에서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른바 '연예인 스폰서 계약'이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었습니다.
성 씨는 남성이 호의로 준 선물과 돈을 받았을 뿐 성매매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2심 재판부는 A 씨가 성관계를 인정했고, 둘 사이에 돈이 오간 점을 지적하며 벌금 2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파기 환송했습니다.
'성매매란 돈을 목적으로 불특정인과 성관계를 맺는 것'을 뜻하는데, 성 씨의 경우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당시 결혼 상대를 찾고 있었다는 성 씨의 주장과 또 결혼 상대로서 A 씨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다는 지인의 증언이 고려됐습니다.
[김대현/대법원 홍보심의관]
"상대방이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먹고 돈 받고 성관계한 것이 아니라면 성매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성관계를 맺고 돈이 오갔더라도 돈이 목적이 아닌 관계가 입증되면 성매매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성매매 처벌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앵커 ▶
연예계에서 '스폰서'란 재력가가 연예인에게 경제적인 후원을 해 주고, 성관계를 포함한 애인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그 실체가 밝혀지긴 쉽지 않죠.
최근 한 걸그룹 멤버가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고 공개해서 파문이 일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 지수가 지난달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지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스폰서 브로커'라고 소개한 사람의 메시지를 캡처를 해서 공개했는데요.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모임에 고용된 스폰서 브로커'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손님 한 분이 지수 씨의 극성팬"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세지에는 "한 타임 당 200만~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가격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또, "부탁드린다. 같이 한번 일하자", "400?"이라며 더 높은 가격을 원하는지 묻는 메세지가 이어지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데요.
경찰은 스폰서 제안 문자를 보낸 이가 해외 IP로 접속해 피의자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연예계의 이 같은 상황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는데요.
관련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회장]
"오, 고달영 배우님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드라마 아주 잘 봤어요. 제가 고 배우 보고 싶어서 차 대표 좀 졸랐습니다."
[차 대표]
"아 별말씀을요 회장님. 저희 회사 보물입니다."
(반갑습니다. 회장님.)
[여자]
"제가 지금 놀고 있어요? 저 대표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있어요. 그런 짓까지."
[대표]
"입 조심해. 밖에서 다 들어."
[여자]
"이제 그만 놔주세요."
[대표]
"놔 줘? 뭐 어디 가게?"
[여자]
"다시 시작해볼래요."
[대표]
"그래? 그럼 계약서 한번 다시 볼까? 아니다 그게 내가 다 외우고 다니거든. 너 지금 나가려면 위약금 30배에 지금까지 든 진행비 다 토하고 나가야돼 너 돈 있니?"
==============================
"올해 미스 서울 미 오지영 씨 맞죠? 힘들 때 용기가 필요할 때 전화해요."
"그 여자가 무대 아래에서 최종 15명 안에 들면 천만 원, 선·미·가 되면 2천만 원, 최종 진이 됐을 경우 5천만 원까지 점점 가격 높이는 거 그 애들 돈 많은 남자랑 자리 만들어준다는 거."
◀ 나경철 아나운서 ▶
자신의 '스폰서'가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남자 친구를 허위로 고소한 전 걸그룹 멤버도 있었는데요.
걸그룹 멤버 출신인 A 씨는 지난해, 스폰서인 B씨가 자신의 남자 친구를 4시간 동안 폭행해서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혀 처벌을 받게 되자, 스폰서가 처벌받는 것을 피하게 하려고 "남자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신고했다가 구속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스폰서 B 씨에게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 앵커 ▶
지난 2009년에는 탤런트 고 장자연 씨가 '성 상납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연예인을 향한 검은 유혹의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0년 여성 연기자 111명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입니다.
설문에 응한 여성 연기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술시중 요구를 들었고, 55%는 유력 인사와의 만남, 그러니까 스폰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제안을 받은 경험이 있는 연기자의 절반가량(48%)은 제의를 거부한 뒤 캐스팅이나 광고 출연에서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연기자 지망생에 대해서도 설문조사가 함께 이뤄졌는데요.
