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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北 종업원 집단 탈북, 의미와 전망
[이브닝 이슈] 北 종업원 집단 탈북, 의미와 전망
입력
2016-04-11 17:28
|
수정 2016-04-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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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해외에서 미술품을 제작해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 소속 노동자 두 명이 탈북했다는 소식, 저희가 뉴스 앞부분에서 전해드렸는데요.
이와 함께 최근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출했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의 개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통일부는 북한인 종업원 13명이 일하던 해외 식당을 함께 탈출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집단 탈북은 2011년 3월, 9명이 국내 입국한 이후 5년 만이며, 2004년 베트남에서 탈북자 468명을 모아 한꺼번에 입국한 이후 최대 규모의 탈북 입국입니다.
통일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 종업원은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의 건강은 대부분 양호한 상태이지만, 집단 이탈과 장거리 이동에 따른 긴장감과 피로를 호소하고 있어 충분한 휴식을 줄 계획이라고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이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 탈북했을까요?
정부는 정확한 탈출 경로에 대해 밝히진 않고 있지만, 이들은 지린성 옌지의 여러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닝보시의 한 북한 식당으로 옮겨와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월 말에서 4월 초쯤 우리 정부에 탈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추정되는데, 4월 4일에서 5일 사이 식당을 빠져나왔고, 여행객으로 위장해 동남아시아의 제3국으로 이동한 뒤 지난 7일 서울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이들이 근무하던 식당을 떠나 한국까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왔다고 밝혀 비행편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청바지나 면바지를 입고 가죽점퍼나 패딩, 운동화 등 여행객 차림으로 국내에 들어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에 입국한 북한 식당의 종업원은 모두 13명입니다.
30대 남성 지배인이 1명, 그리고 22살에서 25살 사이 여성 종업원이 12명입니다.
북한 식당은 통상 지배인이 종업원들의 여권을 보관하지만, 이번엔 지배인도 탈북에 동참해 집단 탈북의 핵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이 탈북한 이유는 뭔지, 관련 보도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통일부는 이번 집단 탈북자들이 입국 전후 우리 당국에 진술한 내용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한 탈북자는 최근 대북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는 희망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한국 생활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도 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노력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평화를 사랑하며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습니다.
이른바 출신 성분이 좋고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이번에 탈북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분석했습니다.
◀ 앵커 ▶
이번 집단 탈북으로 해외에서 영업 중인 북한 식당들은 초긴장 상태라고 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모른 체하면서도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보도 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중국 베이징 번화가의 북한식당.
점심시간이지만 100여 개의 좌석 대부분이 텅 비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답은 딴판입니다.
[북한식당 종업원]
(요즘 손님이 많이 있습니까?)
"예, 많이 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안 오죠?)
"옵니다."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에 대해 들었냐고 묻자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북한식당 종업원]
(중국에서 서빙하다가 한국으로 갔다고….)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태국의 방콕 등 동남아에 있는 북한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점심식사 1인분이 우리 돈 3천 원 남짓인 99바트.
파격적인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일부 식당들은 내부 수리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 경비원]
"공사 끝나면 다시 문을 연다고 했는데, 그게 언제쯤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한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도 사실상 폐업 상태.
식당 관계자는 작년에 문을 연 이 북한 식당에선 중국 사업파트너와 북한 사람들 간에 큰 다툼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해외 식당 종업원들에 대한 단속과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강도 높은 사상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 ▶
그럼 북한이 외화벌이와 정보수집 목적으로 주로 이용하고 있는 해외 북한 식당 수는 얼마나 될까요?
나경철 아나운서와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현재 북한이 외국에서 운영 중인 식당은 12개국 13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물론,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에도 있는데요.
북한의 해외식당의 90% 정도가 바로 중국에 집중돼 있습니다.
종업원의 수는 약 2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해외 식당을 통해 연간 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0억 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북한 식당들은 남북한 간 교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최일선 창구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보도 내용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베이징의 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이 남쪽 사람임을 알아보고 금세 얼굴이 밝아집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결혼한 것 같은데….)
"진짜 결혼 안 한 처녀 시집 못 가겠습니다."
곧이어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틀어줍니다.
남쪽 손님들과는 한 번도 어울린 적이 없는 식당주인도 달라진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남쪽 손님과 스스럼없이 건배도 하고 포옹도 합니다.
남쪽 손님들이 주로 찾는 곳은 역시 여름철 북한 최고의 별미인 평양냉면과 개고기인 단고기.
[북한 식당 종업원]
"왜 '단고기'라고 하는지 압니까? '고기 중 고기'라는 뜻입니다."
