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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TV홈쇼핑, 높은 인기만큼 많은 '사기'
[이브닝 이슈] TV홈쇼핑, 높은 인기만큼 많은 '사기'
입력
2016-03-08 17:51
|
수정 2016-03-08 18:01
재생목록
◀ 앵커 ▶
TV홈쇼핑 이용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공중파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 채널 사이사이에 편성돼 있다 보니 TV를 시청할 때 홈쇼핑 방송을 안 보고 지나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울 정도인데요.
취급하는 상품도 다양하고 사용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는가 하면, 앉아서 물건을 편하게 살 수 있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 시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나경철 아나운서가 홈쇼핑 이용 실태부터 짚어드리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최근 1년 사이 TV홈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소비자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입니다.
홈쇼핑 방송을 얼마나 많이 시청하는지 물었더니, 시청 횟수는 하루 평균 1.5회 정도였고, 시청 시간은 한 번에 평균 26분 씩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실제 얼마나 구입을 할까요?
응답자 한 사람당 평균적으로 한 달에 2.1회는 상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상품 구매 금액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가 전체 55%로 가장 많았고, 10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가 약 29%로 뒤를 이었습니다.
5만 원 미만은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소비자들은 왜 TV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구입할까요?
조사 결과, 가격 할인 때문이라는 답변이 71%로 가장 많았고, 사은품과 추가 구성품 때문이라는 답변이 63%로 뒤를 이었는데요.
저렴한 가격과 풍성한 사은품이 상품의 품질이나 이용 후기보다 구매 결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그런데 TV홈쇼핑의 인기가 높은 만큼 소비자들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자들의 상담 건수도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지난 4년 동안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접수된 TV홈쇼핑의 표시와 광고 관련 상담 건수는 2천 8백여 건에 이릅니다.
2012년에는 4백여 건에 불과했던 소비자 상담 건수가 2014년에는 6백 건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에는 천 3백여 건으로 단 1년 만에 두 배 이상 훌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 상담이 들어온 제품 세 건 중 한 건은 식료품 종류였고, 생활용품과 생활가전이 13%, 주방용품과 주방가전이 12%로 피해 상담이 많았습니다.
그럼 실제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소비자 상담 사례를 살펴볼까요?
서울에 사는 30대 김 모 씨는 2013년에 "100% 털이 빠지지 않는다"는 TV홈쇼핑 방송을 보고 구스다운 이불세트를 127만 9천 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사용 중에 방송과는 다르게 털이 심하게 빠져서 반품을 요구했는데요.
업체에서는 "원래 구스다운이 그렇다"며 말을 바꾸고 반품을 거부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한 번 볼까요?
한 50대 여성이 지난해 10월, '모든 냄비가 사용 가능하다'는 말에 TV홈쇼핑에서 전기레인지를 렌탈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제품은 방송과 달리 '전용 용기'만을 사용해야 했는데요.
다음날 바로 반품했지만, 업체에서는 되려 렌탈 중도해지 위약금이라며 소비자 카드로 1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엄영자/ 홈쇼핑 피해자]
"'아, 저거 저렴하고 괜찮구나' 모든 그릇이 다 된다 그랬으니까. 냉장식품을 끓이는데 20분이 지나도 끓을 생각도 안 하고…. '특정 그릇만 된다'라면 그릇도 또 다 구매를 해야 하잖아요. 그럼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모든 그릇이 다 된다' 하니까 제가 그 걸 산 거죠. 3일만에 환불을 했거든요. 근데 위약금을 물어야 한대요. 10만 원을. '그건 아니다' 홈쇼핑에 전화를 해서 따진 거예요. '그럼 없는 걸로 하자' 이랬거든요? 한 달 후에 보니까 카드 결제가 딱 된 거예요. 유명 홈쇼핑이니까 나는 믿고 구매를 했어요. 우리를 속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난 생각을 하죠 홈쇼핑에서…."
◀ 앵커 ▶
최근 들어 이처럼 소비자 피해가 늘면서, TV홈쇼핑 6개 회사에서 방송한 100개 상품을 대상으로 한국소비자원이 직접 조사에 나섰는데요.
그 결과가 놀랍습니다.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방송사상 최저가', '단 한 번도 없던 초특가', 방송 종료 후 가격이 다시 원래대로 오른다는 말, 홈쇼핑 방송에서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6대 TV 홈쇼핑사의 100개 상품 방송 가운데 70%가 방송 중에 이런 말들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진실이라면 문제가 안 될 텐데요.
'최저가'를 표방한 방송 상품의 무려 83%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방송 종료 후에도 계속 같은 조건으로 판매를 하거나 해당 상품을 다른 쇼핑몰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밝혔습니다.
가격 표시에도 문제가 많았는데요.
