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서울 최고 맛집은? '미슐랭 가이드' 상륙
[이브닝 이슈] 서울 최고 맛집은? '미슐랭 가이드' 상륙
입력
2016-03-11 17:30
|
수정 2016-03-11 20:22
재생목록
◀ 앵커 ▶
'요리계의 성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라는 맛집 가이드가 있습니다.
이 책으로부터 별을 받으면 요리사에겐 최고의 영예로 통할만큼 권위 있는 책인데요.
미슐랭 가이드의 서울편이 전 세계에서 27번째로,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발간될 예정입니다.
먼저 관련 보도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맛집' 평가에 관한 한 세계 최고 권위의 미슐랭 가이드가 서울편을 내기로 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4번째입니다.
[베르나르 델마스/미쉐린 그룹 부사장]
"한국 음식은 매우 독창적이고, 셰프들도 제철 식재료를 써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훌륭합니다)."
평가 기준은 음식의 맛과 재료, 개성과 가격 등 5가지.
내외국인으로 구성된 검증단이 직접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사먹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검증단이 신분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식당들은 모르는 사이에 평가를 받는 셈이지만 일단 흥미롭다는 반응입니다.
[정재덕/사찰 음식 명인]
"가슴이 벅차오르고, 기회가 생겼으니까 평가도 한번 받아보고 싶습니다."
지난 2007년 일본 도쿄판을 출시했을 때에는 평가 결과를 두고 음식점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만 올라가도 그 식당에는 엄청난 부와 명성이 따라옵니다.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까지 있다 보니 각국 정부에서도 미슐랭 가이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인데요.
이 시간에는 '미슐랭 가이드'가 대체 어떤 책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미슐랭 별 3개짜리 프랑스 식당의 요리는 1인분 한 끼에 우리 돈 50만 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서너 명이 와인과 함께 한 끼 식사를 하면 수백만 원은 각오해야 합니다.
이런 식당의 음식은 세계 어떤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창작물이고, 요리라기보다는 예술작품입니다.
==============================
도쿄 스가모의 라면집.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생겼습니다.
"3~4시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맛집을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가 라면집으로선 처음으로 별 하나를 주자, 외국인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베르나르 델마스/미쉐린 그룹 부사장]
"굉장히 수준 높은 라면집이라고 (생각합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빨간색 표지에 손바닥만 한 크기.
바로 '요리계의 성경'이라고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입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타이어 회사죠.
미쉐린 타이어 사가 지난 1900년 자동차 운전자를 위한 식당과 숙소 안내서로 창간했는데요.
지금은 전 세계 26개국에서 출간되고 있고, 이 책이 부여하는 별점을 받은 식당은 몇 달간 예약이 밀릴 정도로 최고의 식당으로 인정받습니다.
또 미슐랭 가이드가 발간된 나라와 도시는 세계적으로 미식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인정받습니다.
서울은 아시아에서는 도쿄,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로 미슐랭가이드가 발간되는 도시가 됐는데요.
미슐랭 가이드는, 식당에 별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별 하나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별 두 개는 요리가 훌륭해서 일부러 찾아갈만한 식당, 그리고 최고 평점인 별 세 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맛여행을 위해 기꺼이 그곳으로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합니다.
특히 별 세 개는 요리사에게는 최고의 명예로, 전 세계에서도 별 세 개를 받은 식당은 5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당들이 대부분 '파인 다이닝', 즉, 고급 요리나 미식가들만을 위한 요리에 치중돼 있어서 평범한 사람들이 즐기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평균적인 도시 생활자가 적정한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대중식당은 미슐랭 마스코트가 입맛을 다시고 있는 또 다른 식당 가이드 책인 '빕 구르망'에 수록되기도 합니다.
'미슐랭 가이드'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평가원들이 암행 심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선정된 식당조차도 리스트 발표 당일이 돼서야 그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개봉한 한 영화는 이 '미슐랭 최고 별점'을 받기 위한 요리사들의 열정을 그렸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영화 '더 셰프'(2015)]
◀ 앵커 ▶
하지만, '미슐랭'의 이런 평가방식에 대해서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평가 기준에 동의할 수 없고, 요리사들이 미슐랭 별을 받는데 치중하다 보니 본질을 잃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보도내용과 전문가의 설명을 이어서 들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미슐랭은 요리사들의 꿈이기도 하지만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3년엔 한 요리사가 미슐랭 별을 뺏길까 하는 부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미슐랭의 막강한 권위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미슐랭의 평가방식.
