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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진료를 빙자한 '추행', 의사 성범죄 기승

[이브닝 이슈] 진료를 빙자한 '추행', 의사 성범죄 기승
입력 2016-02-19 17:48 | 수정 2016-02-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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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상식을 벗어난 일부 의사들의 범죄행위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죄를 선고받은 뒤에도, 버젓이 진료행위를 하는 의사가 적지 않아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큰데요.

    이 시간 일부 의사들의 빗나간 행태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보도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병원이 밀집한 수도권 번화가의 한 성형외과.

    진료를 하는 척하면서 여성환자를 성추행해 원장이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곳입니다.

    [00 성형외과 관계자]
    (OOO 원장님 뵈러 왔는데요.)
    "네 맞아요. 오늘은 진료 없는데…."

    관련법은 의사가 성범죄를 저지르면 10년간 취업을 제한하고, 병원은 문을 닫도록 하고 있지만 1년 가까이 행정소송을 이어가며 환자를 그대로 받고 있습니다.

    어린 아동 환자를 받고 있는 이 병원의 의사도 술에 취해 여성을 강제로 성추행했다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성범죄 의사]
    "(강제추행한) 대상이 아동청소년도 아니에요. (이 법은) 아내가 나를 신고해도 끝이에요. 끝나는 겁니다."

    하지만, 구청장이 해야 할 병원 폐쇄 명령을 실수로 보건소장이 내자 폐쇄처분이 무효가 됐고, 지금도 버젓이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안된다는 거잖아요. 그런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 거 같은데…."

    ◀ 앵커 ▶

    최근에는 병원에서 수면 내시경을 담당하는 의사가 환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이 사건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데요.

    이 의사가 일했던 검진센터가 매년 3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방문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지난 2013년, 서울의 유명 의료재단 강남센터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당시 내시경실에서 일했던 의사 양 모 씨가 대장 내시경을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간호사들은 의사 양 씨가 검진을 받으러 온 고객들에게 필요 이상의 수면유도제를 주입하고 항문을 진찰하는 척하며 추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는데요.

    양 씨는 해당 검진센터에서 약 5만 건의 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단은 양 씨를 권고사직 처리했는데요.

    이후 양 씨는 전남의 한 병원 원장으로 일하다, 최근에서야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에서 이 사건에 대해 최근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 앵커 ▶

    사건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 한의사가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사매거진 2580팀이 보도한 내용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은이가 처음 한의원을 찾은 건 2013년 8월.

    한의사는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손으로 혈 자리를 누르는 '수기 치료'란 걸 해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지은이가 혼자 왔을 때만이 치료를 했다고 합니다.

    수기 치료를 한다면서 한의사는 지은이의 옷을 직접 벗겼고,

    [이지은(가명)]
    "평소에 부모님이랑 왔을 때는 침이나 뜸 그런 게 다였는데 혼자 왔거나 그럴 때는 바지를 직접 이렇게 벗겨주거나…. 바지는 굳이 제가 하겠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자기가 해주겠다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더니 민감한 부위를 만졌다고 합니다.

    아무 설명도 없이 이런 일이 반복됐지만 지은이는 치료겠거니 하고 몇 번을 참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한 달 반 동안 7번.

    지은이는 견디다 못해 엄마에게 털어놨습니다.

    [이지은(가명) 엄마]
    "갑자기 울면서 '의사 선생님이 속옷 속에 손을 올려서, 손을 넣어서 만져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눈물 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성폭력 상담센터를 찾아간 지은이네 가족은 이 한의사에게 비슷한 일을 당한 환자가 또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의사는 법정에서 "수기 치료 과정에서 실수로 민감한 부위에 손이 닿았을 수는 있지만, 추행하려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한의사]
    "판결문에 나와 있는 내용이 저의 상황이고 입장이고…."
    (치료 행위의 일환이었는데 고의는 없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건가요?)
    "예, 예."

    ◀ 유선경 아나운서 ▶

    이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에선 '무죄' 판결이 나왔는데요.

    재판부는 "한의사가 수기 치료를 빙자해 추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지만, 가슴이나 성기를 만진 것이 수기치료의 과정으로 볼 여지가 있고, 추행 의도로 만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이 사건에 대한 한의사 27명의 의견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살펴볼까요?

    설문에 참여한 한의사 전원이 해당 한의사의 치료 내용이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고법에 계류 중입니다.

    이번엔 국가인권위원회가 병원을 찾은 환자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살펴볼까요?

    '병원에서 성적으로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열 명 중 1명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당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열 명 중 3명은 '그 병원에 다시 가지 않는' 소극적 대응에 그쳤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문직 군에 의한 성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겁니다.

    최근 성범죄를 가장 많이 일으킨 전문직 종사자는 '성직자'였는데요.

    지난 5년간 성직자의 성범죄는 4백 건이 넘었습니다.

    2위는 '의사' 직군으로 지난 5년간 피의자가 의사였던 성범죄 사건이 3백 70건이 넘었습니다.

    ◀ 앵커 ▶

    그럼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의료인과 관련된 성범죄는 매년 100건 정도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계속 진료를 했다 적발된 의사는 2년 동안 5명에 불과합니다.