열 명 가운데 세 명이 성 접대 제의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스폰서를 소개해 준다며, 폭력조직원인 사촌형까지 끌어들여 지망생들을 성폭행했습니다.
데뷔에 목마른 연예인 지망생들은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
"엄청 유명한 분들도 소개시켜 주고 회장님, 유명한 안무가, 투자자…. 유명한 연예인 몇 명을 데리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가지고…."
==============================
기획사 사장 31살 김 모 씨가 40대의 사업가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스폰서'였습니다.
김 씨는 두 여학생에게 스타가 되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스폰서와 10여 차례 성관계를 갖게 하고 4천6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피해 가수지망생 어머니]
"우울증에 만날 시달리고. (가수)그 쪽으로는 아예 저는 그냥 생각도 안 하고 있어요."
==============================
30살 이 모 씨는 이곳에서 지난 3년 동안 아이돌과 탤런트를 지망하는 여성들을 모았습니다.
활동을 지원해 줄 이른바 '스폰서'를 소개시켜 주는가 하면 성공했을 때 도망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알몸 동영상까지 찍었습니다.
◀ 앵커 ▶
배우나 가수뿐만 아니라 일부 방송 진행자들에게도 이런 은밀한 제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 내용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몇 년 전 케이블 채널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회사 동료의 소개로 나간 저녁 식사 자리.
뜻밖에도 당시 정권 실세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인사가 나와있었습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누가 나왔는지는 몰랐는데 거기에서 000 씨가 나왔던 거고. 옆에서 소개해주실 때 000의 왼팔 같은 분이다."
그런데 왠지 이 인사에게 면접을 보는 분위기로 흘렀다고 합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죽 훑으시더니 '방송한 지 얼마나 됐냐', '집이 어디냐' 이런 걸 묻는 거예요. 그러더니 방송하려면 촌티도 벗어야 되고.'지금 이 옷이 얼마짜리냐'고 물어보고. '이런 거로 안돼' 이런 식으로…."
그러면서 거액의 후원을 조건으로 한 만남 속칭 스폰서를 대놓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조금 이따가 누구 올 건데 만나봐. 좋은 사람이야. 그때 당시 무슨 회장이었어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계절당 오천만 원, 말 그대로 애인…."
실제로 등장한 회장님.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제 손을 옆에서 갖다가 대는 거예요."
(누가요?)
"그 000 씨가 옆에 회장이란 사람한테 옆에 앉혀놓고 제 손을 그 회장 손한테 잡게끔 갖다주는 거예요."
심지어 아나운서 학원 원장이 현직 방송 진행자인 제자에게 스폰서를 제안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Z 씨]
"(선생님이라면) 진짜 다리몽둥이라도 부러뜨려서 머리끄덩이라도 잡아서라도 니가 이러면 안돼라고 잡아줘야 될 사람이고, 그 XX 누구야라고 욕을 해줘야 되는 사람인 거잖아요? 방송인을 키우는 사람이. 본인이 진짜 마담뚜도 아니고."
◀ 앵커 ▶
물론 모든 연예계 종사자들이 이런 제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재력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걷고 있는 이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일부 배우들은 SNS를 통해 '스폰서 제안'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이 내용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탤런트 김민정은 SNS에 "나쁜 것은 나쁜 것 입니다. 땀과 노력으로 성실함으로 배우의 꿈,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배우 김현아는 과거 스폰서 제안을 거절한 사실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순수 스폰서가 아닌 매춘에 의한 스폰서 없이 배우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적었습니다.
탤런트 한상진은 자신도 데뷔 12년만에 신인상을 수상했다면서 "내 주위엔 매일매일을 묵묵히 걸어가는 배우들이 많다. 이유없는 돈에 현혹되지 말자"고 밝혔습니다.
영화배우 김옥빈은 '유명 연예인 뒤에는 스폰서가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꼬집으며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지망생과 연예인들까지도 '너도 혹시' 라는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를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성관계를 갖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 씨에 대해 대법원이 어제 "성매매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성현아 씨가 이른바 '스폰서 계약'을 맺고 성매매를 한 것으로 봤지만, 대법원은 성관계의 목적이 돈이 아니었다는 판단을 내린 건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연예인들의 '스폰서' 논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부터 관련 보도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3년 배우 성현아 씨는 사업가 A 씨와 3차례 성관계를 갖고 이 과정에서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른바 '연예인 스폰서 계약'이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었습니다.