이렇다 보니 객관적 평가기준이 없다는 비판부터 더 나아가 맛을 보기나 했느냐는 의혹까지 제기합니다.
[엠마뉴엘 뤼방/요리 평론가]
"미슐랭이 지불해야할 식비 등을 계산해보면, 미슐랭의 경제규모로는 (모두 맛보고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맛도 맛이지만 평가가 분위기에 좌우돼 가격만 올린다고 꼬집습니다.
[메그 짐멕/평론가]
"(미슐랭은) 격식을 차린 특정한 서비스를 높이 평가합니다. 고임금의 종업원이 있어야 하고 음식값을 터무니없이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슐랭이 과거에 얽매여 너무 뻔한 음식에만 별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미령/푸드 칼럼니스트]
"(미슐랭 가이드가) 프랑스에서 시작한 가이드고, 프랑스적인 미식 수준, 미식 기준, 미식 척도를 모든 나라의 맛집에 적용시키려는 그런 게 있었어요. 여태까지는. 각 나라의 최고의 향토색이라든가 지방색이라든가 각 국가의 미식적인 어떤 기준이 있잖아요. 그런 걸 많이 반영을 하려고 노력을 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 앵커 ▶
'맛집 가이드' 하나가 이처럼 화제가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많은 반면,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식당 관련 정보를 찾기 쉽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저희 이브닝뉴스 취재진이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인터뷰 ▶
[Q. 맛집, 어떻게 알고 찾아가세요?]
[신민교/29살]
"블로그를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100% 믿을만한 건 아니고요. 입맛이 조금씩 각기 다르다 보니까 한 50% 정도는 믿을 만한 것 같아요."
[조은비/24살]
"아무래도 블로그나 SNS는 홍보용으로 많이 올리기 때문에 약간 맛이 없는데도 홍보해 주려고 맛있게 막 표현을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좀 실망한 것 같아요."
[한광석/28살]
"아무래도 그래서 블로그 같은 걸 보면 가족들끼리 같이 가든가 이런 부분으로 사진 올리는 걸 많이 찾아가죠."
[박진하/25살]
"사람들이랑 같이 갔을 때 다 같이 맛있다고 하면 그게 맛집인 것 같아요."
◀ 나경철 아나운서 ▶
지금 들으신 시민들의 생각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인터넷 검색이나 블로그 맛집 추천을 있는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 검색을 하더라도 이게 순수한 검색 결과인지, 아니면 돈을 낸 광고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인데요.
관련 보도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네이버에 관련 단어를 검색해봤습니다.
첫 화면부터 돈을 낸 광고인 '파워링크'가 뒤덮이고 블로그와 사이트 곳곳에 홍보성 글이 넘칩니다.
건국대학교 연구팀이 빅데이터 기술로 네이버 블로그 등 5백50만 건의 글을 분석해 봤습니다.
광고와 홍보성 글을 걸러내고 다시 맛집 순위를 내봤더니, 1위부터 10위까지 식당이 네이버 파워링크엔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첫 페이지에서는 한 곳이 겹칠 뿐이었습니다.
[신효섭/건국대학교 인터넷공학부 교수]
"검색의 질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광고성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고 스팸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인터넷에서 맛집을 찾을 때 일반인이 쓴 블로그 글도 많이 보게 되는데요.
직접 다녀온 사람의 일종의 경험담이다 보니 믿고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돈을 받고 광고성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바이럴 마케팅 업체 측은 홍보하고 싶은 내용만 보내달라고 합니다.
[마케팅업체]
"기자단이라고 해서 글을 만들어주시면 그 글을 올리는 방법이 있고요. 그럴 경우에는 글 한 건당 6만 원 정도 선이라고 보시는…. 최대한 많은 곳에 올려주는 경우가 될 거고요"
영향력이 큰 유명 블로거, 이른바 파워 블로거를 영입해 사례비를 주고 후기를 쓰게 하기도 합니다.
[10년차 맛집블로거]
"미디어인지 (마케팅) 업체인지에서 무수히 많은 블로거들을 관리하고 있어요. 몇 명 블로거들한테는 한 번 방문할 때마다 돈을 50만 원(준다더라) 이제 한 다리 건너면 블로거들 다 알아요."