==============================
단둥뿐 아니라 대도시인 심양의 북한 식당에도 한국 손님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북한 복무원들의 스스럼없는 태도가 남북한의 차이를 잊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북한식당 '평양관' 복무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아니 좀 비키세요. 쑥스러워서 그래요."
==============================
노출을 꺼리던 종업원들은 아침마다 밖으로 나와 체조를 하고 화려하게 바뀐 내부 장식에 손님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연까지 등장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단둥의 한 북한 식당에서 일했던 탈북자가 국내 한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종업원들은 오전 6시 40분부터 밤 11시 40분까지 하루 17∼18시간씩 살인적인 강도의 업무를 소화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해외 식당에서 일하는 근무자의 선발 기준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20대의 젊은 여성 가운데 키는 162cm 이상, 체중은 48kg 이하, 허리 사이즈는 몇 인치 이하 등 몸매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1차 선발에서 아예 제외됐습니다.
1차 선발을 통과하면 평양에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근무가 가능했는데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접대원들은 남한 정·재계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보위부 요원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는 한편, 외화 상납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년 목표액이 20만 달러, 우리 돈 2억 3천여만 원이라고 전했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한국담배에 이어 한국소주까지 팔기 시작했습니다.
[종업원]
"다 우리가 아는 게 '참이슬' 아닙니까?"
허가 없이 술을 팔다 적발돼 망신을 당하기도 했는데, 우리 교민들을 상대로 휴대폰 문자를 보내며 판촉에 나섰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문구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교민]
"주인, 매니저하고 합의를 해서 1인당 2백 불씩 주면 가겠다, 놀러를 가는데…."
==============================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중심가에 있는 북한식당.
현지인과 함께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 젊은 여종업원이 노래방처럼 생긴 곳으로 안내합니다.
북한 음식과 함께 술이 나오고,
[네팔 카트만두 북한식당 여종업원]
"조기입니다. 평양에서 가져왔습니다. 비행기로"
어려보이는 여종업원이 자연스럽게 술을 따릅니다.
[네팔 카트만두 북한식당 여종업원]
"스무 살같이 보입니까?"
(17살, 18살 아닌가?)
"그보다는 조금 많습니다."
노래방 조명 아래서 노래를 부릅니다.
"긴 밤 지새우고…."
손님과 손을 붙잡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네팔 카트만두 북한식당 여종업원]
(몇 시까지 일 할 수 있어요?)
"밤 12시, 1시, 2시까지."
(새벽 2시까지 해요?)
"네."
네팔 이민국에서 확인한 이 식당의 여종업원은 모두 9명인데 서너 명이 미성년자입니다.
만 16살 때 온 여종업원도 있습니다.
이들은 식당 관리자의 자녀로 등록해 입국했습니다.
가족으로 등록하면 비자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업원들은 식당 건물 안에 있는 숙소에서 생활합니다.
저 건물에 갇힌 앳된 여성들은 보위부 직원의 24시간 감시와 구타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탈출자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우리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국 관광객과 교민의 북한 식당 이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는데요.
북한 식당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문을 닫는 곳도 여러 군데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단둥의 북한 식당입니다.
2층 건물에 최근까지 손님들이 줄을 잇던 곳이지만 대북 제재 한 달여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단둥에서만 북한 식당 15곳 중 이곳을 포함해 3곳이 폐업했습니다.
특히 한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던 동남아 지역의 북한 식당들은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김현식/캄보디아 한인회장]
"8개 북한식당 중 3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1곳도 아마 폐업을 앞두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외화상납 압박이 커지자 집단 탈북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북한 당국으로부터 촉구되는 외화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특히 여자 종업원들을 24시간 감시하는 보위부 요원까지 상주하는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 전원이 탈북한 것은 그만큼 내부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분석입니다.
[강동완/동아대 정치학과 교수]
"집단생활과 보위부 엄격한 감시와 통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량 탈출이 일어났다는 것은 북한의 불안한 사회와 체제 이완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이번 북한의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태를 통해, 앞으로 어떤 상황을 전망해 볼 수 있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Q.이번 집단 탈북의 의미는?]
"유엔 제재 이후에 최초로 북한의 집단적인 탈북 현상이 나타났다. 또 그것이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단체 그런 탈북이다. 이 부분이 주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유엔 제재 국면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 종업원들이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고, 또 전체적으로 이들이 집단적으로 뭔가 문제가 발생을 해서 이런 집단 탈북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Q.집단 탈북, 향후 전망은?]