방송 중에 '실제로 판매되는 가격보다', '일시불 할인'과 '자동주문 할인', '특정 신용카드 사용 할인', '모바일 앱 할인' 등을 모두 다 적용한 가격을 더 크게, 더 자주 표시하는가 하면, 어떤 홈쇼핑사는 상품구입 이후 지급되는 적립금까지 할인금액에 포함시켜 최종 판매가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가격도 가격이지만, 상품의 성능이나 효능을 부풀리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방송된 상품 100개 가운데 39개 상품이 성능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계속해서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한 정수기는 방송에서 "미네랄은 살리고, 세균과 바이러스는 걸러준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 이 정수기에는 미네랄 생성 기능도 없고, 세균과 바이러스 제거 기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홈쇼핑 정수기는 "유해 박테리아 5종과 중금속을 100% 제거 한다"는 연구원 성적서를 방송에 제시했지만, 확인결과 해당 정수기에는 중금속 제거 기능이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제품의 원산지를 속이거나, 사은품 내용을 부풀리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여성코트 물량이 얼마 안 남았다면서 서둘러 구매를 하라고 자극합니다.
[홈쇼핑 진행자]
"추가생산 못 하고, 오늘 놓치시면 앞으로 구매하실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한 달 만에 홈쇼핑에서 8천 벌이 팔렸고, 실제로 물량이 달렸습니다.
그러자 이 업체는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온 코트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올해 8월까지 팔았습니다.
원산지가 '중국산'이라고 적힌 라벨을 떼낸 뒤, '대한민국'으로 표시된 라벨을 붙이는 이른바 '라벨 갈이'를 한 겁니다.
원단의 촉감과 단추위치가 조금 다른 정도여서, TV를 보고 산 고객들은 전혀 중국산인 줄 몰랐습니다.
제조원가는 중국산이 3만 원 정도 덜 들었습니다.
==============================
[홈쇼핑 방송(2014년 11월)]
"크림에서 정품으로 40만 원 돈, 이걸 두 세트를 챙겨드린다는 거죠."
50만 원이 넘는 주름 개선 화장품을 13만 원대로 깎아주는 파격 할인에, 40만 원짜리 정품 두 세트까지 챙겨준다는 롯데홈쇼핑의 TV방송입니다.
이 한 시간 남짓 방송에 모두 4천8백 개, 5억 6천만 원어치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주문한 고객이 받은 사은품은 정품 용량의 15%에 불과한 샘플이었습니다.
[화장품 구입 고객]
"샘플이라는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고요. 그 백화점 제품 그대로 두 세트 이렇게 이야기했으니…."
사은품이 '40만 원짜리 정품'임을 강조하며 소개한 건 모두 18번에 달하지만 '샘플'이나 '소용량'이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용량이 8mL에 불과한 샘플의 사진을 늘려 정품보다 더 크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김대영/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과]
"실제 화장품 용량도 방송 맨 처음과 끝에 1초씩만 제공을 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려는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롯데홈쇼핑 측은 다섯 번의 방송 중 한 번 방송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이후 판매부터는 샘플로 정확하게 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앵커 ▶
나경철 아나운서, 그런데 홈쇼핑 방송을 보고 있다 보면 상품을 파는 데 좀 불리하다 싶은 내용은 쇼호스트가 말로 설명하지 않고 화면에 자막으로, 그것도 아주 잠깐 보여줄 때가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나요?
◀ 나경철 아나운서 ▶
실제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렌탈 상품이나 여행 상품 그리고 보험 상품에서 이런 문제가 많았는데요.
모니터 대상이었던 서른 개 상품 가운데 단 2개를 뺀 28개 상품에서 반품이나 위약금 관련 내용, 혹은 따로 내야 하는 '제품 설치 비용'이나 '여행지 추가 비용' 정보를 음성으로 고지하지 않아서 소비자가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갔다 피해를 본 사례도 있는데요,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TV 홈쇼핑에 나왔던 크로아티아 8박 9일 여행상품 광고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쇼호스트]
"'너무 좋지만 그림의 떡이야.' 너무 비용이 비싸셨던 분들께 유류할증료를 뺐더니 130만 원대로 시작할 수 있어요."
"136만 원부터 출발할 수 있죠."
"어머나 세상에…."
그런데 화면 아래 아주 작은 글씨로 기사와 가이드 경비 90유로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33살 신 모 씨는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추가 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신00/여행 상품 구매]
"막상 현장에 가니까 가이드비를 새롭게 요구했고, 그다음에 선택관광을 안 하니까 여행하는 내내 굉장히 불편하게 하고 굉장히 불쾌하게 했습니다."