성 씨는 남성이 호의로 준 선물과 돈을 받았을 뿐 성매매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2심 재판부는 A 씨가 성관계를 인정했고, 둘 사이에 돈이 오간 점을 지적하며 벌금 2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파기 환송했습니다.
'성매매란 돈을 목적으로 불특정인과 성관계를 맺는 것'을 뜻하는데, 성 씨의 경우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당시 결혼 상대를 찾고 있었다는 성 씨의 주장과 또 결혼 상대로서 A 씨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다는 지인의 증언이 고려됐습니다.
[김대현/대법원 홍보심의관]
"상대방이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먹고 돈 받고 성관계한 것이 아니라면 성매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성관계를 맺고 돈이 오갔더라도 돈이 목적이 아닌 관계가 입증되면 성매매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성매매 처벌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앵커 ▶
연예계에서 '스폰서'란 재력가가 연예인에게 경제적인 후원을 해 주고, 성관계를 포함한 애인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그 실체가 밝혀지긴 쉽지 않죠.
최근 한 걸그룹 멤버가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고 공개해서 파문이 일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 지수가 지난달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지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스폰서 브로커'라고 소개한 사람의 메시지를 캡처를 해서 공개했는데요.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모임에 고용된 스폰서 브로커'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손님 한 분이 지수 씨의 극성팬"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세지에는 "한 타임 당 200만~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가격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또, "부탁드린다. 같이 한번 일하자", "400?"이라며 더 높은 가격을 원하는지 묻는 메세지가 이어지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데요.
경찰은 스폰서 제안 문자를 보낸 이가 해외 IP로 접속해 피의자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연예계의 이 같은 상황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는데요.
관련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회장]
"오, 고달영 배우님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드라마 아주 잘 봤어요. 제가 고 배우 보고 싶어서 차 대표 좀 졸랐습니다."
[차 대표]
"아 별말씀을요 회장님. 저희 회사 보물입니다."
(반갑습니다. 회장님.)
[여자]
"제가 지금 놀고 있어요? 저 대표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있어요. 그런 짓까지."
[대표]
"입 조심해. 밖에서 다 들어."
[여자]
"이제 그만 놔주세요."
[대표]
"놔 줘? 뭐 어디 가게?"
[여자]
"다시 시작해볼래요."
[대표]
"그래? 그럼 계약서 한번 다시 볼까? 아니다 그게 내가 다 외우고 다니거든. 너 지금 나가려면 위약금 30배에 지금까지 든 진행비 다 토하고 나가야돼 너 돈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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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스 서울 미 오지영 씨 맞죠? 힘들 때 용기가 필요할 때 전화해요."
"그 여자가 무대 아래에서 최종 15명 안에 들면 천만 원, 선·미·가 되면 2천만 원, 최종 진이 됐을 경우 5천만 원까지 점점 가격 높이는 거 그 애들 돈 많은 남자랑 자리 만들어준다는 거."
◀ 나경철 아나운서 ▶
자신의 '스폰서'가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남자 친구를 허위로 고소한 전 걸그룹 멤버도 있었는데요.
걸그룹 멤버 출신인 A 씨는 지난해, 스폰서인 B씨가 자신의 남자 친구를 4시간 동안 폭행해서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혀 처벌을 받게 되자, 스폰서가 처벌받는 것을 피하게 하려고 "남자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신고했다가 구속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스폰서 B 씨에게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 앵커 ▶
지난 2009년에는 탤런트 고 장자연 씨가 '성 상납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연예인을 향한 검은 유혹의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0년 여성 연기자 111명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입니다.
설문에 응한 여성 연기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술시중 요구를 들었고, 55%는 유력 인사와의 만남, 그러니까 스폰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제안을 받은 경험이 있는 연기자의 절반가량(48%)은 제의를 거부한 뒤 캐스팅이나 광고 출연에서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연기자 지망생에 대해서도 설문조사가 함께 이뤄졌는데요.