"유엔 차원에서의 대북 압박정책의 지속, 중국이 적극적으로 대북 제재에 지속적으로 가담한다면 그 과정에서 이러한 탈북 행렬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해외에서 미술품을 제작해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 소속 노동자 두 명이 탈북했다는 소식, 저희가 뉴스 앞부분에서 전해드렸는데요.
이와 함께 최근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이 집단으로 탈출했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사건의 개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통일부는 북한인 종업원 13명이 일하던 해외 식당을 함께 탈출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한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 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집단 탈북은 2011년 3월, 9명이 국내 입국한 이후 5년 만이며, 2004년 베트남에서 탈북자 468명을 모아 한꺼번에 입국한 이후 최대 규모의 탈북 입국입니다.
통일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 종업원은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의 건강은 대부분 양호한 상태이지만, 집단 이탈과 장거리 이동에 따른 긴장감과 피로를 호소하고 있어 충분한 휴식을 줄 계획이라고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이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 탈북했을까요?
정부는 정확한 탈출 경로에 대해 밝히진 않고 있지만, 이들은 지린성 옌지의 여러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닝보시의 한 북한 식당으로 옮겨와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월 말에서 4월 초쯤 우리 정부에 탈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추정되는데, 4월 4일에서 5일 사이 식당을 빠져나왔고, 여행객으로 위장해 동남아시아의 제3국으로 이동한 뒤 지난 7일 서울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이들이 근무하던 식당을 떠나 한국까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왔다고 밝혀 비행편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청바지나 면바지를 입고 가죽점퍼나 패딩, 운동화 등 여행객 차림으로 국내에 들어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서울에 입국한 북한 식당의 종업원은 모두 13명입니다.
30대 남성 지배인이 1명, 그리고 22살에서 25살 사이 여성 종업원이 12명입니다.
북한 식당은 통상 지배인이 종업원들의 여권을 보관하지만, 이번엔 지배인도 탈북에 동참해 집단 탈북의 핵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이 탈북한 이유는 뭔지, 관련 보도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통일부는 이번 집단 탈북자들이 입국 전후 우리 당국에 진술한 내용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한 탈북자는 최근 대북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는 희망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한국 생활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도 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노력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평화를 사랑하며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통일부는 전했습니다.
이른바 출신 성분이 좋고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이번에 탈북했다는 점에서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분석했습니다.
◀ 앵커 ▶
이번 집단 탈북으로 해외에서 영업 중인 북한 식당들은 초긴장 상태라고 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모른 체하면서도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보도 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중국 베이징 번화가의 북한식당.
점심시간이지만 100여 개의 좌석 대부분이 텅 비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답은 딴판입니다.
[북한식당 종업원]
(요즘 손님이 많이 있습니까?)
"예, 많이 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안 오죠?)
"옵니다."
종업원들의 집단 탈출에 대해 들었냐고 묻자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북한식당 종업원]
(중국에서 서빙하다가 한국으로 갔다고….)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태국의 방콕 등 동남아에 있는 북한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점심식사 1인분이 우리 돈 3천 원 남짓인 99바트.
파격적인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일부 식당들은 내부 수리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 경비원]
"공사 끝나면 다시 문을 연다고 했는데, 그게 언제쯤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한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도 사실상 폐업 상태.
식당 관계자는 작년에 문을 연 이 북한 식당에선 중국 사업파트너와 북한 사람들 간에 큰 다툼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해외 식당 종업원들에 대한 단속과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강도 높은 사상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 ▶
그럼 북한이 외화벌이와 정보수집 목적으로 주로 이용하고 있는 해외 북한 식당 수는 얼마나 될까요?
나경철 아나운서와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현재 북한이 외국에서 운영 중인 식당은 12개국 13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물론,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에도 있는데요.
북한의 해외식당의 90% 정도가 바로 중국에 집중돼 있습니다.
종업원의 수는 약 2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해외 식당을 통해 연간 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0억 원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북한 식당들은 남북한 간 교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최일선 창구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보도 내용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베이징의 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이 남쪽 사람임을 알아보고 금세 얼굴이 밝아집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결혼한 것 같은데….)
"진짜 결혼 안 한 처녀 시집 못 가겠습니다."
곧이어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틀어줍니다.
남쪽 손님들과는 한 번도 어울린 적이 없는 식당주인도 달라진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남쪽 손님과 스스럼없이 건배도 하고 포옹도 합니다.
남쪽 손님들이 주로 찾는 곳은 역시 여름철 북한 최고의 별미인 평양냉면과 개고기인 단고기.