선택 관광이 있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은 홈쇼핑도 있고, 선택 관광을 수백 자 적어놓고 단 2, 3초 만에 화면을 넘기는 홈쇼핑도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TV 홈쇼핑 업체와 20개 여행사에 대해 중요 정보고시 위반에 따른 과태료 5억 3,0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오행록/공정거래위원회 과장]
"비용의 총액을 꼼꼼히 확인하셔서 이름만 저가인 상품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TV홈쇼핑 이용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공중파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 채널 사이사이에 편성돼 있다 보니 TV를 시청할 때 홈쇼핑 방송을 안 보고 지나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울 정도인데요.
취급하는 상품도 다양하고 사용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는가 하면, 앉아서 물건을 편하게 살 수 있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 시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나경철 아나운서가 홈쇼핑 이용 실태부터 짚어드리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최근 1년 사이 TV홈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소비자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입니다.
홈쇼핑 방송을 얼마나 많이 시청하는지 물었더니, 시청 횟수는 하루 평균 1.5회 정도였고, 시청 시간은 한 번에 평균 26분 씩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실제 얼마나 구입을 할까요?
응답자 한 사람당 평균적으로 한 달에 2.1회는 상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상품 구매 금액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가 전체 55%로 가장 많았고, 10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가 약 29%로 뒤를 이었습니다.
5만 원 미만은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소비자들은 왜 TV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구입할까요?
조사 결과, 가격 할인 때문이라는 답변이 71%로 가장 많았고, 사은품과 추가 구성품 때문이라는 답변이 63%로 뒤를 이었는데요.
저렴한 가격과 풍성한 사은품이 상품의 품질이나 이용 후기보다 구매 결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그런데 TV홈쇼핑의 인기가 높은 만큼 소비자들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자들의 상담 건수도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지난 4년 동안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접수된 TV홈쇼핑의 표시와 광고 관련 상담 건수는 2천 8백여 건에 이릅니다.
2012년에는 4백여 건에 불과했던 소비자 상담 건수가 2014년에는 6백 건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에는 천 3백여 건으로 단 1년 만에 두 배 이상 훌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 상담이 들어온 제품 세 건 중 한 건은 식료품 종류였고, 생활용품과 생활가전이 13%, 주방용품과 주방가전이 12%로 피해 상담이 많았습니다.
그럼 실제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소비자 상담 사례를 살펴볼까요?
서울에 사는 30대 김 모 씨는 2013년에 "100% 털이 빠지지 않는다"는 TV홈쇼핑 방송을 보고 구스다운 이불세트를 127만 9천 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사용 중에 방송과는 다르게 털이 심하게 빠져서 반품을 요구했는데요.
업체에서는 "원래 구스다운이 그렇다"며 말을 바꾸고 반품을 거부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한 번 볼까요?
한 50대 여성이 지난해 10월, '모든 냄비가 사용 가능하다'는 말에 TV홈쇼핑에서 전기레인지를 렌탈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제품은 방송과 달리 '전용 용기'만을 사용해야 했는데요.
다음날 바로 반품했지만, 업체에서는 되려 렌탈 중도해지 위약금이라며 소비자 카드로 1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엄영자/ 홈쇼핑 피해자]
"'아, 저거 저렴하고 괜찮구나' 모든 그릇이 다 된다 그랬으니까. 냉장식품을 끓이는데 20분이 지나도 끓을 생각도 안 하고…. '특정 그릇만 된다'라면 그릇도 또 다 구매를 해야 하잖아요. 그럼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모든 그릇이 다 된다' 하니까 제가 그 걸 산 거죠. 3일만에 환불을 했거든요. 근데 위약금을 물어야 한대요. 10만 원을. '그건 아니다' 홈쇼핑에 전화를 해서 따진 거예요. '그럼 없는 걸로 하자' 이랬거든요? 한 달 후에 보니까 카드 결제가 딱 된 거예요. 유명 홈쇼핑이니까 나는 믿고 구매를 했어요. 우리를 속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난 생각을 하죠 홈쇼핑에서…."
◀ 앵커 ▶
최근 들어 이처럼 소비자 피해가 늘면서, TV홈쇼핑 6개 회사에서 방송한 100개 상품을 대상으로 한국소비자원이 직접 조사에 나섰는데요.
그 결과가 놀랍습니다.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방송사상 최저가', '단 한 번도 없던 초특가', 방송 종료 후 가격이 다시 원래대로 오른다는 말, 홈쇼핑 방송에서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6대 TV 홈쇼핑사의 100개 상품 방송 가운데 70%가 방송 중에 이런 말들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진실이라면 문제가 안 될 텐데요.
'최저가'를 표방한 방송 상품의 무려 83%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방송 종료 후에도 계속 같은 조건으로 판매를 하거나 해당 상품을 다른 쇼핑몰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밝혔습니다.
가격 표시에도 문제가 많았는데요.