    의사면허 관리는 '의료법'을, 처벌은 '아동청소년보호법'을 적용하면서 사실상 처벌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구청 관계자]
    "솔직히 지방은 느슨할 것 아니에요?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하느냐. (의료법에서) 면허 취소해버리면 다 끝나거든요."

    지난 3년간 성범죄로 적발된 의사 5명에게 복지부가 의료법을 적용해 내린 처벌은 자격정지 1개월이 전부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현행법에서는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나 또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형이나 치료 감호가 확정된 경우, 10년간 진료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처벌 규정에 대해 우리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지오]
    "범죄잖아요. 그게 범죄인데 떳떳이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한다는 게…. 의사랑 피해자 본인만 아는 사실이니까, 그런데 어릴수록 그 상처가 좀 오래가잖아요. 10년은 너무 짧은 것 같아요. 아예 의사직을 못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성준]
    "의사라는 일 자체가 생명과 관련된 그런 윤리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런 성추행 같은 것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의사자격을 박탈하는 법을 규정해야 되지 않나 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자격이 있는지 윤리적인 걸 판단할 수 있을 때에 다시 한 번 자격을 주는 게 옳지 않나 라고 생각을 합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의료인의 성범죄와 관련해 현행 처벌규정엔 문제가 없을까요?

    변호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노영희/변호사]
    "아동청소년법에서 의료인들에 대해서 자격증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그들에 대해서 전문인으로의 자격을 제한하는 그런 법규가 없기 때문에, 이런 범죄가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의료인은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얼마든지 또다시 의료행위를 하는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실질적으로 의사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신체를 담보로 해서 고도의 신뢰를 가지고 상대방에 대해서 진찰행위나 진료행위를 하는 것인데, 만약에 그런 식으로 자격 제한이 전혀 없다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의료계 내에서도 일부 의사들의 성범죄에 대해 단호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취업을 10년간 금지한 현행법에 대해서는 과도한 형량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한의사협회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주현/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진료상에서 성범죄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고 국민들한테 지탄받아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 것들은 협회에서도 반드시 처벌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아동청소년법에서) 의사의 생명을 끝내는 건데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아청법에 대해서 관계된 법률을 약간 수정해야 되고요. 다음에는 의료법상에서 있는 조항을 더 강화하거나 또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회원들에 대해서 좀 더 강한 취지의 의료법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의사 면허 제도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의사라도 일정기간이 지나서 면허를 재발급 받으면 다시 진료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2년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산부인과 의사 사건, 기억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먼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한강 잠원지구 주차장.

    주차된 외제차 조수석에서 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주차장 CCTV를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하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한 사람은, 서울 신사동의 한 산부인과 의사인 45살 김 모 씨.

    그제 밤 평소 알고 지내던 30살 이 모 씨에게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투여했는데, 2시간 만에 이 씨가 숨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시신을 환자인 것처럼 휠체어로 옮겨 차에 싣고 한강 주차장에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

    경찰은 김 씨가 미다졸람 외에도, 12개의 약물을 섞어 투약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사 김 씨는 또, 지난 1년 동안 숨진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환각성이 강한 프로포폴도 투약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앵커 ▶

    해당 사건 이후 의사 김 모 씨는 의사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면허를 재발급 받아서 지방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것이 한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의사가 버젓이 다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현 제도의 문제점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현재 국내에선 3년에 24시간.

    해당 분야의 교육을 받고 의사면허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면허가 취소됐다 재발급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최근 10년간 의사 면허가 취소된 91건 중 면허가 재발급 된 게 72건에 달합니다.

    즉, 면허가 취소됐던 의사 5명 중에 4명이 재발급을 받은 셈인데요.

    앞서 보신 것처럼, 성범죄나 주사기 재사용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의사들이 적발되면서 의사면허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 해외의 경우, 의사면허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미국에서는 의사 면허를 취득해도 주별 면허원에서 정기적으로 면허를 갱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년마다 점검하는데 허위로 신고하면 의사 자격 자체를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선 동료 평가를 시행하고 있고, 영국에선 의사면허 관리위원회에서 의료 사고나 범죄행위를 기록해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진료실 안에서 벌어지는 성범죄의 예방을 위해서 최근 거론되는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샤프롱 제도라는 건데요.

    샤프롱은 원래 사교 모임에서 젊은 미혼 여성을 보살펴 주던 나이 든 여성을 지칭하는 말인데요.

    최근에는 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 보호자나 간호사가 진료실 내부에 함께 머무는 제도를 뜻합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미국과 영국에서는 진료 과정에 제 삼자가 동석하는, 소위 샤프롱 제도를 운용하기도 합니다.

    객관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서 환자의 피해를 방지하고, 동시에 거짓 고발을 당할 수 있는 의료인도 보호하는 겁니다.

    [애니 바/영국 트레이닝 교육학원 회장]
    "샤프롱은 소위 "제3의 목격자"라고 합니다. 샤프롱은 진료 상황을 지켜보고, 환자를 위해서 또 진료에 참여한 의료진을 위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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