열 명 가운데 세 명이 성 접대 제의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스폰서를 소개해 준다며, 폭력조직원인 사촌형까지 끌어들여 지망생들을 성폭행했습니다.
데뷔에 목마른 연예인 지망생들은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
"엄청 유명한 분들도 소개시켜 주고 회장님, 유명한 안무가, 투자자…. 유명한 연예인 몇 명을 데리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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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사장 31살 김 모 씨가 40대의 사업가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스폰서'였습니다.
김 씨는 두 여학생에게 스타가 되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스폰서와 10여 차례 성관계를 갖게 하고 4천6백만 원을 챙겼습니다.
[피해 가수지망생 어머니]
"우울증에 만날 시달리고. (가수)그 쪽으로는 아예 저는 그냥 생각도 안 하고 있어요."
==============================
30살 이 모 씨는 이곳에서 지난 3년 동안 아이돌과 탤런트를 지망하는 여성들을 모았습니다.
활동을 지원해 줄 이른바 '스폰서'를 소개시켜 주는가 하면 성공했을 때 도망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알몸 동영상까지 찍었습니다.
◀ 앵커 ▶
배우나 가수뿐만 아니라 일부 방송 진행자들에게도 이런 은밀한 제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 내용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몇 년 전 케이블 채널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회사 동료의 소개로 나간 저녁 식사 자리.
뜻밖에도 당시 정권 실세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인사가 나와있었습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누가 나왔는지는 몰랐는데 거기에서 000 씨가 나왔던 거고. 옆에서 소개해주실 때 000의 왼팔 같은 분이다."
그런데 왠지 이 인사에게 면접을 보는 분위기로 흘렀다고 합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죽 훑으시더니 '방송한 지 얼마나 됐냐', '집이 어디냐' 이런 걸 묻는 거예요. 그러더니 방송하려면 촌티도 벗어야 되고.'지금 이 옷이 얼마짜리냐'고 물어보고. '이런 거로 안돼' 이런 식으로…."
그러면서 거액의 후원을 조건으로 한 만남 속칭 스폰서를 대놓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조금 이따가 누구 올 건데 만나봐. 좋은 사람이야. 그때 당시 무슨 회장이었어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계절당 오천만 원, 말 그대로 애인…."
실제로 등장한 회장님.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 씨]
"제 손을 옆에서 갖다가 대는 거예요."
(누가요?)
"그 000 씨가 옆에 회장이란 사람한테 옆에 앉혀놓고 제 손을 그 회장 손한테 잡게끔 갖다주는 거예요."
심지어 아나운서 학원 원장이 현직 방송 진행자인 제자에게 스폰서를 제안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Z 씨]
"(선생님이라면) 진짜 다리몽둥이라도 부러뜨려서 머리끄덩이라도 잡아서라도 니가 이러면 안돼라고 잡아줘야 될 사람이고, 그 XX 누구야라고 욕을 해줘야 되는 사람인 거잖아요? 방송인을 키우는 사람이. 본인이 진짜 마담뚜도 아니고."
◀ 앵커 ▶
물론 모든 연예계 종사자들이 이런 제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재력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걷고 있는 이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일부 배우들은 SNS를 통해 '스폰서 제안'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이 내용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탤런트 김민정은 SNS에 "나쁜 것은 나쁜 것 입니다. 땀과 노력으로 성실함으로 배우의 꿈,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배우 김현아는 과거 스폰서 제안을 거절한 사실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순수 스폰서가 아닌 매춘에 의한 스폰서 없이 배우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적었습니다.
탤런트 한상진은 자신도 데뷔 12년만에 신인상을 수상했다면서 "내 주위엔 매일매일을 묵묵히 걸어가는 배우들이 많다. 이유없는 돈에 현혹되지 말자"고 밝혔습니다.
영화배우 김옥빈은 '유명 연예인 뒤에는 스폰서가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꼬집으며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지망생과 연예인들까지도 '너도 혹시' 라는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를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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