방송 중에 '실제로 판매되는 가격보다', '일시불 할인'과 '자동주문 할인', '특정 신용카드 사용 할인', '모바일 앱 할인' 등을 모두 다 적용한 가격을 더 크게, 더 자주 표시하는가 하면, 어떤 홈쇼핑사는 상품구입 이후 지급되는 적립금까지 할인금액에 포함시켜 최종 판매가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가격도 가격이지만, 상품의 성능이나 효능을 부풀리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방송된 상품 100개 가운데 39개 상품이 성능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오인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계속해서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한 정수기는 방송에서 "미네랄은 살리고, 세균과 바이러스는 걸러준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 이 정수기에는 미네랄 생성 기능도 없고, 세균과 바이러스 제거 기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홈쇼핑 정수기는 "유해 박테리아 5종과 중금속을 100% 제거 한다"는 연구원 성적서를 방송에 제시했지만, 확인결과 해당 정수기에는 중금속 제거 기능이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제품의 원산지를 속이거나, 사은품 내용을 부풀리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 리포트 ▶
여성코트 물량이 얼마 안 남았다면서 서둘러 구매를 하라고 자극합니다.
[홈쇼핑 진행자]
"추가생산 못 하고, 오늘 놓치시면 앞으로 구매하실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한 달 만에 홈쇼핑에서 8천 벌이 팔렸고, 실제로 물량이 달렸습니다.
그러자 이 업체는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온 코트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올해 8월까지 팔았습니다.
원산지가 '중국산'이라고 적힌 라벨을 떼낸 뒤, '대한민국'으로 표시된 라벨을 붙이는 이른바 '라벨 갈이'를 한 겁니다.
원단의 촉감과 단추위치가 조금 다른 정도여서, TV를 보고 산 고객들은 전혀 중국산인 줄 몰랐습니다.
제조원가는 중국산이 3만 원 정도 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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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방송(2014년 11월)]
"크림에서 정품으로 40만 원 돈, 이걸 두 세트를 챙겨드린다는 거죠."
50만 원이 넘는 주름 개선 화장품을 13만 원대로 깎아주는 파격 할인에, 40만 원짜리 정품 두 세트까지 챙겨준다는 롯데홈쇼핑의 TV방송입니다.
이 한 시간 남짓 방송에 모두 4천8백 개, 5억 6천만 원어치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주문한 고객이 받은 사은품은 정품 용량의 15%에 불과한 샘플이었습니다.
[화장품 구입 고객]
"샘플이라는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고요. 그 백화점 제품 그대로 두 세트 이렇게 이야기했으니…."
사은품이 '40만 원짜리 정품'임을 강조하며 소개한 건 모두 18번에 달하지만 '샘플'이나 '소용량'이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용량이 8mL에 불과한 샘플의 사진을 늘려 정품보다 더 크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김대영/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과]
"실제 화장품 용량도 방송 맨 처음과 끝에 1초씩만 제공을 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려는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롯데홈쇼핑 측은 다섯 번의 방송 중 한 번 방송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이후 판매부터는 샘플로 정확하게 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앵커 ▶
나경철 아나운서, 그런데 홈쇼핑 방송을 보고 있다 보면 상품을 파는 데 좀 불리하다 싶은 내용은 쇼호스트가 말로 설명하지 않고 화면에 자막으로, 그것도 아주 잠깐 보여줄 때가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나요?
◀ 나경철 아나운서 ▶
실제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렌탈 상품이나 여행 상품 그리고 보험 상품에서 이런 문제가 많았는데요.
모니터 대상이었던 서른 개 상품 가운데 단 2개를 뺀 28개 상품에서 반품이나 위약금 관련 내용, 혹은 따로 내야 하는 '제품 설치 비용'이나 '여행지 추가 비용' 정보를 음성으로 고지하지 않아서 소비자가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갔다 피해를 본 사례도 있는데요,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TV 홈쇼핑에 나왔던 크로아티아 8박 9일 여행상품 광고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쇼호스트]
"'너무 좋지만 그림의 떡이야.' 너무 비용이 비싸셨던 분들께 유류할증료를 뺐더니 130만 원대로 시작할 수 있어요."
"136만 원부터 출발할 수 있죠."
"어머나 세상에…."
그런데 화면 아래 아주 작은 글씨로 기사와 가이드 경비 90유로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33살 신 모 씨는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추가 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신00/여행 상품 구매]
"막상 현장에 가니까 가이드비를 새롭게 요구했고, 그다음에 선택관광을 안 하니까 여행하는 내내 굉장히 불편하게 하고 굉장히 불쾌하게 했습니다."
선택 관광이 있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은 홈쇼핑도 있고, 선택 관광을 수백 자 적어놓고 단 2, 3초 만에 화면을 넘기는 홈쇼핑도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TV 홈쇼핑 업체와 20개 여행사에 대해 중요 정보고시 위반에 따른 과태료 5억 3,0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오행록/공정거래위원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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