[북한 식당 종업원]
"왜 '단고기'라고 하는지 압니까? '고기 중 고기'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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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뿐 아니라 대도시인 심양의 북한 식당에도 한국 손님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북한 복무원들의 스스럼없는 태도가 남북한의 차이를 잊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북한식당 '평양관' 복무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아니 좀 비키세요. 쑥스러워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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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을 꺼리던 종업원들은 아침마다 밖으로 나와 체조를 하고 화려하게 바뀐 내부 장식에 손님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연까지 등장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단둥의 한 북한 식당에서 일했던 탈북자가 국내 한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종업원들은 오전 6시 40분부터 밤 11시 40분까지 하루 17∼18시간씩 살인적인 강도의 업무를 소화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해외 식당에서 일하는 근무자의 선발 기준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20대의 젊은 여성 가운데 키는 162cm 이상, 체중은 48kg 이하, 허리 사이즈는 몇 인치 이하 등 몸매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1차 선발에서 아예 제외됐습니다.
1차 선발을 통과하면 평양에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근무가 가능했는데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접대원들은 남한 정·재계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보위부 요원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는 한편, 외화 상납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년 목표액이 20만 달러, 우리 돈 2억 3천여만 원이라고 전했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한국담배에 이어 한국소주까지 팔기 시작했습니다.
[종업원]
"다 우리가 아는 게 '참이슬' 아닙니까?"
허가 없이 술을 팔다 적발돼 망신을 당하기도 했는데, 우리 교민들을 상대로 휴대폰 문자를 보내며 판촉에 나섰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문구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교민]
"주인, 매니저하고 합의를 해서 1인당 2백 불씩 주면 가겠다, 놀러를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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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중심가에 있는 북한식당.
현지인과 함께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 젊은 여종업원이 노래방처럼 생긴 곳으로 안내합니다.
북한 음식과 함께 술이 나오고,
[네팔 카트만두 북한식당 여종업원]
"조기입니다. 평양에서 가져왔습니다. 비행기로"
어려보이는 여종업원이 자연스럽게 술을 따릅니다.
[네팔 카트만두 북한식당 여종업원]
"스무 살같이 보입니까?"
(17살, 18살 아닌가?)
"그보다는 조금 많습니다."
노래방 조명 아래서 노래를 부릅니다.
"긴 밤 지새우고…."
손님과 손을 붙잡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네팔 카트만두 북한식당 여종업원]
(몇 시까지 일 할 수 있어요?)
"밤 12시, 1시, 2시까지."
(새벽 2시까지 해요?)
"네."
네팔 이민국에서 확인한 이 식당의 여종업원은 모두 9명인데 서너 명이 미성년자입니다.
만 16살 때 온 여종업원도 있습니다.
이들은 식당 관리자의 자녀로 등록해 입국했습니다.
가족으로 등록하면 비자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업원들은 식당 건물 안에 있는 숙소에서 생활합니다.
저 건물에 갇힌 앳된 여성들은 보위부 직원의 24시간 감시와 구타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탈출자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우리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국 관광객과 교민의 북한 식당 이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는데요.
북한 식당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문을 닫는 곳도 여러 군데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단둥의 북한 식당입니다.
2층 건물에 최근까지 손님들이 줄을 잇던 곳이지만 대북 제재 한 달여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단둥에서만 북한 식당 15곳 중 이곳을 포함해 3곳이 폐업했습니다.
특히 한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던 동남아 지역의 북한 식당들은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김현식/캄보디아 한인회장]
"8개 북한식당 중 3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1곳도 아마 폐업을 앞두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외화상납 압박이 커지자 집단 탈북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북한 당국으로부터 촉구되는 외화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특히 여자 종업원들을 24시간 감시하는 보위부 요원까지 상주하는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 전원이 탈북한 것은 그만큼 내부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분석입니다.
[강동완/동아대 정치학과 교수]
"집단생활과 보위부 엄격한 감시와 통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량 탈출이 일어났다는 것은 북한의 불안한 사회와 체제 이완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이번 북한의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태를 통해, 앞으로 어떤 상황을 전망해 볼 수 있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Q.이번 집단 탈북의 의미는?]
"유엔 제재 이후에 최초로 북한의 집단적인 탈북 현상이 나타났다. 또 그것이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단체 그런 탈북이다. 이 부분이 주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유엔 제재 국면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 종업원들이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고, 또 전체적으로 이들이 집단적으로 뭔가 문제가 발생을 해서 이런 집단 탈북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Q.집단 탈북, 향후 전망은?]
"유엔 차원에서의 대북 압박정책의 지속, 중국이 적극적으로 대북 제재에 지속적으로 가담한다면 그 과정에서 이러한 탈북 행렬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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