여기서 돈을 더 내면 홍보방식도 더 정교해집니다.
'어디 맛집'이라고 검색했을 때 우리 식당에 대한 블로그 글이 여러 글 중 제일 위에 오르도록 보장해주겠다는 겁니다.
◀ 앵커 ▶
화려한 맛집 광고들이 넘쳐나지만, 실제로 믿고 찾아갈 수 있는 맛집은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유럽이나 일본에는 못 미칠지 몰라도, 수십 년 동안 한 자리에서 식당을 이어온 오래된 맛집들이 우리나라에도 없지 않은데요.
이른바 '백 년 식당' 맛집의 비결은 뭘까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일제 시대에 문을 연 이 해장국집 나이는 79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입니다.
소의 양지살과 내장을 수십 년 된 씨육수에 삶아내고, 이 육수에 된장을 풀어 선지와 배추를 넣고 끓여서 한 그릇의 해장국을 만듭니다.
[최상복/주방장]
"옛날 방식 그대로. 바뀐 건 뚝배기만 바뀐 거죠."
3형제가 차례로 맡아온 주방은 지금은 막내 동생이 30년 가까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45년 동안 일해 온 지배인을 비롯해 직원 상당수가 수십 년을 여기서 일해온 정년을 훌쩍 넘긴 사람들입니다.
[최준영/3대 사장]
"오래되신 분들이 뭐 거동은 조금 불편하실지 몰라도 그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상당하고 뭐 젊은 사람들 못지않죠."
정성, 좋은 재료는 두말할 것도 없고 그 맛을 지키려고 식당 주인이 매일 그 음식을 끼니로 먹고 계산대 앞이 아니라 주방을 지키는 게 노포의 공통 특징입니다.
[박찬일/요리사('백년식당' 저자)]
"식당의 핵심은 역시 주방이잖아요. 실력 있는 주인이 계속 그 일을 할 때 망하는 식당을 저는 본 적이 없어요."
그 흔한 연예인 사인, 요리 비법 감추는 일.
프랜차이즈 분점이 없고 지역 유지나 언론매체에 이용당할까 봐 취재에 인색한 것도 노포들의 고집스러운 특징입니다.
'요리계의 성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라는 맛집 가이드가 있습니다.
이 책으로부터 별을 받으면 요리사에겐 최고의 영예로 통할만큼 권위 있는 책인데요.
미슐랭 가이드의 서울편이 전 세계에서 27번째로,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발간될 예정입니다.
먼저 관련 보도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맛집' 평가에 관한 한 세계 최고 권위의 미슐랭 가이드가 서울편을 내기로 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4번째입니다.
[베르나르 델마스/미쉐린 그룹 부사장]
"한국 음식은 매우 독창적이고, 셰프들도 제철 식재료를 써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훌륭합니다)."
평가 기준은 음식의 맛과 재료, 개성과 가격 등 5가지.
내외국인으로 구성된 검증단이 직접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사먹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검증단이 신분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식당들은 모르는 사이에 평가를 받는 셈이지만 일단 흥미롭다는 반응입니다.
[정재덕/사찰 음식 명인]
"가슴이 벅차오르고, 기회가 생겼으니까 평가도 한번 받아보고 싶습니다."
지난 2007년 일본 도쿄판을 출시했을 때에는 평가 결과를 두고 음식점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만 올라가도 그 식당에는 엄청난 부와 명성이 따라옵니다.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까지 있다 보니 각국 정부에서도 미슐랭 가이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인데요.
이 시간에는 '미슐랭 가이드'가 대체 어떤 책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미슐랭 별 3개짜리 프랑스 식당의 요리는 1인분 한 끼에 우리 돈 50만 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서너 명이 와인과 함께 한 끼 식사를 하면 수백만 원은 각오해야 합니다.
이런 식당의 음식은 세계 어떤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창작물이고, 요리라기보다는 예술작품입니다.
==============================
도쿄 스가모의 라면집.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생겼습니다.
"3~4시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맛집을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가 라면집으로선 처음으로 별 하나를 주자, 외국인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베르나르 델마스/미쉐린 그룹 부사장]
"굉장히 수준 높은 라면집이라고 (생각합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빨간색 표지에 손바닥만 한 크기.
바로 '요리계의 성경'이라고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입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타이어 회사죠.
미쉐린 타이어 사가 지난 1900년 자동차 운전자를 위한 식당과 숙소 안내서로 창간했는데요.
지금은 전 세계 26개국에서 출간되고 있고, 이 책이 부여하는 별점을 받은 식당은 몇 달간 예약이 밀릴 정도로 최고의 식당으로 인정받습니다.
또 미슐랭 가이드가 발간된 나라와 도시는 세계적으로 미식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인정받습니다.
서울은 아시아에서는 도쿄,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로 미슐랭가이드가 발간되는 도시가 됐는데요.
미슐랭 가이드는, 식당에 별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별 하나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별 두 개는 요리가 훌륭해서 일부러 찾아갈만한 식당, 그리고 최고 평점인 별 세 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맛여행을 위해 기꺼이 그곳으로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합니다.
특히 별 세 개는 요리사에게는 최고의 명예로, 전 세계에서도 별 세 개를 받은 식당은 5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당들이 대부분 '파인 다이닝', 즉, 고급 요리나 미식가들만을 위한 요리에 치중돼 있어서 평범한 사람들이 즐기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인데요.
평균적인 도시 생활자가 적정한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대중식당은 미슐랭 마스코트가 입맛을 다시고 있는 또 다른 식당 가이드 책인 '빕 구르망'에 수록되기도 합니다.
'미슐랭 가이드'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평가원들이 암행 심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선정된 식당조차도 리스트 발표 당일이 돼서야 그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개봉한 한 영화는 이 '미슐랭 최고 별점'을 받기 위한 요리사들의 열정을 그렸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영화 '더 셰프'(2015)]
◀ 앵커 ▶
하지만, '미슐랭'의 이런 평가방식에 대해서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평가 기준에 동의할 수 없고, 요리사들이 미슐랭 별을 받는데 치중하다 보니 본질을 잃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보도내용과 전문가의 설명을 이어서 들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미슐랭은 요리사들의 꿈이기도 하지만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3년엔 한 요리사가 미슐랭 별을 뺏길까 하는 부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미슐랭의 막강한 권위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미슐랭의 평가방식.
이렇다 보니 객관적 평가기준이 없다는 비판부터 더 나아가 맛을 보기나 했느냐는 의혹까지 제기합니다.
[엠마뉴엘 뤼방/요리 평론가]
"미슐랭이 지불해야할 식비 등을 계산해보면, 미슐랭의 경제규모로는 (모두 맛보고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맛도 맛이지만 평가가 분위기에 좌우돼 가격만 올린다고 꼬집습니다.
[메그 짐멕/평론가]
"(미슐랭은) 격식을 차린 특정한 서비스를 높이 평가합니다. 고임금의 종업원이 있어야 하고 음식값을 터무니없이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슐랭이 과거에 얽매여 너무 뻔한 음식에만 별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미령/푸드 칼럼니스트]
"(미슐랭 가이드가) 프랑스에서 시작한 가이드고, 프랑스적인 미식 수준, 미식 기준, 미식 척도를 모든 나라의 맛집에 적용시키려는 그런 게 있었어요. 여태까지는. 각 나라의 최고의 향토색이라든가 지방색이라든가 각 국가의 미식적인 어떤 기준이 있잖아요. 그런 걸 많이 반영을 하려고 노력을 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 앵커 ▶
'맛집 가이드' 하나가 이처럼 화제가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많은 반면,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식당 관련 정보를 찾기 쉽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저희 이브닝뉴스 취재진이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 인터뷰 ▶
[Q. 맛집, 어떻게 알고 찾아가세요?]
[신민교/29살]
"블로그를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100% 믿을만한 건 아니고요. 입맛이 조금씩 각기 다르다 보니까 한 50% 정도는 믿을 만한 것 같아요."
[조은비/24살]
"아무래도 블로그나 SNS는 홍보용으로 많이 올리기 때문에 약간 맛이 없는데도 홍보해 주려고 맛있게 막 표현을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좀 실망한 것 같아요."
[한광석/28살]
"아무래도 그래서 블로그 같은 걸 보면 가족들끼리 같이 가든가 이런 부분으로 사진 올리는 걸 많이 찾아가죠."
[박진하/25살]
"사람들이랑 같이 갔을 때 다 같이 맛있다고 하면 그게 맛집인 것 같아요."
◀ 나경철 아나운서 ▶
지금 들으신 시민들의 생각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인터넷 검색이나 블로그 맛집 추천을 있는 그대로 믿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 검색을 하더라도 이게 순수한 검색 결과인지, 아니면 돈을 낸 광고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인데요.
관련 보도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네이버에 관련 단어를 검색해봤습니다.
첫 화면부터 돈을 낸 광고인 '파워링크'가 뒤덮이고 블로그와 사이트 곳곳에 홍보성 글이 넘칩니다.
건국대학교 연구팀이 빅데이터 기술로 네이버 블로그 등 5백50만 건의 글을 분석해 봤습니다.
광고와 홍보성 글을 걸러내고 다시 맛집 순위를 내봤더니, 1위부터 10위까지 식당이 네이버 파워링크엔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첫 페이지에서는 한 곳이 겹칠 뿐이었습니다.
[신효섭/건국대학교 인터넷공학부 교수]
"검색의 질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광고성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고 스팸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인터넷에서 맛집을 찾을 때 일반인이 쓴 블로그 글도 많이 보게 되는데요.
직접 다녀온 사람의 일종의 경험담이다 보니 믿고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돈을 받고 광고성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바이럴 마케팅 업체 측은 홍보하고 싶은 내용만 보내달라고 합니다.
[마케팅업체]
"기자단이라고 해서 글을 만들어주시면 그 글을 올리는 방법이 있고요. 그럴 경우에는 글 한 건당 6만 원 정도 선이라고 보시는…. 최대한 많은 곳에 올려주는 경우가 될 거고요"
영향력이 큰 유명 블로거, 이른바 파워 블로거를 영입해 사례비를 주고 후기를 쓰게 하기도 합니다.
[10년차 맛집블로거]
"미디어인지 (마케팅) 업체인지에서 무수히 많은 블로거들을 관리하고 있어요. 몇 명 블로거들한테는 한 번 방문할 때마다 돈을 50만 원(준다더라) 이제 한 다리 건너면 블로거들 다 알아요."
여기서 돈을 더 내면 홍보방식도 더 정교해집니다.
'어디 맛집'이라고 검색했을 때 우리 식당에 대한 블로그 글이 여러 글 중 제일 위에 오르도록 보장해주겠다는 겁니다.
◀ 앵커 ▶
화려한 맛집 광고들이 넘쳐나지만, 실제로 믿고 찾아갈 수 있는 맛집은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유럽이나 일본에는 못 미칠지 몰라도, 수십 년 동안 한 자리에서 식당을 이어온 오래된 맛집들이 우리나라에도 없지 않은데요.
이른바 '백 년 식당' 맛집의 비결은 뭘까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일제 시대에 문을 연 이 해장국집 나이는 79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입니다.
소의 양지살과 내장을 수십 년 된 씨육수에 삶아내고, 이 육수에 된장을 풀어 선지와 배추를 넣고 끓여서 한 그릇의 해장국을 만듭니다.
[최상복/주방장]
"옛날 방식 그대로. 바뀐 건 뚝배기만 바뀐 거죠."
3형제가 차례로 맡아온 주방은 지금은 막내 동생이 30년 가까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45년 동안 일해 온 지배인을 비롯해 직원 상당수가 수십 년을 여기서 일해온 정년을 훌쩍 넘긴 사람들입니다.
[최준영/3대 사장]
"오래되신 분들이 뭐 거동은 조금 불편하실지 몰라도 그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상당하고 뭐 젊은 사람들 못지않죠."
정성, 좋은 재료는 두말할 것도 없고 그 맛을 지키려고 식당 주인이 매일 그 음식을 끼니로 먹고 계산대 앞이 아니라 주방을 지키는 게 노포의 공통 특징입니다.
[박찬일/요리사('백년식당' 저자)]
"식당의 핵심은 역시 주방이잖아요. 실력 있는 주인이 계속 그 일을 할 때 망하는 식당을 저는 본 적이 없어요."
그 흔한 연예인 사인, 요리 비법 감추는 일.
프랜차이즈 분점이 없고 지역 유지나 언론매체에 이용당할까 봐 취재에 인색한 것도 노포들의 고집스러운 특징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